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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결과 북미 비핵화 프로세스 장기화 우려
미국 중간선거 결과 북미 비핵화 프로세스 장기화 우려
  • 신성은 선임기자
  • 승인 2018.11.09 0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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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측만큼의 결과, 거래의 기술이 발휘될 여유 줘

항상 문제는 트럼프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미국 중간선거가 막을 내렸다.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116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2년 임기 전체 의원을 새로 뽑는 하원에서 435석 가운데 약 230석을 차지, 8년만에 하원을 탈환했다. 반면 공화당은 과반의석을 유지하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각주 2명이 배당되는 6년 임기 상원 1/3을 교체하는 상원선거에선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했다.

전체 50명중 36명을 새로 뽑는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선전, 7개주를 늘렸지만 공화당이 26명의 주지사를 확보, 여전히 우위다.

민주당은 선전했지만 지식인들과 대도시의 광범위한 반 트럼프 정서를 감안하면 소위 블루웨이브(Blue Wave)를 확산시키는데 실패했다.

사실 이번 선거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미 중간선거의 투표자가 사상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했다. CBS방송에 따르면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총 11,300만명으로 투표율은 49%에 이른다. 투표율이 49%에 이른 것도 지난 1966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2014년의 투표율은 36.4%, 7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는 내일은 미국의 새로운 날이 될 것이라며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역시 오늘 밤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고 트위터를 통해 자찬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선전한 트럼프
미국 중간선거에서 선전한 트럼프

이에 향후 미국정국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승자독식구조인 미 하원 특성상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한 민주당이 가장 큰 권한인 예산편성권과 입법권을 무기로 트럼프의 정책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상원에선 다수를 확보, 대통령의 외교권한을 뒷받침하는 권한과 탄핵심판권 등 정치적 장애를 제어할 수 있는 진지를 확보했다고 볼 수도 있다.

트럼프는 당장 민주당에게 협력을 제안하면서도 하원을 무기로 자신을 공격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어쨌든 트럼프는 본인이 원했던 결과를 얻어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대통령에게 하원선거는 항상 무덤이었다. 그는 민주당의 블루웨이브를 막아냈고 상원에서 수성했다.

그런데 이러한 시스템 분석보다 더 중요한 것은 트럼프의 통치 스타일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워싱턴 정가 정치인이 아니다. 딱히 공화당의 정치리더라고 할 수도 없다. 그는 공화당 대통령후보에 선출된 뒤에도 공화당내에서 심각한 내홍에 시달려야했다. 그가 힐러리 클린턴을 누를 것으로 예상한 이도 많지 않았다. 마이클 울프기자는 베스트셀러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서 그의 선거캠프가 얼마나 엉망으로 진행됐는지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트럼프는 딱히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남는 장사로 봤다는 것이다. 대통령선거는 그의 목표에 부합했을 뿐이라는 것.

그는 건설과 부동산사업에서 트럼프 왕국을 건설했다. 철저하게 그의 목표를 관철시켰고 소위 거래의 기술을 잘 활용했다.

백악관실세는 트럼프와 마지막 배석한 사람이라는 말처럼 그는 원칙에서 많이 흔들렸고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다만 그의 목표에 따라 임기응변과 그의 경험에 따른 처세가 탁월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지난 1787년 미국은 독립전쟁 승리이후 유럽과 전혀 다른 대통령제를 만들어냈다. 이는 삼권분립과 연방제를 토대로 권력분립을 근거로 하지만 나름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과 대통령제라는 정치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정치리더의 개성(Personality)이 중요한 정책 결정의 요소라고 할 수 있지만 미국 역대 대통령중 트럼프처럼 퍼스낼러티가 중요한 대통령은 없었다. 시스템을 무시하고 소위 트위터 정치를 하고 있다. 시진핑주석과 김정은위원장의 강력한 지도체제를 부러워한 것처럼 최대한 권한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피해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그는 그간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이후 고립주의를 벗어나 팍스아메리카나를 구축하면서도 다자회의와 합리주의를 내세운 국제정치 시스템을 통째로 뒤엎고 있다.

