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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구본무 회장 생명연장 거부, 별세, 수목장 장례식 치러
LG그룹 구본무 회장 생명연장 거부, 별세, 수목장 장례식 치러
  • 신성은 선임기자
  • 승인 2018.05.23 0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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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승계에 따라 40대 초반 구광모 LG그룹 상무 회장직 승계

구본무회장이 생명연장을 거부하고 73세 일기로 타계했다.

24년간 LG그룹을 이끌어온 구회장은 지난해 악성 뇌종양이 확인돼 서울대병원에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병세가 호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고인의 뜻에 따라 수목장,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그의 장례식에는 문재인대통령이 조화를 보낸데 이어 장하성 정책실장이 조문하였으며 국내 재계와 정계등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그는 그룹 창업주인 구인회회장의 손자로 2대 회장인 구자경 LG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유교가풍을 이어온 LG그룹은 장자승계 전통을 이어왔다. 이에따라 4LG그룹 회장은 구본무회장의 양자로 입양한 구광모상무가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타계에 애도와 추모행렬이 이어지는 것은 그의 경영이 나름 매우 모범적이었기 때문.

특히 최근 대한항공 오너일가의 갑질논란 등 재벌의 도덕성과 불법,탈법 경영이 여론의 혹독한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정도경영은 더욱 비교가 되고 있다.

그는 혹독한 경영훈련을 쌓은 뒤 구자경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지난 1995년부터 LG그룹의 경영을 총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오랜 동반자관계를 이어오던 허씨일가(GS그룹)와의 동업관계를 무리 없이 기업분리를 통해 완료함으로써 높은 평가를 받은바 있다.

LG그룹은 구인회창업주때부터 대가족을 이루고 재계에서도 가장 폭넓은 혼맥을 형성하였으나 분야별 경쟁이 있을 때마다 양보를 거듭했다.

이로 인해 LG그룹은 삼성이나 현대, SK등에 비교해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불경기에도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고 그룹 모토인 인화(人和)를 실천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구본무회장은 소탈한 성격과 검소함과 성실성으로 회사내 젊은 직원들에게도 많은 존경을 받아왔다.

 

구본무회장

 

구본무 회장
구본무 회장

 

1945, 경남 진주에서 출생한 구회장은, 서울삼성고를 졸업한 뒤 연세대 상학과에 다니다 현역 입대했다. 국내 재계총수 가운데 현역 입대는 거의 없다. 제대후 미 애쉬랜드대로 유학, 클리블랜드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어 30세 되던 해 럭키 심사과 과장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구회장은 부친인 구자경 2대회장만큼 혹독하지 않았지만 다른 3세 경영주들에 비추어 매우 힘겨운 경영 승계과정을 거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6년만에 이사로 승진한 뒤 85년부터 그룹 기획조정실 전무로 옮기면서 그룹경영에 본격적으로 관여했다.

1995, 회장에 취임한 뒤 초우량 LG”를 선언하면서 인터넷, 홈쇼핑, 이동통신, 필립스와의 LCD합작 등 사세를 넓히면서 이전회장들과는 다른 공격적 경영을 지향했다. 그럼에도 구회장은 나름 LG가의 전통인 정도경영에 충실했다는 평. LG그룹이 상대적으로 오너가의 잡음이 별로 없고 가장 인간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것은 구본무회장이 엄청난 경쟁에도 불구, 화합의 전통을 잘 유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구회장은 다산(?)의 가문전통과 달리 단출한 편이다. 그는 1972년 김태동 전보건사회부장관의 딸인 김영식여사와 결혼, 두 딸을 낳았다. 이에 따라 2004년 구광모상무를 입양했다.

그는 말단직원에게도 친절하고 예의를 벗어남이 없이 항상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탈한 성격탓에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즐겼으며 그의 호처럼 화담(和談)을 평생 실천했다고 한다.

드러나지 않게 기부를 많이 해왔으며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마지막까지 소박하게 삶을 마감한 그의 결정까지 회자되면서 재계의 귀감으로 회자되고 있다.

 

구광모 체제.

 

구광모(40) LG전자 상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LG그룹 4대 총수로 부각됐지만 얼굴조차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지만 LG그룹 장자승계의 원칙에 따라 곧 승계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구광모상무는 지난 17LG그룹 지주사인 LG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6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멀지않은 시점에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 상무는 LG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그는 지난 2004LG장자 승계 원칙을 위해 아들이 없는 구본무회장의 양아들로 입적됐다. LG지분은 6.24%를 소유해 구 장(11.28%)과 구본준 LG그룹 부회장(7.72%)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그는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 졸업했고, 2006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하면서 첫발을 내딛었다. 미국 뉴저지법인, HE 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 사업본부 창원사업장, LG 경영전략팀 등을 거쳤고, 역시 약 10년만인 2015LG 상무로 승진했다.

그의 경영능력에 대해선 평가가 다양하다.

우선 이제 40대에 들어서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의구심의 근거다. 더욱이 갑작스럽게 회장직을 승계하게 되어 쉽지 않은 초반 행보가 예상된다는 것.

다만 구본준부회장이 있기에 그룹 경영 공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G그룹 특성상, 경영권 분쟁이나 갈등구조가 노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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