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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IMF 한국경제에 악영향
김우중, IMF 한국경제에 악영향
  • 대담 : 원성연 편집인, 녹취 : 양경모 기자
  • 승인 2014.09.2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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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대학 신장섭 교수 인터뷰 전문> 경제관료, IMF 경제체질 개선되고 한국경제 좋아져

<이코노미21>은 대우그룹해체의 진실을 알기 위해 신장섭 교수와 인터뷰를 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주장이 있었지만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듣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 위해서였다. 인터뷰는 두 번에 나눠 진행하기로 했다. 1차 인터뷰는 9월 3일 이뤄졌으며, 이번 호엔 1차 인터뷰 내용을 먼저 게재한다. - 편집자 주

<이코노미21> 김우중과의 대화를 집필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세요.

<신장섭 교수>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 것은 추징금 프레임과 구조조정 프레임이 있습니다. 구조조정 프레임이라는 것은 지난 15년 동안 한국사회에 쌓여 있었던 것이고, 추징금 프레임은 작년에 김우중 추징법이라는 것이 있는데 추징금을 모면하기 위해서 이 책을 냈다, (그리고) 대우는 구조조정을 못해서 망한 기업인데 이제 와서 뭘 잘한게 있어 역사를 바로 잡아야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냐는 등 책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추징금 프레임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굉장히 억울합니다. 김우중 회장과 처음 만난 것은 2010년 이었지만 그 때엔 책을 쓰기 위해 만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김 회장께서 수술도 받고 부작용도 있어 건강이 안좋으셨습니다. (그렇게 만나면서) 이야기가 통하니까 대화가 계속 진전이 된 것이고, 2012년 여름쯤 제가 “이 대화를 책으로 모아서 냅시다”라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책 만드는 작업을 시작해서 작년 8월에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인쇄만 하면 되는데 그 때 전두환 추징금법이 터지고, 이어서 김우중 추징법이 나오니까 책 출간 자체가 오리무중에 빠졌습니다. 그 때 의견이 엇갈렸는데 저는 “그래도 책을 내자”고 주장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추징금이라는 것 자체가 원천무효인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가 굉장히 많고, 추징금이 씌워지면 그 굴러에서 벗어나지 못하니까 빨리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흘러 출간이 1년가량 늦어진 것입니다. 추징금법과 관계없이 이 책 자체가 추징금을 해명하려고 낸게 절대 아닙니다. 김 회장의 인생과 대우 흥망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제대로 살펴보고, 본인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보자는 차원에서 기획이 된 것이지 1년 미뤄져 지금 나오니까 마치 추징금을 회피하기 위한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대우 흥망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해 발간 기획

다음에 구조조정 프레임인데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고 망한 주제에 왜 이제와서 뒤늦게 잘못됐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김 회장은 97년 말 금융위기에 들어갈 때부터 구조조정론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한 재벌총수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 때부터 IMF 프로그램 받아들이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거다, 부채비율 200%까지 낮추는거 바쁜거라고 매일경제에 있을 때 계속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IMF체제가 잘못됐다는 책을 4권정도 냈습니다. 김 회장이나 저나 갑자기 15년 전 이야기를 꺼내는 게 아니라, 김 회장은 대우해체 후 해외에 나가면서 그럴 겨를이 없었고, 저는 15년 동안 계속 했던 겁니다. 그래서 그것을 두 사람이 힘을 합쳐서 함께 좀 더 큰 목소리로 이야기한다고 이해해 주기 바랍니다.

<이코노미21>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셨는데요. 특히 대우해체가 ‘기획해체’였다는 주장을 중심으로 기사화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였습니다. 지인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현재 논쟁이 진행되는 방향에 대해서는 불만”이다. “책 내용을 충분히 소개하기보다 대우해체가 ‘기획해체’냐, ‘자초한 것’이냐, 혹은 ‘자살’이냐 ‘타살’이냐의 논쟁으로 몰고 갔다”면서 “저는 이것이 대우해체의 ‘실체적 진실’에 극히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셨는데 이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

<신 교수> 김 회장과 경제관료들이 충돌을 하게 된 계기는 경제전체의 논쟁에서 완전히 다른 금융위기 극복 방법론과 철학에서 부딪혔던 겁니다. 그 전에 양쪽 진영 간엔 감정이 나쁘거나 저쪽을 죽여야겠다 이런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두 그룹을 부딪히게 만든 장을 제공한 사람이 김대중 전 대통령입니다. 왜 DJ가 그런 장을 제공했냐면,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잘 모르는데 책에도 설명되어 있고 기자회견 때에도 설명했습니다만 97년 대통령 후보 시절에 유력 후보 세 명 중에서 유일하게 IMF 재협상 이야기를 꺼냅니다. 외국에서 봤을 때는 세 사장 중에 DJ가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았는데, (재협상 이야기를 꺼내니까) 당시 IMF 총재가 한국으로 즉각 날아왔습니다. 한국에 와서 세 사람에게서 각서를 받아갔습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김영삼 정부에서 약속한 IMF 프로그램을 그대로 집행하겠다’는 각서를 받아갔습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만약 각서에 사인을 안하면 금융위기를 더 나쁘게 한 사람으로 몰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대통령 당선가능성이 없어질테니까 사인을 했겠죠. 그런데 DJ가 대통령이 당선되었다고 해서 IMF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갑자기 바뀌었겠습니까? 그러니까 김우중 회장을 경제정책 논쟁의 장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김 회장·경제관료 충돌 계기는 완전히 다른 금융위기 극복 방법론과 철학 차이

