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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산업의 “New Normal” ①
세계 자동차산업의 “New Normal” ①
  • 이보성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이사
  • 승인 2014.07.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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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대격변이 시작됐다 ①-세계 자동차시장의 메가트렌드> 향후 5년, 세계 자동차산업 질서 재형성기…신흥시장 주도, 소형차와 양극화, 동시다발적 기술 혁신, 경쟁 구도의 급변, 정부 개입 강화 등이

한국은 2013년 452만대를 생산해 자동차 생산규모로 세계 5위인 자동차 강국이다. 1976년 첫 국산차인 포니가 시판된 지 37년. 한국 자동차 산업은 세계가 놀랄만큼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빅3인 GM,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2중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연관 산업에의 파급효과도 커서 다른 업종보다 경제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더욱 크다. 자동차산업은 특히 수출에서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최근 한국 자동차산업은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 국내 시장을 둘러싼 수입차와의 경쟁이 더욱 격해지고 있으며, 세계 시장에서 후발국들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국내외적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세계 자동차산업의 메가트렌드가 무엇인지를 알아 본다. 아울러 국내 시장과 수출 환경도 살펴본다. - 편집자 주

세계 자동차산업에 있어 향후 5년은 금융위기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새로운 규범(New Normal)이 정착되거나 변형되면서 산업 질서가 재형성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업체간 경쟁구도 및 경쟁요인들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띠면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본래 “New Normal”은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의 나타난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를 의미한다. 금융위기 이전까지의 ‘고성장’, ‘물가안정’, ‘작은 정부’로 대변되는“Old Normal”에 대비하여 “New Normal”은 “저성장”, “불안정성”, “정부 역할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세계 자동차산업에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자동차산업의 “New Normal”은 “신흥시장 주도”, “소형차와 양극화”, “동시다발적 기술 혁신”, “경쟁 구도의 급변”, “정부 개입 강화” 등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자동차시장의 성장 및 구조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업체들의 전략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업계 판도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자동차산업에서 나타났던 변화들은 지난 1886년 다임러와 벤츠가 가솔린 자동차를 발명한 이후 가장 광범위하고 영향력이 큰 것이었다. 위기 과정에서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요는 급감하였으며 소비자들의 가치를 중시하는 실용적인 성향은 더욱 강화되었다. 반면 신흥시장은 정부 지원 등으로 빠른 회복을 보이며 선진시장을 밀어내고 세계 자동차산업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기존 산업의 강자로 군림하던 도요타와 미국 빅3는 이러한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위기를 맞았던 반면 신흥시장과 소형차에 강점을 가졌던 폭스바겐과 현대기아 등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면서 업체 판도도 요동쳤다. 또한 환경규제의 강화와 녹색성장에 대한 각국 정부의 지원 등으로 친환경차의 수요 기반이 확대되면서 시장의 지평이 넓어지기도 하였다. 위기 발생과 극복과정에서 발생하였던 이러한 “압축적 변화”들은 향후에도 세계 자동차산업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6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제 관심은 향후 자동차산업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일 것이다. 이를 자동차시장, 제품, 기술, 경쟁, 정부 정책 측면에서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에 따른 업계 판도를 예상해 보고자 한다.

신흥시장이 자동차산업 성장 주도해

자동차산업은 기본적으로 성장산업이다. 금융위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세계 자동차시장은 꾸준히 성장하여 왔다. 2007년 7,000만대에 육박했던 세계 자동차시장 규모는 금융위기 이후 6,000만대 중반까지 감소하였지만 이후 성장을 지속하며 2013년에는 8,000만대를 넘어섰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연평균 5% 가까운 규모 확대가 이루어졌다. 자동차시장 성장은 당분간 지속되면서 2017년에는 그 시장 규모가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동차시장의 규모 확대의 중심에는 “신흥시장의 자동차 대중화”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중국 중서부 지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이 자동차 대중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세계 전체의 수요 증가를 견인하게 될 것이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시장은 자동차 대중화와 대체수요의 증가 등으로 연평균 7% 정도 증가하면서 2017년에는 3,000만대에 육박하는 시장이 될 것이다. 인도, 브라질, 러시아시장도 2017년까지 5~10%의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어서 신흥시장 비중이 전체 시장의 58.7%에 달할 전망이다. BRICs 4개국의 시장규모만 감안할 경우 2015년 이후에는 선진 3대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3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아세안이 포스트브릭스 시장으로 부상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지형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반면 선진시장의 경우 최근 경기가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자동차시장은 2015년 이후에야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시장은 고실업 지속으로 성장이 정체되며 2017년에 가서도 위기 이전 수준인 1,600만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유럽시장 상황은 더욱 어렵다. 1%대의 저성장과 고용 부진 등으로 유럽시장은 2017년에도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주요 자동차업체들도 경영의 중점을 선진시장에서 신흥시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차원을 넘어 제품 개발에서 판매/서비스까지 전 부문의 경영활동을 신흥시장에 초점을 맞추어 재조정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전부터 신흥시장에서 강점을 유지하고 있던 폭스바겐 등은 신흥시장에서의 공세를 더욱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다.

