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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은 북방협력을 추동하는 힘
남북경협은 북방협력을 추동하는 힘
  • 김영윤 (사)남북물류포럼 회장
  • 승인 2016.09.2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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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북아 물류·금융·연구개발의 허브 목표해야…‘일대일로’와 연결되는 프로젝트를 개발, 동북아의 국가들과 함께 추진해야

<AIIB 세계경제의 새질서를 꿈꾸다④-시진핑의 AIIB 설립 구상과 동북아 물류협력을 위한 한국의 과제>

세계경제의 중심에 서려는 중국

1990년대 초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벗어던진 중국은 2008년 이후부터 바야흐로 세계 정치·경제무대에서 팍스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대신한 팍스시니카(Pax Sinica)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2003년 11월의 화평굴기(和平屈起)와, 2004년 4월 부국강병(富國强兵)을 거치면서 지난 30년 동안 중국은 연평균 9.6%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그 결과 외환보유고 1위, 무역 2위를 자랑하며, 2010년에 이미 미국 다음의 대국(GDP 기준)으로 성장했다. 2013년 중국은 주변 국가들과 1조3천억 달러에 달하는 교역을 추진, 무역총액 면에서 미국과 유럽을 따돌렸다. 이런 기세라면 앞으로 5년 후인 2020년에는 중국이 GDP 면에서 미국을 무난히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중국의 부상은 미국의 경제적 퇴조와 함께 세계의 패권을 유럽권에서 아시아권 특히, 동북아로의 이동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이 경제성장을 통해 얻게 될 자신감은 종국적으로 민족주의로 이어져 중국 스스로 반대해 온 지역 패권주의의 모습을 드러낼 것임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중국이 가진 자신감은 대주변국 경제적 관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해 동북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은 물론 미국 또한 경제 및 교역관계에서 중국으로부터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 국채의 25% 정도(1조 1,598억 달러: 2011.7 기준)를 사줌으로써 미국이 당면한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데 기여했으며, 러시아와는 연간 무역 600억 달러로 계속적인 증가세를 유지, 안정적 교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또한 중국과의 교역에서 매년 35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시현하고 있으며, 대만도 800억 달러의 대중국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만은 중국과 대규모의 인적 교류를 동반, 대중국 대규모 관광흑자를 시현하고 있다. 2009년 양안간 서신교류는 943만 통, 전화통화 5억9천만 회, 방문 555만 명(2009년)에 달했다. 무역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도 대외교역 면에서 제2위에서 7위까지를 합한 무역총량보다도 더 많은 양을 중국과 하고 있으며, 그런 과정에서 엄청난 무역흑자를 시현하고 있다. 북한 또한 교역의 90% 이상을 중국과 하고 있으며,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비롯, 자연자원의 개발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실크로드’와 ‘중국몽’의 실현

최근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AIIB)의 설립을 통해 중국 중심으로 아시아 경제를 주도해 나가려는 의도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육상을 통해 중국과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을 연결하고, 해상을 통해서는 중국 동부 연안과 동남아시아 국가를 연결하는 소위 신실크로드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설립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중국이 미국의 포위전략에서 벗어나 세계로 뻗어나려는 노골적인 전략이 도사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회원가입을 배타적으로 수용하는 것만 보아도 중국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경제권 형성을 시도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있다. 그가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세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가진 속셈은 무엇일까? 중국은 과연 어떤 꿈을 실현시키려고 하는가? 

