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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내 남한 시설에 대한 철거 협의 문제와 한국의 대북정책 방향
금강산 내 남한 시설에 대한 철거 협의 문제와 한국의 대북정책 방향
  •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 승인 2019.10.2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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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21] [정성장 본부장] 김정은이 최근 금강산 현지지도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금강산 내 기존 남한 시설을 이용한 금강산관광 재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다.

25일 북한이 통일부 앞으로 금강산관광 시설 철거 문제를 ‘문서교환방식’으로 논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낸 것은 철거 이외의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제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경직된 태도이다.

관광이 대북 제재의 대상은 아니지만 북한에 ‘대량 현금(bulk cash)’이 들어가는 것을 우려해 미국과 국제사회에서는 그동안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므로 한국정부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보장을 조건으로 금강산에 대한 ‘소규모 관광’부터 먼저 허용함으로써 북한에는 금강산관광 재개 의지를 보여주고 국제사회에는 관광으로 북한에 ‘대량 현금’이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 기회를 놓치고 지금 와서 김정은이 금강산의 남한 시설을 철거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갑자기 관광을 승인한다면 북한의 압박에 굴복하는 인상을 대내외에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5.24 조치 해제 등 남북교류를 제한하는 조치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통해 문제 해결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정은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지금의 남한 시설들을 철거하고 새로운 시설이 들어선 후 남한 관광객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정부로서는 당연히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우리 국민의 금강산관광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언제까지나 북한에게 남한 시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그리고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은 11년 이상 사용하지 않아 이미 상당히 노후화되었고 북한 스스로도 더 나은 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이산가족면회소를 제외한 금강산 내 남한 시설의 철거에 협조하면서 우리 국민에 대한 신변안전보장을 조건으로 개성과 백두산 등 금강산 이외의 다른 지역에 대한 제한적 관광 허용 문제를 협의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금강산에 투자한 현대아산을 일정하게 배려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의 관광 대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용될 것이라는 과거 정권의 주장은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것이었다. 북한이 남한과의 관광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보다는 북한이 무기수출과 북중경협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이 훨씬 더 컸다. 그리고 북한은 무기수출로 벌어들인 수입을 주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현재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갑자기 관광을 전면적으로 허용한다면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정부는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보다 훨씬 적은 ‘소규모 관광’과 민간교류를 허용하는 것으로 남북교류를 복원하면서 국제사회에는 관광 재개로 북한에 ‘대량 현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코노미21]

출처=세종논평 No.2019-27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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