 

"트럼프 현상", 트럼프의 상징 "아메리카 퍼스트"
"트럼프 현상", 트럼프의 상징 "아메리카 퍼스트"

그의 정책은 철저하게 대내외적으로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거래의 기술은 철저하게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켜나가는 장사의 기술이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최고의 힘(Power)을 갖고 있는데 거래에서는 이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전임자를 비난하고 중국, 터키 등 자국의 이익에 반하면 관세공격 등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이해를 관철시킨다.

그렇다면 이번 중간선거는 한반도 비핵화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우선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트럼프다.

그는 지난 2017년 북한 김정은위원장의 핵미사일 실험을 공격하며 한반도를 핵공포로 몰아넣었다. 한반도의 전쟁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12월까지 쉬지 않았고 ICBM 성공을 자축하며 핵전력완성을 선언했다.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에 대해 트럼프는 북한을 언제라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그런데 지난 1월 김정은의 신년사와 함께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급기야는 트럼프와 지난 612일 싱가폴에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는 항상 김정은위원장을 스마트하다고 치켜세웠고 사랑에 빠졌다고까지 했다.

그렇지만 북미는 북한 비핵화협상에서 그리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를 선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제 뒤로 가기 힘들다. 김정은위원장의 비핵화의지는 논란이 되지만 확실해 보인다. 다만 윤영관전외교부 장관의 지적처럼 그렇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문재인 정보의 의지도 확실해 보인다. 청와대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한 여론은 왔다 갔다 한다. 지지율은 세 차례 정상회담때마다 올랐고 북미정상회담이 느슨해지면 내렸다. 최근 남북문제를 보다 자주적으로 해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국의 승인 없이는 한발작도 앞으로 나가기 힘들다. 문정인특보는 승인(Approval)이라는 용어가 독립국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지만 사실상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문재인정부의 지지율은 여전히 높지만 경제이슈가 아킬레스의 건인데다 만약 미국과의 동맹에 심각한 균열이 온다면 안보에 보수적인 여론이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른다.

다만 트럼프는 이제 좀 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는 중간선거뒤 기자회견에서 시간을 갖고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8일 예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과 김영철통일전선부장의 회담 역시 미뤄졌다. 강경화외무부장관은 북한의 요청을 미국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이는 상황의 변화다.

미국의 뉴욕타임즈, 워싱터포스트 등 유력지들은 일제히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가장 큰 목표는 대통령 재선
트럼프의 가장 큰 목표는 대통령 재선

트럼프의 가장 큰 목표는 대통령 재선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허들이 바로 이번 중간선거였다.

그는 집권초부터 지지율 위기를 겪었지만 올해 북핵문제와 중국과의 관세전쟁으로 극복했다. 그는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건설 등 다소 의아한 공약마저 강력하게 이행해왔다.

그런데 그에게 반전의 기회를 제공한 것은 바로 한반도 정세 변화였다. 세계 최고의 화약고로 손꼽히는 한반도, 특히 전세계적인 트라우마인 과 관련, 뇌관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여기에 G2로 부상한 중국에 가한 관세폭탄은 그의 정책 지지율을 50%대로 끌어올렸다.

북미 비핵화 협상 관련 가장 큰 고비는 지난 106일 평양에서 폼페이오국무부장관과 김정은위원장의 회담.

폼페이오장관은 회담직후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후 양국간 협의는 진전이 없었고 트럼프는 중간선거에 올인했다.

폼페이오가 밝힌 진전은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북한이 제재전 먼저 풍계리 핵실험장 등 사찰을 허용할 의지를 피력했다는 것이다. 유엔총회전에는 북한이 종전선언과 함께 영변핵실험장 사찰 및 폐기, 일부 ICBM의 반출까지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북한은 핵시설리스트 공개와 사찰로드맵 제시에 걸맞는 상응조치를 요구한다. 혼자 옷을 다 벗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트럼프의 판단이다. 트럼프는 북한이 제시한 것으로는 중간선거에 충분하지 않다고 본듯하다. 완전한 비핵화, CVID가 아니면 북한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기 힘들고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본 것 같다.