그 당시 분위기를 보면 관료, 학계, 언론, 외국 모두 구조적인 문제 즉,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금융위기가 왔고, 구조적인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해 한국 경제가 회복된다는 것이 그 때 대세였습니다. 그런데 김 회장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이었습니다. 김 회장은 첫 번째 세계경영을 하면서 신흥국 시장에 일찍 진출해서 세계적인 범위에서 사업을 조직하고 성공을 했는데 신흥시장인 중남미, 아프리카 이런 곳은 그 전에 금융위기 빈발하던 곳입니다. 김 회장은 신흥시장에 왔다갔다 하면서 본인의 체험으로 금융위기가 왜 벌어지고, 금융위기가 벌어진 다음에 IMF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아는 분입니다.

IMF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면 경제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나빠진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료 중 김 회장의 공개연설문에서 “IMF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겉으로는 한국경제를 돕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한국경제를 국제금융기관의 관리체제로 집어 넣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굉장히 강하게 합니다. 이것은 구조조정론자들은 IMF 프로그램을 받아서 열심히 하는 게 한국경제에 좋다라고 이야기하는 거고, 김 회장은 한국경제에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김 회장은 전경련 회장이니까 DJ 입장에서도 다른 쪽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들을 수 있는 적당한 상대였습니다. DJ는 당시 양쪽 이야기를 다 들었던 겁니다. 그리고 단순히 들었던 정도가 아니라 김 회장에게 “청와대에서 열리는 경제정책회의까지 들어와서 같이 논쟁을 하라”해서 거의 김 회장 대 경제관료 전체와의 논쟁처럼 되었죠. DJ가 그 당시에 김 회장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컸습니다.

▲ 싱가포르대학 신장섭 교수가 <김우중과의 대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당시 IMF를 빨리 탈출하기 위해선 외환보유고를 빨리 확충해야 한다. (그런데) 그 방법으로 구조조정론자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 자산을 외국에 헐값에라도 빨리 매각해서 외국인 돈이 들어오고 투자자 신뢰가 회복된다는 것인데, 김 회장은 왜 피땀 흘려서 일궈놓은 자산을 파느냐, 그것말고 우리가 이미 생산시설을 1조 달러 구축해 놓은게 있으니, 이것을 최대한 돌리자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과 동아시아 몇 나라만 금융위기가 왔을 뿐이지 세계경제전체 상황은 괜찮다, 거기다가 환율이 800원에서 1600원까지 올라갔으니까 이 정도 환율에서는 돌을 수출해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김 회장은 또 매년 500억 달러씩 흑자를 내고 500억 달러 외환보유고 쌓으면 그 다음에 IMF 탈출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으로 정책의 초점을 맞추자라는 것이고, 경제관료들은 IMF 프로그램 열심히 하자, 구조조정하자, 기업들 부채비율 낮추자라는 것인데 서로 완전히 다른 금융위기 극복방안을 주장한 것입니다. 김 회장이 이런 이야기를 세게하면서 감정대립으로 갔을만한 여지도 있습니다. 결국 DJ가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관료쪽 손을 들어주면서 (대우그룹이) 몰락한 것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기획해체설에 대해선 이헌재씨나 강봉균씨가 이런 부분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우는 그 전부터 단기차입금이 늘어난 문제에 대해 98년 상반기부터 정부에게 이 문제는 수출금융문제라고 계속 건의를 했습니다. 수출금융은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고 저도 수출금융이 이렇게 크게 문제가 됐는지는 잘 몰랐습니다.

