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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미국 주도 ‘화웨이와 전쟁’ 유럽으로 본격 확대
폴란드, 미국 주도 ‘화웨이와 전쟁’ 유럽으로 본격 확대
  • 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01.1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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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동유럽 담당 영업이사 폴란드서 간첩혐의로 체포
미군 영구주둔 요청한 폴란드, 나토 회원국 공동대응 촉구

미국 주도로 벌이고 있는 세계 제2의 휴대폰 제조판매업체이자 통신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전쟁이 유럽으로 확대됐다. 러시아의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군의 영구주둔을 요청했던 폴란드에 의해서다.

오하임 브루진스키 폴란드 내무장관은 1월12일 간첩 혐의로 화웨이 직원을 체포한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시장에서 화웨이를 배제할지에 대해 공동으로 입장을 정해야 한다”며 “나토에서 화웨이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5개의 눈’(FVEY)으로 통하는 ‘신호정보에 관한 공동협력조약(UKUSA) 가입국인 미국,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이외의 나라가 안보적 우려에서 화웨이에 대한 공등대응을 촉구한 것은 폴란드가 처음이다.

폴란드 방송들은 하루 전인 1월11일 수도 바르샤바에서 화웨이의 중·북부 유럽 담당 영업이사인 왕웨이징과 현지 통신사 오렌지 폴스카에서 근무하는 전직 정보기관 출신 폴란드인 1명을 간첩 혐의로 폴란드 정보기관이 지난 8일 체포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왕웨이징은 베이징외국어대에서 폴란드어를 전공하고 2011년 화웨이 입사 전에 2006년부터 폴란드 주재 외교 공관에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1월12일 “회사 평판에 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왕웨이징을 전격 해고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모든 화웨이 직원들이 주재국의 법률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은 화웨이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화웨이의 중북부 유럽 영업이사가 간첩 혐의로 폴란드에서 체포되면서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화웨이의 5G 사업 배제 등이 유럽 차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화웨이의 중북부 유럽 영업이사가 간첩 혐의로 폴란드에서 체포되면서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화웨이의 5G 사업 배제 등이
유럽 차원으로 본격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이 국가안보와 대이란 제재 위반을 이유로 화웨이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공격적 대응이 유럽으로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서막의 성격을 갖는다. 사건의 성격상 미국과 서방의 5G(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에 배제하려는 계획에 한층 더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5개의 눈 정보동맹 회원국들은 5G 구축 사업으로부터 화웨이 배제를 이미 결정했으며, 배제로 기운 영국과 캐나다는 물론 독일과 프랑스 등의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2000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유럽 연구·개발(R&D)센터를 개설하면서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한 이후 폴란드를 유럽 지역의 주요 거점으로 삼아 2008년 바르샤바에 유럽 23개국의 판매 업무를 총괄하는 화웨이 동·북부 유럽지사를 세웠다. 지난해 9월에는 현지 통신사인 오렌지 폴스카와 함께 폴란드 남서부에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을 건설했다. 화웨이의 2017년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지역 매출액은 242억달러(약 27조원)로 전체 매출의 27.1%나 된다.

화웨이에 대한 공동대응을 촉구한 폴란드의 안드레이 두다 대통령은 지난해 9월1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에서 폴란드에 미군의 영구주둔을 요청하며 주둔비용으로 20억달러 이상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러시아로부터 안보위협을 우려하는 폴란드는 2016년 1월에도 나토군의 폴란드 영구주둔을 요청했으나, 당시 미국과 독일은 “(러시아에 대한) 불필요하게 도발적인” 행위라는 이유로 강력히 거부했다.

폴란드는 1999년 헝가리, 체코와 함께 나토에 가입했으며, 이후 2010년까지 동유럽 10개국이 추가로 가입하며 나토의 동유럽 진출은 러시아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이후 러시아는 강도 높은 대응을 해왔다. 1990년 옛 소련 붕괴 당시 미국과 독일은 나토가 “단 1인치도” 동유럽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임을 러시아에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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