북한을 옥죄고 있는 제재는 유엔안보리제재, 미국의 독자제재, 한국의 524조치에 따른 제재다. 이중 미국의 제재를 해제하려면 미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제제재는 미국이 적성국에 사용하는 독자적인 경제정책이다.

상대국의 적대적 정책 및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한 조치로 외교활동 제한조치, 경제관계 단절조치, 무역 관련 조치, 국제적 테러 행위 지원관련 조치, 대공산권 제재조치, 인권 관련 제한조치 등이 포함된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모든 제재조치를 다 취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지난 2016, 발효한 북한 제재와 정책 강화법에 따라 대북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유예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먼저 유예 혹은 해제조건을 확인하고 의회승인을 얻어야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해제조건도 복잡하다. 미국의 대북제재법은 제41항에서 대통령은 6가지 조건에서 북한이 진전을 보였다고 판단할 때 제재를 유예 또는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첫째는 달러 위조활동 금지, 둘째 돈세탁 중단 및 예방 국제규약 준수, 셋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준수 및 검증,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의 사찰, 넷째 불법 감금한 한국인과 미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들의 송환, 다섯째 인도적 목적의 대북지원에 대한 분배와 감독 과정 국제규약 준수, 여섯째 강제수용소의 생활환경을 개선과 국제사회 검증 등이다.

이를 확인해야만 대통령이 최대 1년까지 대북제재를 유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트럼프는 이제 언제쯤 미국 대북제재 해제를 시도할 것인가?

그의 말대로 시간을 갖고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북한과의 핵협상은 그가 의도한 중간선거 관련 역할을 다했다.

이번에 문재인대통령의 유럽순방에서 확인했듯이 유럽국가들도 북한의 CVID와 유엔제재 해제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 사전에 일부 제재를 유예하는 것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유럽 역시도 북한에 대한 불신이 강하고 핵에 대한 입장은 강고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보편적으로 환영받는 합리적 지도자가 아니다.

역설적으로 그러한 그의 독특한 성격이 북핵협상의 기회가 됐다.

중간선거를 무난히 치러낸 그가 북핵협상에서 무리할 가능성은 이제 줄어들었다. 그는 보다 중요해진 중국과의 무역마찰을 승리로 이끌고 다음 대선을 승리할 전략에 골몰할 것이다.

물론 북한과의 협상은 그에게 유리한 고지를 제공한다. 그렇지만 여론을 잠재울만한 확실한 비핵화조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제 가장 급해진 쪽은 문재인 정부와 김정은위원장이다.

한국경제는 돌파구가 필요하다. 그게 남북경협일 수 있다. 물론 북핵이슈가 우선이긴 하다.

문재인정부는 이제 북한과의 독자적 경협의 돌파구라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 특히 독자적 제재권한을 갖는 미국 재무부의 강경한 태도를 본다면 이도 간단치 않다.

지금까지 통일부는 매우 강경하게 유엔제제 조치를 준수해왔다. 일부에서는 답답하다는 민원이 적지 않다. 이제 통일부는 좀 더 적극적으로 유엔제재조치를 확인하고 제재해제전 가능한 교류를 정밀하게 진행해야한다. 역설적으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가장 먼저 필요한 조치다. 분명 일부에서는 미국의 답답함을 근거로 자주적 남북교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 한미동맹을 전제한 여론의 반대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명분에 휘말리지 않고 보다 정확하게 유엔제재를 준수하면서도 남북교류가 가능한 부분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이를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 김정은위원장은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는 명확하게 결단을 해야 한다. Give & Take는 정당한 요구지만 카운터 파트너인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을 여유 있게 활용할 수 있다.

굳이 무리해서 CVID없는 유엔제재 해제를 서두를 이유가 사실상 없어졌다.

물론 트럼프는 언제든지 위기상황을 맞을 수 있고 반전카드로 북핵이슈를 꺼내들 수 있다.

그렇지만 김정은위원장 역시 세계적으로 완고한 북한에 대한 불신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좀 더 명확한 비핵화의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할 필요가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도 좀 더 디테일에 강해져야한다. 그래야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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