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2-12 16:36 (목)
[커버]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의 궤도 수정은 필요한가?
[커버]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의 궤도 수정은 필요한가?
  • 박이택 본지 편집기획위원, 고려대 연구교수
  • 승인 2019.07.31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중 기술패권전쟁과 일본의 실리주의적 경제영토 확장에 대한 대응책 필요
한반도 신경제지도 완성 위해선 북핵문제, 미중기술패권전쟁 등 난제 해결돼야
신북방, 신남방정책 추진시 변화된 환경 고려한 실리주의적 접근 필요해

[커버스토리 -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경제정책은 성공하고 있나?]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평가 ③ - 신북방 신남방정책>

지난 2년의 성취 (1) :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라는 새로운 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의 90번째로 등장하지만, 이 구상은 신정부 들어서 새롭게 마련된 것은 아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에 집권 비전으로 제시한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품어온 비전이라 할 수 있다. 집권 후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구체화되어 갔지만, 구상의 핵심적인 틀은 변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한반도의 운명의 주인이 되어서 한반도와 동북아 공동번영의 새 역사를 써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신정부가 들어선 후 비전은 행동으로 이어졌고, 한국인들은 2017년 화염과 분노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2018년 대화와 평화의 시대로의 대전환을 경험하게 되었다. 물론 이 대전환이 순탄하게 완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예상할 수 있는 바이지만, 그렇다고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첫 발을 내디딘 것의 역사적 의미를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다.

한반도 평화 체계를 반석 위에 올려 놓기 위해서는 남한과 북한과 주변 4강 간의 대결과 불신의 역사를 청산하고 신뢰 형성과 공동 번영의 토대를 마련하여야 하는데, 처음 걸어가는 이 길이 어떤 여정을 거칠지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는 없다.

지난 2년의 성취 (2) :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형성이라는 비전

우리가 한반도의 운명의 주인이 되어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경제환경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지 못하도록 하였던 기존의 동북아의 지정학적 긴장과 경쟁 구도를 해소하고, 동북아에서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열리도록 우호적인 평화 협력적 환경을 조성하여야 하는데, 이 목적으로 구상된 것이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이다.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형성은 국정과제 98로 제시되어 있는데, 과제목표는 1) 동북아 지역 내 지정학적 긴장과 경쟁구도 속에서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생존 및 번영에 우호적인 평화ㆍ협력적 환경 조성을 추진하고, 2) 평화의 기반을 확대하는 ‘평화의 축’으로서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동북아를 넘어서는 남방ㆍ북방 지역을 ‘번영의 축’으로 삼는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 추진하는 것이다.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은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 마련된 정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통합되면서 이전보다 높은 정책적 우선 순위를 부여받았으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 2017년 6월 26일에는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설립되었고, 2018년 8월 28일에는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가 출범하였다.

한반도와 중국과 러시아 간의 국경은 사람과 상품과 자본과 정보의 이동을 어렵게 하는 장벽효과를 만들었는데, 신북방정책은 이 장벽효과를 제거하여 동북아의 통합의 효과를 높이면서 러시아를 디딤돌 삼아 유럽까지 통합의 지평을 연장하려는 대륙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남북러 3각 협력(나진-하산 물류사업, 철도, 전력망 등) 추진기반을 마련하고, 한-EAEU FTA 추진 및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참여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신남방정책은 ASEAN과 인도의 빠른 성장과 이 지역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세안, 인도와의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 강화하려는 해상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은 주변 4강 일변도의 대외관계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분산시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경제통합에 우리의 주도성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지난 2년 동안 일관되게 추진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교류체계의 기반을 형성하였다는 점에서 그 성취를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우리가 한반도의 운명의 주인이 되어서 한반도와 동북아 공동번영의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역량이 더 강화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는 선뜻 예라고 말하기 어렵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국면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2018년 2월에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한반도의 해빙 분위기는 4월 27일에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급진전하였다. 5월 26일에는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6월 12일에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제1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으며, 9월 18~19일에는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정상회담이 거듭되면서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은 완화되었고, 종전선언과 영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체제 형성의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결과는 처참하게 결렬로 마무리되었다.

