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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건축의만남②제주에서 감상하는 거장들의 자연,건축,예술Show!!…건축예술, 명상으로이어지는시간
이정미|동양미래대학교 건축과 교수  |  media@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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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4  15: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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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 이타미 준이 설계한 핀크스 골프클럽과 포도호텔이 자연을 감상하며 휴식을 갖는 휴먼스케일에 적합한 제주자연 전시장이라 명명해 보았었다.

이번 호는 핀크스 비오토피아의 주택단지와 미술관 등을 통해 건축과 제주자연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접점을 확연히 확인하는 즐거운 기회가 될 것이다.

제주 서쪽,핀크스 골프클럽 가까이 조성된 핀크스 비오토피아(현.에스케이핀크스)는 이타미 준과 그의 딸,유이화가 설계한 타운하우스,커뮤니티센터,생태공원,미술관,교회 등으로 구성된다. 72만m²규모로 자연경관이 외국의 휴양도시를 연상케 할 만큼 빼어나다.

건축이란 “자연 속에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바치는 또 다른 자연이다”라는 이타미 준의 건축관처럼,기존의 황폐한 자연을 개조해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적극적인 건축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2004년 시작하여 2005년부터 계획된 타운하우스는 2010년에 246채까지 완성됐다.

비오토피아는 제주도가 지닌 휴양요소를 충분히 도입한 저층 집합주택단지로,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실험된 사례를 적용했다.

황무지에 가까운 자연을 인공적으로 개조하면 10~20년 후,새로운 자연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실험이 그것이다.

자연에 광범위하게 손을 대는 것이 아닌, 인공요소를 최소한으로 가미하고 인프라를 정비해 미개척 자연을 새로운 자연으로 변모시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이렇게 새로운 자연으로부터 편안함을 얻는 마을과 소도시를 연상하며 계획을 진행한 것이다.
   
▲ 바다조망과 여백공간이 충분한 비오토피아 전경

각 건물은 바다조망을 의식해 배치했으며 조망이 불리한 세대는 근경조망 확보를 위해 여백의 공간을 충분히 두었다. 내부공간에 바람과 물 같은 자연이 들어올 수 있는 여백의 공간을 만들고, 외관도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계획했다.부지 내 커뮤니티 센터와 자연 자체를 수집한 수, 풍, 석 미술관, 두 손 미술관, 하늘의 교회가 있는 이곳은 문화적 커뮤니티를 포함한 소도시로 형성될 것이라는 구상이 바탕에 깔려있다.

무라노 도고 상 수상작이기도 한 핀크스 비오토피아의 두 손 미술관과 수·풍·석 미술관은 2006년 각각 물과 바람과 돌을 주제로 한 작은 체험형 미술관으로 계획되어,사설 미술관이지만 방문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져 조만간 입장료를 받고 대중에게 개방할 것이라 한다.

수십 억대의 회원 중심 단지이지만 물질만능주의에서 오는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생태계 복원의 기초 위에 주거환경을 바꿈으로서 인간성 회복을 도모하고 나아가 노자의 자연주의에 바탕을 둔 이상향을 지향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비오토피아의 아파트형 빌라인 타운하우스는 이타미 준의 설계로 이루어졌고 단독빌라는 이나치 가즈아키의 설계였다.

커뮤니티 센터는 지역 풍토와 조화되는 설계요소로서 목재는 세월이 갈수록 그 색이 깊어지고 따듯한 분위기를 제공해 주며,그 향과 성질이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 제주대지의 색으로 그라데이션 된 벽이 돋보이는 비오토피아 커뮤니티 센터

풍風 미술관은 자연과의 본질적인 교류를 의도한 수, 풍, 석, 두 손과 같은 네 개의 미술관 연작 중 하나로 각각 제주도 토착 소재를 가져온 것이다. 풍 미술관은 바람의 공간으로서, 앉아서 명상이 가능한 공간과 걸으며 바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긴 공간으로 나뉜다.잃어버린 자연과 기억을 연상시키고자 하는 공간이다.

오두막 각 면을 판과 판의 연결로 만들어 그 틈으로 제주의 바람을 느끼도록 한 나무 상자와 같은 미술관의 한쪽 벽면이 활처럼 호를 그리고 있다.나무판의 틈새로 바람이 통과하고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바람 강한 날, 판 사이에서 마치 현을 켜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경험은 놀라움에 가까울 것이다.청각과 촉각이 더해진 공간이다.그 곳에 놓여 자연을 상징하는돌 오브제는 의자의 기능과 바람소리를 듣는 명상의 공간을 만들어 준다.

이처럼 나무재질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목재를 성글게 배치하여 나무로 짓고 문이 없이 개방된 풍 미술관은 그 세월로 인한 짙은 색감으로 인해 시간을 읽게 하는 듯 하다.또한 전통적이고 촉각적인 목재와 놓여진 돌 오브제를 통해 제주의 풍토성을 나타내고 있다.

석石 미술관은 "하나의 사유이자 시적인 환상이다" 라고 이타미 준은 말한다.제주의 돌인 현무암을 외부에 전시하고 관람자가 내부에서 외부의 풍경과 함께 전시물을 관람하는 방식으로 전시한 공간이자,명상의 공간이다.

