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정치 이슈 속에 진행된 이번 시도교육감 선거는 선거 막판까지도 ‘지지 후보가 없다’는 부동층 비율이 50% 안팎에 육박할 정도로 ‘역대급 깜깜이 선거’로 꼽혔다.

교육감의 경우 정당 공천도 없고 투표지에 번호도 없어 유권자에게 얼굴 알리기가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도 현직 교육감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출마한 12명의 후보들은 모두 당선의 영광을 누렸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낮은 인지도로 고배를 마셨다.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재선에 도전한 조희연 서울교육감, 이재정 경기교육감을 포함해 최교진 세종교육감, 설동호 대전교육감, 김지철 충남교육감, 김병우 충북교육감, 김석준 부산교육감, 박종훈 경남교육감, 이석문 제주교육감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3선에 도전한 장휘국 광주교육감, 김승환 전북교육감, 민병희 강원교육감 역시 당선을 이어갔다.

현직 프리미엄은 후보 단일화의 영향력보다 훨씬 강력했다.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후보의 도전에도 현직이라는 높은 벽을 넘을 수 없었다.

현직 출신인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진보단일후보와 보수단일후보의 도전을 모두 물리쳤으며 대전도 진보 단일 성광진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현직 교육감인 설동호 후보에 석패했다.

충북 지역은 보수 진영 단일화에 성공한 심의보 후보가 현직 교육감 출신인 김병우 후보에게 도전장을 냈지만, 현역 프리미엄 앞에서는 한계를 보였으며 제주 역시 보수 진영의 김광수 후보는 현역 이석문 교육감을 막판까지 추격했으나 끝내 넘지 못했다.

하지만 현역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은 지역에서 후보 단일화는 상당한 효력을 발휘했다.

인천 지역이 대표적으로 진보 단일화에 성공한 도성훈 후보는 교육감으로 당선됐으며, 대구에선 보수 단일 후보로 나선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짧은 교육 경험에도 불구하고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현직 교육감의 도지사 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전남 지역의 경우에도 민주교육감 단일후보로 꼽힌 장석웅 후보가 당선됐다.

교육감 선거가 처음 전국 동시선거로 치러졌던 2010년에는 진보 교육감이 서울·경기·강원·전북·전남 6명에 불과했으나 '세월호 참사' 속에 치러졌던 2014년 선거에서 2배가 넘는 13명이 당선되면서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를 열었다.

신만호 선임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