우리는 성공보다 실패에서 더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결렬로 마무리되었는가? 북한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북한과 미국은 상당한 이견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이견은 실무협상의 과정에서 별로 좁혀지지 못하였고, 정상들이 합의하여야 할 문제로 남게 되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영변핵시설을 폐기하는 대가로 대북 제재의 일부 해제를 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의 일부 해제의 조건으로 영변핵시설의 폐기로는 부족하므로 플러스 알파를 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결렬을 택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결렬을 택한 것은 트럼프식 거래 기술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하고 있는 선택영역의 제약 때문인지를 우선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은 대북 제재의 해제 조건과 관련되어 있다.

현재 대북 제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미국의 독자 제재, 일본의 독자 제재, 한국의 독자 제재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풀어주기를 요구하는 제재는 미국의 독자 제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이므로 이에 대해서만 살펴보자.

미국의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는 2000년대 이전에 적성국, 태러지정국 및 비시장경제 등의 이유로 제정된 제재와 최근에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이유로 제정된 제재인데, 이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미국을 현실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매우 많으며 미국 의회가 요구하는 북한의 비핵화 수준은 매우 높으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의회에 미국의 독자 제재 해제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위협이 실제로 해결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만큼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는 1993년 1차 북핵 위기 때 처음 제정되었는데,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이 진행됨에 따라 특히 2016년 이후에 단계적으로 강화되었다. 이것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과 비상임이사국 10개국(현재는 독일, 벨기에, 폴란드,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페루, 도미니카 공화국, 적도 기니, 코트디부아르,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원의 찬성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을 순방하며 대북 제재 해제를 설득하고자 했을 때 알게 되었던 것처럼 유럽의 상당 국가들이 북한 비핵화가 이루어지기 이전까지 대북 제재를 고수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도 트럼프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이후의 사태 진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내년 대선에서 북한 비핵화를 자신의 통치 업적으로 세일즈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만, 북한의 부분적인 비핵화의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독자 제재 해제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해제를 추진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이 명확해지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난 후 우선 영변의 핵시설을 폐기하고, 미국 독자 제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남북경협을 강화하고, 남북경협 위에서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 제재의 해제를 추진하는 방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 제재 해제를 바로 빅딜하는 방안 등 여러 실현 가능한 방안들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방안들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에 대한 결정권은 현재 김정은 위원장이 쥐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결정이 이루어지기 이전까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시계는 더 이상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신남방정책은 ASEAN과 인도의 빠른 성장과 이 지역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세안, 인도와의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 강화하려는 해상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8년 11월14일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습. 사진=청와대
신남방정책은 ASEAN과 인도의 빠른 성장과 이 지역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세안, 인도와의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 강화하려는 해상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8년 11월14일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습. 사진=청와대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이 넘어야 할 난관 (1) : 미중 기술패권전쟁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현을 위한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형성뿐만 아니라, 미중 기술패권전쟁과 일본의 실리주의적 통상정책 속에서 한국의 통상안보 구축이라는 성격도 있는데, 현재는 전자 못지않게 후자도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미중 무역전쟁이 기술패권전쟁으로 심화하면서 한국은 외교 통상 측면에서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관세전쟁의 단계에 머물러 있을 때는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의 수출산업과 해외진출기업에 미칠 영향과 그에 대한 대응을 모색하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기술패권전쟁으로 심화하면서 한국은 미국 측에 설 것인지 중국 측에 설 것인지 선택의 압박을 받는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궁지로 몰아넣은 힘은 퀄컴의 통신용 반도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등 화웨이가 아직 대체할 수 없지만, 사업에 필수적인 첨단기술에서 미국 기업들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화웨이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ICT 기업들도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강국의 첨단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존속하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은 안보 측면에서 미국과 긴밀한 동맹체계를 유지하여야 하므로 미국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

한편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한국은 사드 사태 때 중국의 보복을 받은 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에 진출한 많은 한국의 기업들이 베트남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기는 했지만 한국의 수출 대상국에서 중국의 지위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

<그림 1> 한국의 수출 중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단위: %)

그림 1에서 보듯이 한국의 수출 중 중국으로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에 23.9%에서 2018년에는 26.8%로 증가하였다. 세계 전체의 수입 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7.9%에서 2018년 10.8%로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에 편향된 수출 구조가 전혀 개선되지 못한 것도 작용했다. 중국에 편향된 수출 구조는 한국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과 세계 전체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의 차이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 이 값은 2009년 16%에서 2018년 16.1%여서 별로 변하지 않았다. 중국에 편향된 수출 구조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체계에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 중견기업의 수출 중 중국의 비중은 비록 대기업보다 낮기는 하지만, 2018년에도 23.5%를 차지하고 있어 중소 중견기업의 수출도 중국에 편향되어 있다.

