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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춘절 단배식 축사로 본 2019 중국의 고민
시진핑 춘절 단배식 축사로 본 2019 중국의 고민
  •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이사장,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국제관계전문위원
  • 승인 2019.03.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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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화사(新华社)는 지난 2월 3일 “중국 공산당(중공, 中共) 중앙위원회와 국무원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민대 회당에서 개최된 2019년 춘절(春节) 단배식에서 중공 총서기이자 국가주석이며 중앙군사위 주석인 시진핑(习近平) 의 연설이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제19차 당대회(2017년 10월 18~24일)를 통해 선출된 중공 중앙위원회 위원은 시진핑과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등 7명의 상무위원을 포함하여 모두 204명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중난하이(中南海) 집무실에서 방송 중계를 통해 발표한 시진핑 총서기의 2019년 신년사와는 달리, 이날 행사에는 중공 중앙위원회 위원들 외에도 국무원과 각계의 인사를 포함, 약 2천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 2018년과 2019년 시진핑 춘절 단배식 축사의 가지 강조점 비교

 

런민왕(人民网)은 2018년 2월 15일 시진핑 총서기가 “신 시대는 ‘분투(奋斗)’하는 자의 시대로, 단지 분투하는 인생이 비로소 행복한 인생을 얻을 있다,”라고 강조했다며, “인민들을 위해 춘절 단배식 축사에서 가지의 격언을 정리했으니 이를 함께 학습하자,”​1 라고 보도했다. 이를 압축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조국의 앞날은 반드시 해마다 좋아지도록 해야 한다. 2) 중국의 위대한 발전 성취는 중국인민이 손으로 창조한 것이고, 대대로 중국인이 분투하여 창조한 것이다. 3) 가족이 모이는 것은 가장 기쁘고 행복한 일이고, 단결은 가장 힘이 다. 4) 국가의 부강과 민족의 부흥은 결국 모든 가정의 행복을 실현하는 것이고, 매 가정이 화목해야 국가와 민족도 좋아질 있다. 5) 애국애족이 개인과 가정의 꿈을 실현하게 하고, 국가 민족의 꿈에 유입되게 한다. 6) 분투 자체가 행복이다. 분투는 고통이고, 장기적이며, 곡절이 많다. 7) 분투하는 사람은 정신이 가장 풍족하고, 행복을 가장 이해하며 누리는 사람이다. 8) 신시대는 분투하는 사람의 시대이다. 9) 개혁개방 40년으로 쫓아가는 시대에서 리드하는 시대로 위대한 도약을 실현했다. 10) 계속해서 개척 정신으로 위대한 사회혁명을 새롭게 전개하고, 위대한 자아혁명을 이루자.

 

올해 2월 3일 런민왕(人民网)은 “‘신시대학습공작실(新时代 学习工作室)’이 인민 여러분들을 위해서 정리한 시진핑 총서기의 단배식 발언 10대 격언을 모두 함께 학습하자,”​2 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신시대 사상을 선전하고 홍보하는 ‘신시대 학습공작실’이 선정한 가지 격언을 압축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지난 많은 역경을 넘으며 많이 힘들었지만 결실도 많았고, 대가를 지불했으나 수확도 많았다. 2) 당·국가·인민의 노력으로 많은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으니, ‘두 개의 100년’​3 투쟁 목표 실현을 위해 의기양양하게 가자! 3) 당과 국가 사업 발전의 모든 성과는 인민들 덕분이다. 인민들에게 철저히 의지하여 고난을 이기고 대업을 이루자! 4) 춘절은 새해를 맞는 아름다운 순간으로 새로운 동경을 준다. 5) 올해 건국 7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발전 기회와 새로운 위험에도 도전해야 한다. 6) 가족이 함께 음식을 먹고 섣달 그믐밤을 세우는 것은 천륜(天倫)의 즐거움이다. 7) 효도와 국가에 충성하는 것은 중화민족의 훌륭한 전통이고, 가정의 행복과 만족이 국가의 번영과 발전이다. 8) 중화민족을 위하여 애국심과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고취해야 한다. 9) 노인을 존경하고 정성껏 봉양해야 하며, 실버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10) 근면하고 용감한 중국인의 생활 전통은 위대한 조국을 더욱 원대(遠大)하게 것이다!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하는 2018년의 춘절 단배식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호기 있게 목표 달성을 위한 ‘분투(奋斗)’를 반복해서 강조했다. 그러나 건국 70주년을 맞이하는 2019 년의 춘절 단배식에서는 상대적으로 ‘애국심’과 ‘단결’을 반복해서 호소하고 있다. 이는 2018년 3월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의 후유증이 시진핑의 통치력에 상당한 충격을 가했고, 올해 국정운영에 있어서도 상당한 부담으로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 2019 춘절 단배식 발언에 담긴 시진핑의 국정 딜레마

 

앞에서 살펴보았지만, ‘신시대학습공작실’이 시진핑 총서기의 춘절 단배식 발언에서 중국 인민들에게 10대 의미를 강조한 것은 가지의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있다.

