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한국GM 군산공장, 가동 22년만에 '폐쇄'
한국GM 군산공장, 가동 22년만에 '폐쇄'
  • 김창섭 뉴미디어본부장
  • 승인 2018.05.31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본사의 구조조정에 따라 오는 31일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지 22년 만에 폐쇄된다.

30일 한국GM에 따르면 군산공장은 오는 31일부로 공식 폐쇄되며, 희망퇴직을 신청했던 직원들도 이날을 기해 퇴사 처리된다.

현재 군산공장은 지난 2GM 본사의 폐쇄 발표 직후부터 이미 가동을 중단했고 대부분의 직원이 출근하지 않고 있으며 공장 폐쇄를 앞두고 임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마지막 차량 생산을 기념했던 호주의 GM 홀덴공장과 달리, 군산공장은 아무런 내부 행사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관계자는 "군산공장은 폐쇄 발표 직후 남은 생산 공정만 마무리하고 바로 가동을 중단해 석 달 가까이 멈춰있는 상태"라고 밝혔으며 "구체적인 공장 처분 계획이 정해지기 전까지 유휴설비로 놔두고 유지관리 인력만 최소한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적자가 누적된 가운데 현재의 생산설비 등을 모두 유지한 채로 회생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군산공장 폐쇄 이유로 설명한다.

크루즈, 올란도 등 이 공장에서 생산하던 모델의 판매 실적은 201315만대에서 20148만대로 반 토막이 났으며 이후에도 20157만대, 20164만대로 계속 줄더니 결국 지난해에는 2013년 대비 80%나 줄어든 3만대에 그쳤다.

판매가 부진했던 데는 내수 시장에서 수요가 워낙 적은 차종인 데다 부적절한 가격 책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 컸으며 여기에 2013년 말 단행된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수출길마저 막힌 것은 치명타가 됐다.

반면 인건비 부담은 계속 커져 한국GM의 국내 공장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02013년 평균 8%에서 작년 기준 16%로 상승했으며 저조한 판매 실적에 고정비 부담만 커지면서 공장 가동률은 뚝 떨어졌다.

결국 한국GM은 고비용 구조를 해결한다는 이유로 군산공장을 정리하고 직원들을 대거 내보냈으며, 연간 5억달러(5천억원)가량의 인건비를 절감하는 내용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노조와 타결했다.

구조조정에 돌입하기 전 약 1800명이던 한국GM 군산공장 노동자는 지난 231차 희망퇴직(1100)과 지난 42차 희망퇴직(80여명)을 거쳐 612명이 남았다.

한국GM 노사는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612명 가운데 200여 명을 부평, 창원 등 다른 공장에 전환 배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나머지 400여 명은 일단 3년간 무급휴직을 적용한 뒤 다른 공장에서 정년퇴직 등으로 생기는 결원만큼 순차적으로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노조는 무급휴직에 들어갈 인원에 대해 정부와 노사가 생계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다.

한국GM 측은 "아직 협의할 내용이 남아있어 군산공장 문을 닫고 곧바로 전환배치 등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노사가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폐쇄 후 남는 군산공장을 제3자에 매각하거나 자동차 생산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군산공장이 다른 완성차업체나 부품업체 등 관련 업계로 매각될 경우 남은 근로자들의 고용이 유지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기존 설비 활용도가 낮은 데다 기존 인력을 그대로 흡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실현되지 않았다.

한국GM 관계자는 "일련의 구조조정은 결국 회사 몸집을 가볍게 한 뒤 신차를 투입해 국내 공장 가동률을 높이려는 목적"이라며 "군산공장 문을 닫게 된 것은 안타깝지만, 한국에서 장기 성장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군산공장 폐쇄는 어쩔 수 없이 임단협 합의가 끝나면서 함께 결정된 사항"이라며 "남은 근로자들을 최대한 빨리 국내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안을 사측과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