신실크로드는 21세기 육상 실크로드(一帶)와 해상실크로드(一路)를 포괄하는 용어다. 일명 ‘일대일로’라고 불리는 ‘신실크로드’는 고대 한무제 때 유럽과 아시아를 서로 연결, 동서 문명교류의 교통로가 되었던 실크로드에서 유래한다. 장구한 세월이 흐르면서도 ‘평화협력과 개방포용’을 바탕으로 했던 실크로드. 시진핑 주석은 그 정신을 살려 2013년 9월 카자흐스탄의 한 대학에서 ‘신실크로드(일대일로)’를 언급한다.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지역충돌로부터 벗어나 실크로드가 견지하고 있는 정신을 되새겨 평화와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시하는 전략적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일대일로’는 중국 서북지역에서 중앙아시아를 통과하여 유럽까지 연결하는 유라시아 육상 무역통로와 중국 연안지대에서 동남아시아를 거쳐 인도양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무역통로를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서안, 우루무치를 관통하고 중앙아시아와 터키를 거쳐 독일 뒤스부르크까지임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해상으로도 중국 동부 해안에서 동남아시아와 몰디브의 인도양을 거쳐 유럽에 이르는 길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신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의 글로벌화를 주도하면서 주변국가와 협력하여 ‘중국의 꿈’을 실현하려고 하는 것이다.

거 화려했던 중국의 부활을 꿈꾸는 ‘중국몽’. 이의 실현을 위한 중국 지도부의 노력은 한마디로 놀라울 정도다. 주석 취임 후 약 8개월 동안 시진핑은 리커창 총리와 함께 아시아를 비롯, 아프리카, 유럽, 미국 등 4대주 22개국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외국 정상과 정부 수뇌부 인사와 300회 이상의 회담을 가졌다. 그 결과 800건에 달하는 협력의향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가져왔다. 2014년 4월에는 아시아교류신뢰구축회의(CICA)를 통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드디어 실크로드기금 설립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리커창(李克强) 총리 또한 카자흐스탄과 세르비아 등 중·동유럽 국가지도자 회의와 태국 메콩강지역 경제협력 지도자 회의에 참석, 외교적 차원에서 일대일로 전면적 추진을 위해 혼연일체가 된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제시하고 있는 ‘일대일로’는 복잡하고 방대한 사업이면서도 함께 상의하고(共商), 함께 건설하고(建設)하고, 함께 나누는(共享) 3공(三共) 전략의 사업이다. 중국은 물론 인접국가도 발전시키는 사업이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2015년 3월 「실크로드 경제벨트 추진 및 21세기 해상실크로드 비전과 행동」을 제정·발표하면서 “국제금융위기의 영향이 깊어져 있고, 경제불황에 따른 국가경제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대일로’를 통해 글로벌 무역의 추진과 전 세계시장의 개방, 자원배분의 원활화와 함께 지역협력을 추진, 세계평화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물론, 이를 중국 일개 국가의 독주가 아닌 대륙과 해양국가간 상호협력과 소통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다. 유엔헌장의 원칙을 준수하고 다른 나라의 주권 및 영토를 존중하며 내정간섭을 배제하고 평등과 상호이익을 지향하는 ‘공동건설원칙’에 입각해서 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즉, 함께 발전하고, 함께 성장하고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일대일로’ 사업의 비전: 평화와 협력

‘일대일로’ 사업은 아시아에서부터 유럽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륙 지역 중심도시를 거점화하여 플랫폼으로 건설하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브리지를 건설하려는 야심찬 계획 하에 추진하고 있다. ‘일대일로’가 가장 우선하는 분야가 인프라 시설의 구축이다. 중국-몽골-러시아, 중국-중앙아시아-서아시아, 중국-남부지역 여러 노선을 개통하고, 항만을 중심으로 더 안전하고 높은 생산성을 지닌 효율적인 통로를 건설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더 나아가 기술표준 시스템과 연결시켜 국제 교통의 핵심통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육로와 수로의 복합운송 통로확보와 항만 건설, 해상물류의 정보화, 민간 항공사간의 전면적인 협력 플랫폼과 시스템 개발하는 한편, 에너지 인프라 시설과 관련된 협력을 강화하여 송유관과 가스관 등 수송통로의 안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시 하고 있다. 무역구조를 최적화하는 동시에 무역의 새로운 성장점을 발굴하고 초국경 전자상거래와 같은 새로운 무역방식 개발·발전시키려는 것이다.

