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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되는 면세점 양강구도
가시화되는 면세점 양강구도
  • 신성은 선임기자
  • 승인 2018.06.29 0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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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2019년 매출기준 롯데면세점 꺾을 수 있을까.

“한국 면세점 시장은 롯데와 신라가 양분해왔다”.

반만 맞는 애기다.

면세점사업이 중국 관광객의 급증과 더불어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국내 유통공룡들이 다 뛰어들었지만 이전엔 중소규모의 면세점사업자들을 제외하면 롯데와 신라뿐이었다.

두 공룡이 존재했지만 그 차이는 워낙 컸다.

롯데와 신라는 거의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사실상 롯데의 독주였다.

최근엔 롯데와 함께 유통 1,2위를 다투는 신세계가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일부에서는 ‘3강’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는 신세계의 언론플레이다. 다만 신세계는 탁월한 유통 능력을 바탕으로 미래의 3강으로 발돋음할 개연성은 높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신세계의 면세점 매출은 아직 한참 아래다.

여기에 최근 정유경 신세계면세점대표와 이부진 신라호텔대표의 삼성가 여성 오너간 대결이 더욱 관심을 높이고 있다.

롯데의 독주시대가 끝나고 양강구도가 구현될 수 있을까?

유통업계 강자가 아닌 신라가 과연 신세계와 함께 백화점, 대형슈퍼, 편의점 등 유통 채널 전반에 걸쳐 양강구도를 형성한 롯데를 꺾을 수 있을까?

일단 수치만 놓고 보면 내년엔 누가 1위를 할지 모른다.

가장 큰 이유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임대사업자 선정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해말부터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다툼을 벌였다.

임대료가 너무 비싸 적자가 큰 것이 이유다. 제2터미널이 올초 개장했기에 제1터미널 임대료 조정은 예견됐다. 롯데와 다른 면세점들은 이를 근거로 임대료 인하폭을 높여달라고 부탁했다. 다만 공항공사는 강공모드로 나왔고 롯데는 결국 시한전에 퇴점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제1터미널 57%에 해당하는 롯데면세점 퇴점 자리를 두고 이뤄진 입찰에서 롯데가 탈락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31일 발표된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사업장 입찰에서도 롯데는 고배를 마셨다. 일단 사업자로는 신라와 신세계DF가 선정됐다.

현재로썬 신라와 신세계, 혹은 이 둘중 하나가 이를 운영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서 롯데의 대처가 무척 흥미롭다. 롯데는 예상외로 강력히 반발한다. 공항공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고 언론플레이로 이를 여론화하고 있다.

최근까지 면세점업계에서 관할 중앙부처인 기획재정부, 국토부, 문화관광부 등과 관세청, 관광공사, 공항공사 등 관계 기관을 상대로 이토록 강하게 반발한 것은 처음인것처럼 보인다. 이업계에선 관공서가 철저한 ‘갑’이다.

롯데는 입찰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써 넣었다. 그런데 탈락했다. 이에 대해 롯데는 이전처럼 롯데가 불공정한 처사를 받은 것으로 여론에 호소하고 있다. 퇴점에 대한 괘씸죄라는 것이다.

공항공사는 다른 분야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괘씸해 보인다. 그런데 정당해 보인다는 평가가 더 지배적이다.

롯데는 제1터미널 입점 시 상식을 뛰어넘는 예상매출과 높은 금액을 써냈다. 결과적으로 자업자득으로 보는 것이 맞다. 그리고 퇴점 당사자가 재입찰에 뛰어드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그럼에도 왜 롯데는 이토록 결과가 예상된 입찰에 뛰어 들고 여론전에 나서는 것일까?

이는 국내 면세점 업계에 만연된 성과주의와 매출경쟁, 동종업계 동업의식 부족이 드러난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최근 면세점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소위 구매대행업체(따히코, 따이공)들의 노력덕이다. 온갖 편법이 난무한다. 결국 매출이익은 턱없이 낮다.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들이 중국계 구매대행업체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며 이런 편법을 자행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유는 명분없는 경쟁이다. 어마어마한 매출을 만들어내는 사업분야도 아니다.

호텔신라는 롯데를 바짝 추격했다. 신라는 최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제주 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등 최근 진행된 입찰에서 모두 롯데를 제압했다.