여타의 전시 공간과는 다른 개념을 보여주는 이 공간은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개념이 아닌,자연 그 자체를 보여주기 위한 제3의 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코르텐 강판과 우레탄으로 이루어진 단단한 상자로 이루어져, 암흑 속에 일체화된 내부는 의도적으로 천정에 구멍을 뚫어 인공적인 쇠의 꽃으로 삼았다.어두운 상자는 원시의 돌로 만들어진 공간을 의도한 것이다.갇혀있는 느낌을 주고,인공적 개구부를 통해 쏟아져 들어온 빛이 이동하며 공간의 주역이 되어 감성의 공간으로 완성된다.

위치의 흐름상 풍 미술관의 개방되고 가벼운 나무상자와 같은 바람의 공간 체험 뒤,무겁게솔리드한 붉은 금속 상자를 만나는 것은 강한 대비를 느끼게 한다.내부공간 또한 폐쇄적이고 어둡다.반사를 가진 강판으로 이루어져 단순하며,슬라브로 들어오는 빛은 명상의 공간으로서 강한 힘을 전달하고 관람자에게 제한 없이 무엇인가를 연상시키는 공간이다.

전시 대상인 자연의 요소를 내부가 아닌 외부에 전시하여 공간 안의 관람자가 외부의 풍경과 전시물을 관람하게 한다.전시 대상인 돌은 제주 풍경을 배경화하여 자연 그 자체를 전시하는 미술관이 되는 것이다. 대지의 일부분들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호흡하고 있는 자연현상에 대한 소중함이나 간절함 같은 것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다.

흙과 건축이라는 의미의 두 손 미술관은 제주도 자연과 대화할 수 있도록 자연 자체 또는 자연현상 일부를 모아놓은 공간이다. 남쪽 파사드는 소녀의 얼굴 옆모습의 형상을 한 산방산을 향해 큰 창이 뚫려있다.조형성이 두드러지는 형태의 두 손 미술관은 온전히 제주의 경관에서 나온 형태이다.

철근콘크리트 상자를 땅속에 묻어둔 방법을 사용해 ‘흙의 상자’라 표현한다.각각의 변화하는 자연과 건축의 관계를 나타낸 미술관이다.남쪽을 바라보고 있는 형태는 산방산을 바라보며 두 손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조형하여 추상화 한 형태로서 이타미 준의 자연에 대한 경외심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매스가 땅에서 솟아나온 듯한 모습은 모든 생명은 흙에서 태어나고 흙에서 죽는다는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건축공간 또한 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를 상징하고 있다.

지상공간의 빛은 조도를 위한 빛과 자연을 보는 공간으로 표현되는 것이며,지하 공간의 빛은 공간 분리의 목적으로 나타난다.

수水미술관 강한 입방체 중앙에 하늘로 뚫린 개구부를 두어 중정의 물에 하늘과 같은 자연의 요소를 담아내고 있다.물은 하늘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물이 자갈에 부딪히는 소리 등을 들려줘 공감각적 공간을 형성한다.외벽에는 제주도 토착재료를 사용하였고,바닥 또한 제주 돌을 깔았다.공간 안에 돌 오브제를 배치하여 앉아서 물의 촉각과 청각을 체험하는 명상의 공간을 만든 것이다.

수(水),풍(風)석(石),지(地)를 주제로 계획된 4개의 미술관은 바람,돌,물,그리고 자연요소들을 모아 전시함으로서,자연소재의 청각,촉각이 잃어버린 자연과 기억을 연상하고 온 몸으로 공감하는 공감각적 공간 경험이 될 것이다.

4개의 미술관에 이은 연작인‘하늘(空)의교회(방주교회)는 비오토피아 프로젝트 부지 내 서쪽에 자리한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교회로 구약성서의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삼아 구현되어 방주교회라고도 불린다.

하늘의 교회는 필자의 능력 부족이지만 이타미 준이 얘기한 것이 가장 잘 표현한 것이라 그의 글로 대신한다.

이하 이타미 준의 표현을 적는다.

교회부지 면적은 약3,600m²(약1,000평)으로 건축면적에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대지에는 무성한 숲사이로 빛이 새어든다.하늘이 역동적으로 흘러가는 그 곳에 잠시 멈춰 서있으면, 마치 주위에서 공기와 빛이 달려가는 듯하다.그건 다름아닌 하늘의 움직임 때문이다.그 순간에 떠올린 이미지는 하늘과 빛이 달려가는 듯 한 표층을 나타내는 형태였고,그러한 건축을 만들자고결정했다.

최초의 이미지는 물 위에 떠있는 배와 같은조형이었다.그러나 부지의 지형과 자연과의 일체감을 고려하고,지붕선을 주변의 언덕이나 하늘을 의식한 조형으로 만들던 중 현재와 같이물 공간을 남기고 그 위에 새로운 형태가 생겨났다.하늘을 의식한 조형이 어떤 것인지,시시각각 변화하는 섬 특유의 하늘을 어떻게 역동적인 건축으로 표현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건물의 지붕이라기보다 상부의 조형이 하늘과 어떻게 조응할지가 건축적 주제였다.

이처럼 하늘과 일체화된 건축을 중요한 주제로 하는 하늘건축을 시도했다.또한 새로운 실험 측면에서 현대건축의 구체화를 어디에 어떻게 표현하는지도 중요한 항목이었다.

자연과 건축의 관계를 지역성과 함께 연계한비오토피아 프로젝트들을 통해 이타미 준의 건축여행을 이로써 마무리한다.

다음 호에서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과 자연의 조응을 만나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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