대우측 계산으로 수출금융이 막힌 것만으로 9개월 사이에 16조원이라는 돈이 갑자기 필요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수출금융은 어음할인이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해외에서 수출주문을 받으면 그쪽에 수출선적서류를 보내고 물건을 받아 판 다음 현찰을 주는데 3개월에서 6개월 많으면 3년 이상도 걸립니다. 그러면 물건을 판 회사는 선적서류를 가지고 은행에 가서 이것을 할인해 달라고 하고, 은행은 이자를 받고 기업은 할인한 것으로 현찰을 바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출금융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태에선 단기차입금이 생길 이유가 없는 겁니다. 그런데 금융위기가 왔을 때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나니까 수출금융을 해주려고 해도 외환이 없어 수출금융을 못해준 겁니다. (물건을 판 회사로부터 돈을 받는데 6개월 1년, 3년 시간이 걸리니까) 대우 경우에는 단기차입금을 단자시장에서 먼저 빌린 겁니다. 그게 쌓인 것이고, 또 IMF 프로그램으로 10%하던 금리가 30%까지 올라가고 은행 BIS 비율 맞춘다고 은행들이 대출을 안해줄뿐 아니라 회수를 하기 시작합니다. 대우뿐 아니라, 삼성 현대 등 모든 기업에게서 회수를 합니다. 금융기관 회수로 3조가 늘어납니다. 결국 단기차입금 늘어난 것 이거 두 가지로 설명이 됩니다. 이게 얼마나 무지막지한 처방인가 하면 98년 상반기에 한국 30대 그룹 중에서 14개가 무너집니다. 금리가 갑자기 30%까지 올라가고 은행은 대출 안 해주고, 오히려 회수하니 버틸 기업이 많지 않거든요. 대우는 그나마 신용이 있어 단자회사에서 단기자금을 빌린 겁니다. 그래서 대우입장에선 19조원 늘어난 것인 대우 잘못이 아니라 수출금융시스템이 멈춰버려서 생긴 것이므로 수출금융 시스템만 정상화 시켜달라고 대우가 요구한 것입니다.

기획해체설에 대해 이헌재, 강봉균 명확히 대답해야

98년도 중반이 지나면서 무역흑자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은행들이 달러로 수출금융을 받쳐줄 여지가 있었는데 계속 안해줄뿐더러 98년 7월에 금감위에서 단자시장 규제조치를 내놓습니다. 형식적으로는 5대 그룹에게 똑같은 기준을 적용했다면서 단자를 많이 쓴 회사 중에 한도를 낮춰서 갚으라고 조치를 내렸는데 그 한도에 걸린 회사는 대우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대우가 국내에서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회사(98년 기준 전체 수출액의 13%를 대우가 함)였기 때문입니다. 대우는 세계적으로 현지법인이 많아 연불수출금융을 많이 썼고, 98년부터 대우자동차의 신차종 누비라 등이 본격적으로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에 수출금융이 끊긴 상황에서 단기차입금이 확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단기차입금을 갚으라고 하자 회사채를 발행합니다. 그런데 10월 달이 되니까 (정부가) 회사채 발행제한조치를 합니다. 대우는 또 회사채를 가장 많이 발행한 회사가 됩니다. 그런데 (경제관료들은) 난 5대그룹에 공정하게 했다고 하면 할 말이 없는거죠. 회사채 발행제한조치가 나온 이틀 후에 노무라증권에서 ‘대우에 비상벨이 울린다’라는 보고서를 냅니다. 그러니까 국제금융시장에서 대우에게서 돈을 빼내갑니다. 다급해진 김 회장이 DJ 독대신청을 하게 되고, DJ는 19조를 지적하면서 수출금융 이야기는 하지 않고 밀어내기식 수출가능성이 있고, 이익산출의 투명성에 의심이 간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른바 가짜수출을 한다는 것으로 실제 주문이 없는데 현지법인에 보내 쌓아놓고 수출실적으로 잡아서 파이낸싱을 하려고 했다는 것이 밀어내기식 수출주장입니다. 1년이 지난 다음 99년 8월에 대우는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정부는 99년 11월에 대우워크아웃 공식보고서를 냅니다. 그때가 강봉균씨가 재정경제부 장관일 때입니다. 밀어내기식 수출에 더해 해외외상매출채권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행태를 지속해 왔다는 것이 정부의 대우차입금 부분에 대한 공식 입장입니다. 그런데 대우는 1년 과정동안 수출금에 대해 수도 없이 건의를 했는데도 이것은 딱 빼버리고, 대우가 수출 많이 하고 수출을 많이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다 아니데 가짜 수출이라고 한 것은 허위보고 아니냐. 그 부분이 사실에 대한 판단이 완전히 엇갈립니다. 이것은 언론에서 밝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밀어내기식 수출했다면 재고가 쌓여야 하는데 대우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삼일회계법인에서 실사를 했는데 과잉재고로 잡힌 게 하나도 없습니다. (과잉제고가) 잡혔으면 훨씬 형을 크게 받았을 겁니다. 99년 8월 대우가 워크아웃에 들어가자마자 정부는 수출금융 100억불을 그 자리에서 풀어줍니다. 그러면 정부는 수출금융 때문에 파이낸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 아니냐는 생각인데 11월에 낸 보고서에도 수출금융 이야기를 하지 않고 외상매출을 통해 파이낸싱하는 행태를 계속 취해왔다고 씁니다.

이러면 사실을 완전히 거꾸로 이야기하는 게 아닌지 그러면 왜 그랬는지, 대우를 무슨 의도에서건 계속 나쁘게 보고 해체하려는 것이 아니었는지 제가 볼 때는 정황상으로 (이런 의심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부분을 언론이 밝혀줘야 한다고 이야기 했는데 보도는 거의 없었습니다. E21

(대우차, IMF 재평가 등을 다음 호에 게재합니다)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8․9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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