신라는 롯데와 듀프리 등 유수 기업들이 참여한 첵랍콕 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향수∙화장품, 패션액세서리 분야 사업권을 획득했다.

신라는 이로써 인천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첵랍콕 공항까지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됐다.

한화갤러리아가 반납한 제주공항 면세점도 신라가 차지했다. 제주공항 면세점의 연 매출은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세 업체 중 신세계DF가 탈락한 뒤 롯데와 신라의 2파전이 전개됐다. 그 결과 신라는 1000점 만점에 무려 901.41점을 받고 최종 사업자로 결정됐다.

롯데 역시 격차를 넓히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롯데는 6월말 개점하는 베트남 나트랑 국제공항 신터미널 면세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라가 지난해 12월 소프트 오픈한 첵랍콕공항 면세점은 영업 첫 분기인 올해 1분기에 곧바로 흑자를 거뒀다. 1분기 매출은 942억원, 순이익은 11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첵랍콕공항점을 그랜드 오픈할 경우 지난해 6000억원이었던 해외매출이 1조원 수준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라가 제1터미널 롯데면세점 자리 DF1, DF5등 모든 구역을 석권한다면 매출이 거의 1조원 정도가 늘어날 수 있다.

2017년 기준 매출액기준 국내 점유율은 롯데 41.9%, 신라 23.9%였다.

신라가 제1터미널을 거의 싹쓸이 한다면 예상 점유율은 롯데 35.9%, 신라 29.9%다.

지난해 기준 양사 매출 격차는 약 2조5000억원이다.

한쪽은 1조가 늘고 한쪽은 1조가 준다. 그리고 제주면세점이 신라에 더해진다.

박빙이다.

그야말로 양강구도가 현실화된다.

신라는 그래서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고 롯데는 신경질적인 반응마저 느껴진다.

그래선지 양사는 최근 입찰 공고가 난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면세점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또 미국 ‘듀티프리아메리카(DFA)’와 호주 ‘JR듀티프리’ 등 해외 면세업체 인수합병(M&A)에도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최근엔 호주 면세업체인 JR듀티프리를 인수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JR듀티프리는 호주·뉴질랜드·이스라엘 등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글로벌 17위 사업자다. 2016년 기준 매출액은 6억7000만 유로(약 8,8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매출을 복구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이 JR듀티프리 인수에 성공하면 글로벌 1위 업체와 격차를 좁힐 수 있다. 글로벌 면세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해 미국 DFS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2위 사업자에 등극했다.

현재 세계 1위 면세업체는 스위스 듀프리다. 2016년 기준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47억8300만 유로(6조원), 듀프리는 72억9800만 유로(9조원)다.

롯데면세점은 2020년 글로벌 1위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는 실제 2016년 당시 미국 1위이자 글로벌 12위 사업자인 듀티프리아메리카(DFA)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듀티프리아메리카는 연간 12억 유로(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해 진행된 검찰 수사 등으로 롯데면세점은 최종 단계에서 DFA의 인수를 포기해야 했다.

신라의 공세와 롯데의 수성전략이 혈전을 방불케 한다.

롯데는 악화된 여론이 부담이다. 그러나 신라에게도 비난은 높다. 국내 최대 기업이 면세점업에 뛰어들어 명품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비난이다.

아무리 면세점이라도 국내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해외명품업체 배만 불려준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품격만 따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면세업계 대기업들에 대한 비난이 갈수록 높아진다.

롯데의 독주시대가 끝나고 양강구도가 구현될 수 있을까? 일단 수치만 놓고 보면 내년엔 누가 1위를 할지 모른다. 제1터미널 57%에 해당하는 롯데면세점 퇴점 자리를 두고 이뤄진 입찰에서 롯데가 탈락했다. 롯데면세점 본점. 사진=롯데면세점
롯데의 독주시대가 끝나고 양강구도가 구현될 수 있을까? 일단 수치만 놓고 보면 내년엔 누가 1위를 할지 모른다. 제1터미널 57%에 해당하는 롯데면세점 퇴점 자리를 두고 이뤄진 입찰에서 롯데가 탈락했다. 롯데면세점 본점. 사진=롯데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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