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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요? ‘알리사, 리턴 투 원더랜드’!
여기 어때요? ‘알리사, 리턴 투 원더랜드’!
  • 제주/조준상 선임기자
  • 승인 2019.11.04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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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발, 눈과 귀, 온 몸으로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환상적인 쌍방향 피지털(피지컬+디지털) 아트 쇼
제주 애월 SM디지털아트뮤지엄서 11월4일부터 전시

[이코노미21 조준상 선임기자] 전시 주최자들의 자신감이 상당하다.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를 찾는 부모들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유명한 대화를 인용해 자신 있게 권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직 미정이신가요? 그럼 ‘알리사, 리턴 투 원더랜드’로 결정하세요”라고 말이다. 앨리스와 체서 고양이가 나눈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깊은가에 달려있다”가 대화가 이렇게 탈바꿈한다.

지난해 중국 심천에서 첫 선을 보이며 수십 만명의 아이들과 부모들, 연인들의 몸과 마음을 사로잡았던, 양방향 피지컬 아트 쇼인 ‘알리사 리턴 투 원더랜드’가 11월4일 제주도에서 첫 선을 보였다. 2020년 ‘한러 상호교류의 해’를 앞두고 인터랙션(상호) 디자인 스튜디오인 러시아 업체 헬로 컴퓨터와 한국의 시타델코프(대표 김영진)가 손을 잡았다. 디지털 격차 완화에 기여한다는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헬로 컴퓨터는 정식 개막 전인 11월3일 제조보육원의 아이들 20명을 초청해 미리 시연하는 행사도 열었다. 11월4일 오전에는 시타델 쪽에서 한라유치원생 80명을 초청해 시연하기도 했다.

쌍방향 피지털 아트 쇼 '알리사, 리턴 투 원더랜드' 포스터. 사진=시타델코프
쌍방향 피지털 아트 쇼 '알리사, 리턴 투 원더랜드' 포스터. 사진=시타델코프

‘알리사. 리턴 투 원더랜드’는 빛에 센서를 탑재하는 러시아의 첨단 항공우주기술을 응용해 디지털과 예술에 접목해 탄생시킨 피지털 아트 쇼다. 양방향 피지털 아트라니 용어 자체가 낯설다. 양방향은 알겠는데 ‘피지털(phygital)’이라니 아리송하다. 물리적, 신체적을 뜻하는 ‘피지컬’(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의 합성이다. 가상의 공간에서 아이들이 눈과 귀, 손과 발 등 온 몸을 이용해 벽에 비치는 알리사, 체서 고양이, 꽃과 나쁜 여왕의 심복 재버위키, 식물, 고슴도치 등과 상호작용하며 재미를 만끽한다. 한 마디로, 온 몸으로 상호작용하며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알리사는 앨리스의 러시아식 발음이다.

예를 들어 벽에 비치는 이상한 나라의 꽃밭은 생기를 잃고 칙칙하고 온통 회색과 검은 색이 전부다. 나쁜 여왕이 색깔을 훔쳐갔기 때문이다. 색을 되찾기 위해 아이들은 커다란 연필로 벽에 마구 책실을 한다. 그러면 시들한 꽃들은 활짝 피어나고 밝고 화사한 꽃밭으로 거듭난다. 아이들의 색칠 동작과 동시에 벽에 비친 화면의 꽃밭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체험해 보면 신기하고 놀랍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라는 궁금증은 빛에 센서 기능을 탑재했다는 설명에서 풀린다. 빛에 탑재된 센서들이 아이들의 행동을 감지하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동영상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벽에 비친 꽃망울 화면에 손을 대고 위로 손바닥을 펴면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하면 꽃가루가 하늘로 퍼져간다.

군대를 이끌고 나타난 나쁜 여왕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아이들과 부모가 고슴도치 인형을 벽을 향해 힘차게 던지면 나쁜 여왕의 군대는 산산이 흩어지는 장면이 화면 위에 가득하다. 온 몸으로 느끼는 통쾌함이 짜릿하다. 숲속 동물들을 살아난 숲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아이들은 직접 그림을 색칠하고 마법의 전송기계 위에 놓으면 벽 속의 숲 속으로 동물들이 들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센서와 스캔 기능을 통합해 구현한 것이다. 트램펄린 위에서 아이들이 껑충껑충 화면 위의 동물과 식물이 함께 커지기도 한다.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이코노미21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이코노미21

전시는 모두 환상적이고 흥미로운 12가지 테마의 스토리로 펼쳐진다. 쿠키를 먹고 몸을 작게 해 원더랜드로 들어가는 입장에서부터 나쁜 여왕의 괴롭힘으로 인해 흘리는 눈물로 시든 이상한 나라를 뜻하는 ‘슬픈 눈물(sad rain)’, 큰 색연필로 생기를 불어넣는 ‘디지털 화가(digital painter)’, 버튼 위를 뛰면서 알리사를 구출하는 ‘앨리스 댄스’, 고슴도치를 던지며 나쁜 여왕과 싸우는 ‘볼 스트라이크’, 그림을 그려 동식물을 이상한 나라로 돌려보내는 ‘생생 그리기’(live drawings) 등에 이어 알리사와 함께 사진을 찍는 퇴장까지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누구나 한 번쯤 어렸을 때 동화책은 물론, 청순한 주디 갤런드 주연의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흰 토끼를 쫓다가 이상한 굴 속으로 떨어진 앨리스의 모험과 용기에 한껏 고무됐던 기억이 아련하다. 매우 불안정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이건 안 돼 하지마’보다 부닥치며 겪는 용기가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하다. 피지털로 체험하며 비명과 환호를 지르는 아이들은 다가오는 세계와 마주하며 친구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기후변화의 위중함을 호소하는 스웨덴의 십대 소녀 그레타 툰베르크의 모험과 용기처럼. 피지털 아트의 앨리스가, 앨리스와 상호작용하는 아이들이 말한다. “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은 ‘행복’으로 할래 라고 말이다. [이코노미21]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이코노미21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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