 

첫째, 외부 위기 극복을 위한 인민의 화합과 단결이 필요하 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둘째, 목표 달성을 위한 투쟁을 요구하기 위함이다. 셋째, 가정의 행복이 국가의 발전임을 강조하여 ‘애국심’과 ‘사회주의 사상’을 학습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넷째, ‘노인 공경’과 실버산업 육성으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총서기의 올해 국정 운영에는 외부와 내부의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고민들이 보인다. 첫째, 외부 위기는 올해에도 가중될 것이고, 이에 대한 내부 단결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 동안 함께 전진하며 수많은 장애와 험난한 과정을 넘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외부 위기는 올해도 상당한 고민을 중국 지도부에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외부 위기로는 위기의 가중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 확전 가능성 ▲일대일로 해외사업 부진과 좌초 가능성 ▲남지나해 해상 분쟁 ▲양안(兩岸) 갈등과 미·타이완 관계 강화 ▲북미관계 정상화와 북한의 친미노선 선택 가능성 ▲중·인도 영토분쟁 ▲중·일 조어도 분쟁 ▲베트남 아세안(ASEAN) 주요국가의 친미화(親美化) 등과 같은 묵직한 고민들이 존재한다.

 

둘째, 중국 내부의 잠재된 위기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측면으로 구분할 있다. 문제는 가지 측면의 잠재적 위기 수위가 상당히 높고, 심각할 경우 중공의 중국에 대한 통치 위기도 장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잠재되어 있는 중국 내부의 위기는 사회적 위기와 국내 정치적 위기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경제의 지속 성장 위기 문제가 우선은 가장 시급한 위기로 보인다.

 

심각한 중국의 국내 3대 잠재적 위기

 

번째로 경제위기의 문제는 심각해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대일로 해외 확장 정책의 부작용으로 내수 성장이 절실하지만 해법 찾기는 쉽지 않다. 경기 부양책으로 양적 완화, 각종 세금 감면, 국유기업 구조조정 연기, 부동산 투자 규제 완화 등의 정책들이 지방정부의 자율성에 의해 지역별로 실행되지만, 내수 진작 성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역전쟁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데,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지식재산권 문제와 보조금 지급 중단 등의 조건을 중국이 수용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정부 보조금으로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던 중국의 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중국제조 2025’에 대한 목표까지 수정해야 하고, 이는 지도부의 통치 정체성 문제까지 비약될 있다.

 

내우외환에 빠진 중국 경제의 성장 저하 문제는 ▲내수 촉진 정책의 성공 가능성 여부 ▲중앙정부·지방정부·국유기업· 민간기업·가계부문의 5대 부채 문제 ▲국유기업 구조조정 시기 문제 ▲내수 진작으로 부동산·주택시장 과열 재발 가능성 ▲각종 통계 버블 문제 등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지만, 어느 하나 단기간에 쉽게 해결되기도 어렵다. 게다가 이러한 문제들은 부정적인 측면에서 상호 복합적이고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할 있다는 점이 중공의 지도부를 긴장하게 것이다.

 