▲ 세계 자동차산업의 “New Normal”
반면 위기 이전 선진시장에 집중하였던 도요타, 혼다, PSA 등은 신흥시장 진출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위기 이후 파산 직전까지 갔던 미국업체들도 일본 업체와 일부 유럽업체에 비해 상대적인 강점을 가졌던 신흥시장 전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내수에 집중했던 중국업체들도 세계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등 신흥시장 업체들도 자국 시장의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업체들의 전략 전환은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신흥시장으로의 세계 자동차산업 주도권 이양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으로 업체들의 신흥시장 중시 전략은 현지화를 통한 신흥시장에서의 생산능력 확대로 이어지면서 과잉공급 문제를 심화시키는 부작용도 동반하게 된다. 특히 주요 업체들의 시장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중국의 경우 2017년이 되면 생산능력이 4,000만 대에 육박하면서 가동률이 60%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공급 과잉의 존재는 가격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소형차 수요 확대로 제품의 변화 가속화

금융위기 이후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소형차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흥국의 자동차 대중화, 환경규제 강화, 선진시장의 실용적 소비 확산,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 발전 등이 소형차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들이다.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2002년 43.4%에 불과하던 소형차의 비중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급속하게 성장하며 2002년에는 55.6%까지 급상승하였다. 향후에도 소형차의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면서 2017년에는 58.5%를 기록할 전망이다. 소형차 판매는 특히 위기 이후 실용적 소비가 크게 확산된 선진시장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초 40%대 초반이던 선진시장에서의 소형차 판매 비중은 2012년부터 50%를 넘어섰고 2017년에는 53.0%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전세계적인 SUV 선호 확대에 따라 소형SUV 비중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소형화의 진전은 업체들의 전략 방향도 소형차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도요타는 인도에 이어 중국, 브라질 등으로 엔트리 패밀리카 모델린 에티오스를 출시하였다. 과거에는 소형차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GM도 미국시장에서 소형차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신흥시장 저가 브랜드를 통한 모델 출시를 꾀하고 있다. 또한 소형 SUV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는데 르노-닛산은 주크, 캡쳐 등 신모델 출시를 확대하고 있으며 폭스바겐도 스즈끼와 함께 소형SUV를 공동 개발하며 확대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고급차와 저가차 동시에 양극화 심화돼

제품 측면에서 또다른 변화는 저가차와 고급차가 동시에 성장하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가차는 신흥시장 엔트리급 중심으로 확대되며 2017년에 전세계에서 2,200만대가 판매될 전망이다. 고급차도 중국 등 신흥시장 판매가 급증하며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를 상회할 전망이다. 가격 면에서의 양극화 진전은 고급차 업체나 신흥시장의 로컬업체들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되겠지만, 양산차 업체에는 심각한 위협요인이 될 것이다.

2000년대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저가차와 고급차의 비중 확대라는 양극화 현상은 금융위기 이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신흥국의 경제 성장에 따라 소득 불평등도가 심화된 것이 이러한 양극화를 초래하는 일차적인 요인이다. 소비트렌드의 변화도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선진시장에서는 실용적 소비가 확산되면서 양산차에서 저가차로의 트레이드 다운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선진국 중산층 및 신흥국 부유층을 중심으로 확대된 매스티지 선호 현상은 고급차 시장을 확대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신흥시장에서는 자동차 대중화가 진전되면서 저가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선진국과 대등한 구매력을 보유한 부유층 중심으로는 고급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업체들은 현재 각자의 입장에서 나름대로 양극화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고급차 시장에서의 소비자 니즈 다양화에 대응하기 위해 소형고급차를 도입하고 새로운 바디스타일의 모델을 출시하는 등 라인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편, 양산차업체들도 1만 달러 미만의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저가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이중 닛산은 ‘닷선’이라는 별도의 저가브랜드를 만들어 저가차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친환경차, 하이브리드차가 성장 주도

위기 이전 환경 보호 측면에서 개발 단계 중심이었던 친환경차 관련 논의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제성이 강조되고 양산 및 시장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100만대를 넘어섰던 친환경차 시장 규모는 2017년 650만대까지 확대되면서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환경차 타입별 발전 속도는 차별화 되고 있다. HEV가 여전히 주도권을 유지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와 전기차(EV)는 관련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부족 등으로 성장속도가 느려지며 2017년 이전에 대중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012년 이후 100만 대의 시장이 형성된 HEV는 이미 새로운 차종이 아닌 ‘파생차’의 위상을 확보하면서 대중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EV는 높은 가격과 인프라 부족으로 정체되어 있고, 디젤차도 규제 강화와 세제 변화로 보유비용이 상승하면서 그 대안으로 HEV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HEV 판매 확대에는 기존의 높은 가격과 내구성에 대한 의문, 한정된 모델 등 소비자가 느꼈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것이 크게 기여하였다. 도요타 아쿠아 등 저가 소형 하이브리드차 모델은 내연기관차와의 가격차가 더욱 줄어들고 기존 모델과 비교해서도 총보유비용(TCO)이 10~19% 저렴해졌다. 내구성에 대한 불안감도 2012년 프리우스가 내구품질조사(VDS)에서 1등을 차지하고, 업체들이 무상보증 기간을 연장하는 등 다양한 노력의 결과로 완화되었다. 또한 판매 초기 프리우스 1개 차종에 불과했던 모델 수도 최근에는 60개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차급도 준중형 중심에서 소형, 고급 브랜드, 소형 상용 등으로 다양해졌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 정책도 보조금 지급 등 제한적 정책에서 규제 강화와 자국 자동차산업 지원 등 적극적인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시장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친환경차 시장이 비록 HEV 주도로 성장할 전망이지만 자동차업체들 입장에서는 EV 및 FCEV 등에 개발 및 투자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입장이다. 현재 HE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도요타는 BMW 등과의 제휴 확대 등을 통해 HEV에서의 지배력을 FCEV 등 다른 타입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GM은 PHEV에의 투자 확대 뿐만 아니라 EV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포드도 마찬가지로 HEV와 PHEV를 병행 출시하는 등 주요업체들은 한 타입에 집중하기보다는 친환경차의 여러 대안들에 대한 투자 및 기술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E21

본 기사는 <세계 자동차시장의 메가트렌드②>로 이어집니다.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3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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