▲ 2014년 10월 2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양해각서 체결식이 열린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앞줄 가운데)이 체결식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일대일로’의 신실크로드는 한마디로 말해 아시아와 유럽 더 나아가 아프리카까지를 교통망, 물류망 등으로 연결, 40억 명에 달하는 인구와 시장을 긴밀하게 통합한다는 전략적 구상이다. 중국의 이와 같은 구상은 이 지역의 폭발적 성장이 예고되는 시점에서 나온 구상이라 더욱 더 큰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현재 중앙아시아와 유라시아 전역에 걸쳐 철도, 파이프라인, 고속도로 및 전력망 등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 석유 확인 매장량의 66%, 천연가스 매장량의 71%가 페르시아만과 이란,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 지역에 있으며, 중국과 인도만 하더라도 25억 명의 소비시장이 버티고 있다. 이 같은 잠재적 성장지역을 개발하는 거대 프로젝트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보아오 포럼에서 이미 관련국들에게 철도와 항구 등 교통 인프라를 연결하고 자유무역지대를 활성화시키는 것과 위안화 채권 발행을 권장하는 내용을 제시한 바 있으며, 그 여세를 몰아 중국이 스스로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관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세워 ‘일대일로’를 추진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AIIB는 포용성, 개방성, 투명성, 공정성을 바탕으로, 환경·노동·세이프가드·수혜국 부채·융자·지급보증·지분투자 등을 통해 낙후된 지역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게 된다. 그 밖에도 아시아 채권시장의 개발과 발전, 브릭스(BRICS) 개발은행과의 공동협력, 신실크로드 기금설립과 운영을 도모하게 된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대형 국영기업들이 ‘일대일로’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 포진할 수 있도록 ‘정부사회자본합작’ 개념을 정립하여 이들 기업들이 사회자본과 산업자본, 금융자본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다자 협력시스템을 강화, 상해합작기구(SOC), 중국-동아시아 연맹 10+1,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중국-아랍국가연맹합작포럼, 중국-걸프협력회의 전략대화, 메콩강 경제권 경제협력, 중앙아시아 지역경제협력 등 기존의 다자협력시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관련 국가간 소통을 강화하여 보다 많은 국가와 지역이 ‘일대일로’ 건설에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혼연 일체가 되어 전천후 돌격대처럼 움직이고 있다.

AIIB도 애초 예상과는 훨씬 다르게, 또한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패권이라도 쥘 듯 순풍에 돛단 듯 전진하고 있다. 유럽의 국가들이 잇달라 가입을 했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및 세계은행(WB) 등 국제금융기구들도 잇따라 창립 지지를 선언했다. 미국도 AIIB와 협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한국(4.11)과 호주(4.13)의 가입에 결정적인 힘을 실어주었다. 이로서 2015년 4월 15일 현재 57개 (37개 아시아 지역 국가와 20개 비아시아 국가)의 창립 회원국이 확정되었다. 유럽의 선진국들이 가입을 결정한 것은 중국의 경제력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들에게 중국과 같은 세계 최대의 시장은 경제적 실리 측면에서 그대로 둘 수 없는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 60여개 국가를 아우르는 총 인구 44억 명, 경제규모 21조 달러의 메가 경제권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예상되는 아시아권을 미국의 눈치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중국은 이미 AIIB 설립을 위해 1,000억 달러를 목표로 출연하고 있으며, 신실크로드 펀드 설립을 위해 400억 달러를 조성해 놓고 있다. 

