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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경제둔화 조짐 속 올들어 네 번째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연준, 경제둔화 조짐 속 올들어 네 번째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8.12.20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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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전망 하향 조정 3.1%→3.0%, 내년 2.5%→2.3%
혼재된 메시지 속 미‐중 무역전쟁 휴전 이용해 정책 여력 확보?
한국은행, 내년 5월 기준금리 인상 강하게 받을 듯

미국경제 둔화 조짐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대에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12월1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올들어 3, 6, 9월에 이은 네 번째 인상이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로 상향 조정됐고, 지난 11월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던 한국은행과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연준은 이날까지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노동시장과 경제활동이 지속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하지만 11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는 전년 동월 대비 7.0% 하락해 2011년 5월 이후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연준 역시 향후 경제전망을 낮춰 잡았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상치를 종전 3.1%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예상치는 2.5%에서 2.3%로 낮췄으나, 2020년과 2021년의 경우 각각 2.0%와 1.8%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연준은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상횟수를 애초 3차례에서 2차례로 내려잡았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추가적인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했으나 과거에 없던 ‘다소’(some)라는 단어를 추가, 금리 인상 횟수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내비쳤다.

미국 상원 금융주거도시위원회에 나와 증언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위키피디아
미국 상원 금융주거도시위원회에 나와 증언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위키피디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은 현재 강한 성장과 실업률 감소를 예상하지만 그것이 실현되지 않으면 연준이 경로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 중립금리의 하단부(lower end)에 와 있다”다면서 “중립금리를 지나가는(중립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한 상황이 있을 수 있고, 또한 경제를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8일에도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에(just below)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의 이런 발언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로 작용해 왔다.

보유자산(밸런스시트) 축소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파월 의장은 “(보유자산 축소가) 부드럽게 진행돼왔고 목적에 기여하고 있다”며 “그것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는 2017년 10월부터 시작됐으며, 현재 매달 500억 달러의 자산을 축소하고 있다. 한때 4조5000억 달러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4조1400억 달러 수준이다.

미국경제의 둔화 조짐 속에서 연준이 모호한 메시지를 던지며 기준금리 인상을 강행하면서 내년 속도조절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미‐중 무역전쟁 휴전 기간 동안 향후 경기 둔화에 대비해 금리 인하를 위한 정책 여력 확보의 측면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보유자산 축소를 계속 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연준이 내년 6월과 12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한국은행 역시 연준과 기준금리 격차가 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 내년 4, 5월부터 강한 금리 인상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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