한국의 첨단기술의 비자립성, 중국 편향의 수출구조 등으로 인해 한국이 미국이나 중국의 어느 한쪽을 버리고 다른 쪽을 선택하는 행위는 한국경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데, 현재 미중 기술패권전쟁의 진행 상태로 보아 미국과 중국 양쪽으로부터 선택에 대한 압박은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이 넘어야 할 난관 (2) : 일본의 실리주의적 경제영토 확장

신남방정책의 중요성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데, 특히 3가지 점은 지적해 둘 만하다. 첫째, 1990년대 이후 ASEAN과 인도는, 중국보다는 못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의 하나였으며 앞으로는 중국보다 더 빨리 성장할 가능성도 있는 지역이므로 시장으로서의 매력도가 매우 커지고 있다. 둘째,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대안지로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한국과의 공급망 사슬이 강화되고 있어 공급망 리스크의 관리를 위해서도 긴밀한 외교 통상의 체계를 마련하여야 한다. 셋째는 ASEAN의 경우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하지만, 경제는 중국과 더 긴밀하게 통합되어 있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과 매우 유사한 처지이므로 미중 기술패권전쟁에서 공동대응을 모색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ASEAN 지역을 대상으로 일본의 실리주의적 경제영토 확장 정책이 크게 진전되면서 한국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화하고 있다. 이것을 바로 보여주는 것이 CPTPP의 출범이다. 오바마 정부는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하는 글로벌 공급망 체계에 내장된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적 소유권 보호, 글로벌 공급망 무역규정, 노동환경 규정 등에 대한 표준을 일반화할 메가 FTA를 추진하였는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한 메가 FTA가 TPP였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메가 FTA를 통한 해결이 아니라 관세전쟁을 통한 해결을 선택하면서, 당시 추진되고 있던 TPP에서 탈퇴하였다. 미국이 TPP에서 이탈하자 TPP가 무산될 것이라 예상되기도 했지만, 미국을 제외한 참가국들이 무역을 중시하는 성장체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을 제외한 11개국이 참가하는 CPTPP가 2018년 12월 30일에 출범하게 된 것이다.

CPTPP의 출범으로 한국은 일본보다 CPTPP 체결국과의 교역에서 더 나쁜 조건에 직면하게 되었다. 예컨대, 자동차의 경우 우리나라는 베트남에 수출할 때 70%의 관세를 무는데, 일본은 관세의 단계적 인하가 완료되는 10여 년 후에는 베트남에 무관세로 자동차를 수출하게 된다. 물론 CPTPP의 체결의 효과는 한국이 일본보다 관세에서 더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는 디지털 통상의 시대로의 대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통상 체계는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진행된 무역자동화 체계가 국제 무역구조에 미친 영향보다 훨씬 심대한 영향을 국제 무역구조에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CPTPP는 국경 간 데이터 이동에 관한 국제통상규범으로서 디지털 신무역규범을 만들고 있어서, 이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ASEAN 지역에서 벌어지는 한국과 일본 간의 경제영토 전쟁에서 한국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여전히 돌파구는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이지만, 실리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

글로벌 공급망은 199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전개되었지만, 그 이후만을 헤아려봐도 벌써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심화 발전되어 와서 쉽게 와해하리라 전망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과 기술패권전쟁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증대시킴으로써 한편으로는 자국 내에 공급망을 내재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몇 개의 메가 FTA 블록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분할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트럼프의 도발에 대응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은 에너지 자립과 큰 국내 시장, 기술의 선도성과 혁신능력 등을 배경으로 하여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하지만, 한국은 미국과는 달리 에너지의 비자급성, 작은 시장규모, 첨단기술의 완결성의 결여 등 때문에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할 수 없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유지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 우호적인 메가 FTA에 참가하는 것이 필요한데 CPTPP에 대한 참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조치를 강화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에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위치 지운 측면이 강했지만, 현재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시계는 멈추었으며 미중 기술패권전쟁에 의한 공급망 리스크가 증대하고 일본의 실리주의적 경제영토 확장이 진행되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미중 기술패권전쟁이 한국경제에 초래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고 한국경제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강화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괄호 속에 넣어 두고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을 실리주의적으로 강화하여 추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주변 4강 일변도의 대외관계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분산시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경제통합에 우리의 주도성을 강화하게 되어 미래에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보다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