중국의 대북한 경제적 밀착과 한국의 선택

중국의 대한반도, 특히 대북한 경제적 관계는 예사롭지 않다. 북한의 대중국 의존관계를 극도로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경제적 밀착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의 대중 무역의존도는 현재 거의 90%에 달한다. 원유와 식량 등은 거의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원자재와 설비도 중국이 북한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소비재 또한 각종 합법·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다. 북한은 중국의 의도에 적극 부응하여, 다수의 경제특구를 설치, 외국인 투자를 위한 개방조치를 취하고 있다. 특히, 라진·선봉을 비롯, 황금평, 위화도 등 북·중 접경지역을 중국과 함께 개발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라·선경제무역지대 및 황금평 등 접경지역 개발은 북·중 접경지역 인프라 개발의 바탕 위에서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앞으로 북·중 경협이 전산업적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예견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북한 경제특구 내 개발되는 공업지대가 중국 동북3성 산업구조에 계열화된 형태로 계획되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당히 느리게 주로 물류 중계 수송업, 가공업, 관광업 위주로 진척되고 있는 황금평 경제지대는 중국 단동 경제개발구와의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더 나아가 중국은 두만강 하구와 인접한 라진항을 동북 3성이 태평양으로 뻗어갈 수 있는 경제전략적 요충지로 판단, 라진항의 이용권 확보 및 개발, 훈춘-라진-상하이 해상 항로 개통, 투먼-남양-청진항 항로 개척 등을 동시·병행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라·선지역 물류·운송인프라 개발지원과 관련해 가장 주목할 부분은 2009년 11월 중국 국무원이 정식으로 비준한 ‘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圖們)을 개발선도구로 하는 두만강지역합작개발전망계획(일명 창·지·투 개발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본 계획은 2020년까지 창춘과 지린, 투먼 일대 3만k㎡를 대단위 산업 및 물류단지를 포함한 ‘초(超)국경 경제협력특구’로 개발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린성의 창춘·지린·투먼을 하나로 묶고 러시아, 북한, 몽골과의 국경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창·지·투 개발계획에는 국경을 넘는 교통운수프로젝트의 합작건설과 함께, 동북지구동부변경철로(东北地区东部边境铁路)와 고속도로를 개통, 점차 중국 동북지구의 새로운 국제통로를 만든다는 구상이 담겨있다. 그러나 창·지·투 개방 선도구가 동북아 물류 핵심기지가 되기 위한 관건은 동해로 진출할 수 있는 뱃길 확보 여부에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2009년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을 통해 북한을 강하게 설득, 2028년까지 라진항 1호 부두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라진항을 자신의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비건설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어떤 전략으로 스스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인가? 동북아시아는 인구, 자원 등 경제적 차원에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다. 육지면적만 약 2,900만 평방km로 세계면적의 22%, 인구는 약 15억 6,000만 명으로 2012년 현재 세계인구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총생산(GNP)은 약 6조 3,000억 달러로 세계총생산의 약 25%를 차지, 아시아에서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럽연합(EU) 및 북미(NAFTA)와 비견되는 규모다. 한국과 일본의 자본과 기술, 개발경험, 중국·북한의 노동력, 중국·러시아·몽골 및 북한의 자연자원 등은 역내 경제발전에 필요한 중요한 요소다. 이는 역내 국가간 상호 보완적 경제협력의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런 점에서 무엇보다도 AIIB의 회원국이 되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될 것이다. 중국의 ‘신실크로드’는 우리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그대로 연결된다. 중국의 신실크로드 구상이 지역적으로 ‘유라시아’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사이에서 균형자·조정자·중재자·교량(bridge)역할을 원만히 수행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대일로’와 연결되는 경제프로젝트를 개발, 동북아의 국가들과 함께 추진해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동북아 전체를 연결할 수 있는 경제프로젝트를 개발, 주변국들과 함께 북방협력을 추진하되, 이의 관건을 한국으로 하여금 동북아 지역의 물류·금융·연구개발(R&D)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두는 것이다. 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사업은 무엇보다 한반도를 관통하는 동북아 철도, 도로 및 해로의 연결하는 일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섬 아닌 섬으로 고립된 상황을 탈피하고, 성장동력을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중국과 동북아 경제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대북한 연계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경제 프로젝트도 서둘러 추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라진·선봉지역 물류인프라를 건설, 라·선지역을 국제 화물중계기지 및 정보통신(IT)센터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라시아 횡단철도 건설과 대러시아 천연가스 협력 프로젝트, 라진-핫산 프로젝트의 상업성 확보, 환동해 해상 물류 활성화 및 사업, 북·중 접경지역의 투자 및 대북한 연계 협력사업 공동추진 등이 물류관련 분야의 추진 과제가 될 것이다. 이것이 북방협력의 핵심적 관건이 되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야만 남북이 가로막혀 섬 아닌 섬으로 고립된 한국으로서 성장동력을 살리고, 그 힘을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가게 할 수 있다. 또한 남북한과 동북아가 철도와 도로 및 해로로 연결되어야만 동북아 물류산업과 연관 금융 산업을 선점·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상과 같은 사업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남북한간의 교류·협력의 강화가 없이는 북방협력은 허구일 수밖에 없다. 남북간의 분단을 실질적으로 극복해야만 섬으로서 고립되어 있는 현재의 상황을 탈피할 수 있다. 북방협력의 시작은 남북관계의 개선이다. 남북경협은 북방협력을 추동하는 힘이다. 동북아 경제공동체 형성의 시작이 바로 남북경협에 있다. 이는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다. 북한이 지정하고 있는 경제특구도 눈여겨보고, 남북경협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경제특구의 개발효과를 북한 특구 배후지 및 기타지역으로 파급시켜 북한의 개발거점지역으로 육성하고, 이를 남한 지역과 연계함으로써 북한 지역 발전 잠재력과 남북한 통합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경제프로젝트를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과제를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실상의 통일’의 의미는 남북한이 경계를 초월하여 서로 넘나드는 상태를 말한다. 남북간에 자본·기술·노동력이 왕래하고 누구든지 자유 방문과 관광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치·제도적인 통일은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서는 서독의 브란트 수상의 대동독 정책과 같이 북한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을 서로 다른 체제의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그들 스스로 체제를 변화시켜 나가는 것을 수용해야 한다. 통일을 지향하면서도 통일을 말하지 않는, 북한의 체제변화를 원하나, 강요하지 않는 정책이 합리적이다. 북한을 인정한다는 것이 북한의 모든 것, 모든 행위를 다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오히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을 말한다, 남북관계 개선을 이루면서도 북한이 스스로 인권과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사실상의 통일에 다가서는 길이다.