번째로 잠재된 사회적 측면의 위기도 중공과 중국 지도부에게 상당한 압박 요소로 작용될 전망이다. 2018년 1인당 GDP가 9,900불에 이르렀으니 올해는 1만 불을 초과할 것이다. ‘중진국 함정’에 진입하게 중국은 사회적 측면의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약 4억 명으로 추산되는 중국의 중산계층은 개인의 경제 소득 증가에 따라 자율성에 대한 요구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산계층의 확장과 지식인과 전문직을 포함하는 사무직 ‘화이트 칼라’ 인구의 증가는 당·국가 체제로 중공이 중국을 통치하는 과정에서 갈수록 가장 민감한 딜레마가 것이다. 통제에 익숙했던 중국의 인민들이 ‘자율성’을 강조하며 ‘시민사회’를 형성하게 된다면, 이는 중공에게 경제위기보다 심각한 체제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중공의 통치에 익숙하게 관리되던 민간 자본가 집단 역시 중공의 중국 통치력 약화 현상이 출현할 경우, ‘서구적’ 시장 자율화와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추구하려고 것이다. 19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2기 집권 이후 한동안 회자되었던 ‘국진민퇴(國進民退)’ 현상은 민간기업의 불안과 불만을 야기했다. 중산계층과 지식인 자본가 그룹의 ‘자율성’ 요구 현상을 억제해야 하는 중공 지도부의 고민은 중국의 발전규모 정비례하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악화되는 속도조절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다.

 

번째는 국내 정치적 측면의 위기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위기나 사회적 위기보다는 표면적으로 무난히 관리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상 가장 잠재적 위기이자 치명적인 위기이다. 국내 정치적 측면의 가장 위기는 분리독립 문제이고, 이는 ‘핵심이익’으로 구분하여 중공이 강력하게 관리하고 있다. 우선 신장위그루자치구(新疆维吾尔自 治区)와 티베트자치구(西藏自治区) 및 타이완(台湾) 지역의 3대 분리독립을 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외에도 네이멍구자치구(内蒙古自治区)와 광시좡족자치구(广西壮族 自治区) 등의 지역에서도 잠재적인 분리독립 움직임이 관리되고 있다.

 

장쩌민(江泽民) 전 총서기 이래 중국에 존재해 왔던 태자당과 공청단(共靑團) 및 상하이방의 중공 3대 내부 파벌 경쟁은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시자쥔(习家军)으로 불리는 시진핑 총서기 측근은 중공 중앙 상무위원회는 물론이고 중공과 중국의 핵심 요직을 장악했지만, 내우외환으로 야기될 있는 경제적 위기가 심각해지면 민생문제로 연계되는 사회적 위기로 인해 정치적 위기를 맞을 있다. 내부 단결을 통해 외부로부터의 압력과 위기에 대응하자는 암묵적인 3대 파벌의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잠재적인 정치적 위기로 남아있다.

 

사회적 문제이기도 노동계층의 노사분규 증가는 SNS의 발달과 정보 소통 확대를 통해 점차 지역별·산업별 노조 연맹 결성과 집단행동 등의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보인다. 중공과 중국은 이를 통제하기 위하여 언론통제, 인터넷 정보관리,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감시 시스템 구축 등을 활용한 요주의 인물 감시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빅브라더 사회’의 구축에는 한계가 있고, 경제발전에 따른 중진국 딜레마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중진국 함정 위기탈출은 도움을 친구가 필요

 

시진핑 총서기의 춘절 단배식 축사에서 2018년의 ‘분투’와 2019년의 ‘애국심’으로 대비되는 키워드의 미묘한 차이는 지난 개혁개방 40주년의 성공과 미중 무역전쟁의 후유 증이 반영되었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1,400여자에 불과한 시진핑 총서기의 춘절 단배식 축사로 올해 중국의 국정 방향을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국정운영의 고민을 엿볼 수는 있다.

 

내우외환의 위기 출구 전략은 매년 3월에 연례행사로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국정 운영 방침이 정해질 것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협상이 원만히 합의되었다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재발할 가능성이 항시 존재한다. 이에 따라 미중의 무역관계는 중국의 국정 운영 방침을 결정함에 있어서 직접적인 요소가 되었다.

 

중국은 1인당 GDP 1만 시대를 맞이했다. 2차 대전 이후 도시국가와 산유국을 제외하고 한국과 일본 타이완 지역이 탈출한 ‘중진국 함정’ 앞에 중국이 도달했다. 중국이 성장통과 중진국 함정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우선 긴밀히 협력할 경험 있는 파트너를 찾아야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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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习近平2018年春节团拜会讲话十大金句’”. 『人民网』2018.2.15. http://mini.eastday.com/mobile/180215183625550.html#

 

2) “习近平向全国人民拜年日子一定会越过越红火——2019年春节团拜会讲话中的十大金句’”. 『人民网』   2019.2.3.http://cpc.people.com.cn/xuexi/n1/2019/0203/c385474-30613794.html

 

3) 두 개의 100년: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2049년).

 

(출처 : 한글 KIEP 중국전문가포럼(CSF) , 2019.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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