그 다음으로는 ‘사실상의 통일’의 실질적 수단이 되는 남북경협이 북한의 경제발전을 지향하는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경제발전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필수적인 사안이다. 북한 핵문제 해결, 북한 체제보장, 군사적 신뢰구축, 동북아 안보체제 형성이 남북경협과 연계하는 큰 틀에서 추진되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 사회의 개혁·개방과 민주화, 경제 활성화에 따른 산업 경쟁력 확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북한의 경제특구를 남북경협의 거점으로 활용, 경제특구의 개발효과를 북한 특구 배후지 및 기타지역으로 파급시켜 북한의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발거점지역과 북한 타 지역 및 남한 지역과의 연계, 북한 지역 발전 잠재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지역적 연계 및 통합효과를 창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경협에 공공재(public goods)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KEDO·금강산관광 사업에서 확인되었듯 수익성 기준만으로 남북경협을 바라볼 수는 없다. 경의선 연결, 개성공단 조성 사업과 같이 필요하나 수익성이 의심되는 사업(SOC투자 등)에 민간기업이 참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런 분야의 사업은 공공재로 인식해 공적 사업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책 및 제도적 차원에서 다음의 과제를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즉, 남북관계가 정치적·군사적인 관계로 인해 악화되어도 민간차원의 남북경협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법·제도적 장치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악화된 경협 환경에서도 기업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지속적인 경협을 통해 투자된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더 나아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대북 경협을 분리하여 추진할 수 있는 법·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치·군사적인 대립관계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와는 별도로 정치적으로 나름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 차원의 남북경협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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