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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전략, 일대일로 그리고 신남방정책①
인도-태평양전략, 일대일로 그리고 신남방정책①
  • 윤종인 편집기획위원, 백석대 교수
  • 승인 2020.01.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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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전략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해 미국, 일본, 인도 등이 추구하는 전략
동남아 국가들 인도-태평양전략 구체적 실행계획 없다고 불만

<특집2 - 한반도 신경제질서 - 인도∙태평양전략>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기사량이 너무 많아 한번에 읽기에 부담된다는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두 번에 걸쳐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이코노미21 윤종인 편집기획위원] 미북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미중 무역전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생각지도 못했던 한일 갈등까지 겹쳐서 2019년에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경제성장률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어디에서부터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난감할 뿐이다. 이런 때일수록 임박한 현안에만 급급하여 부랴부랴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고 차분하게 장기적인 대책을 모색하는 것이 좋겠다.

 

통상정책도 마찬가지이다. 무언가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듯한데, 도대체 배후에는 어떤 움직임이 있는 것일까? 최근 미국, 일본,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4개국이 주도하고 아세안 국가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인도-태평양전략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하나의 흐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략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하면서 속도를 더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는 인도-태평양전략에 호응하는 듯한 신남방정책을 제시하였다. 인도-태평양전략이라는 문제를 통해 통상정책의 그림에서 조그마한 조각을 맞추어 보려고 한다.

 

배경 - 중국의 부상과 인도-태평양지역의 성장

 

언젠가 것이 왔다는 느낌을 지울 없는데, 최근 국제 정치 경제 상황이 복잡해진 것은 아무래도 중국의 부상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경제력 증대는 이상 과소평가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금년 들어 6% 초반까지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률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GDP 세계 GDP 17%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중국이 주변 지역으로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였던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2013 추진하기 시작한 일대일로(BRI: Belt and Road Initiative) 2014 출범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전환점이 되었다. 이제 많은 나라들은 중국이 경제분야를 넘어 주변 지역으로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남중국해 분쟁은 서사군도와 남사군도를 둘러싸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데, 과정에서 중국은 경제적 압박을 주요 수단으로 동원한 있다. 중국은 정치적, 군사적 목적을 위해 경제력을 활용한다. 그러므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 확대의 전주곡으로 받아들인다. 인도의 우려는 훨씬 강하다. 인도인들은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가 인도를 포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도-태평양전략은 미국 단독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의 부상이 아니더라도 지역의 경제적인 중요성은 엄청나다. <그림 1>에는 주요국의 명목 GDP 추이가 제시되어 있는데, 현재 세계 경제의 양상을 눈에 있다.

 

우선 미국의 GDP 금융위기 주춤했지만 최근까지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EU 2003 미국을 추월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가입국 증가 등에 따른 효과에 불과하다. 오히려 2008 이후에는 EU 성장률이 현저하게 둔화되었는데 현재 EU GDP 미국의 GDP보다 적을 뿐만 아니라 향후 성장을 낙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의 GDP 정체되어 왔다. 반면에 2000 이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나라는 단연코 중국, 인도, 아세안(ASEAN) 국가이다. 중국의 성장세는 매우 가파른데, 중국의 명목 GDP 2000년에 비해 2018 11.2배나 커졌다. 또한 인도의 명목 GDP 같은 기간 동안 5.8, 아세안의 명목 GDP 4.8 증가하였다. 그러므로 2000 이후 세계경제성장을 주도한 나라는 중국, 인도, 아세안 그리고 미국이다. 미국의 명목 GDP 같은 기간 동안 2 증가하였다.

 

앞으로도 세계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 인도, 아세안이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한국, 대만, 일본까지를 포함한다면 인도-태평양지역의 경제적 중요성은 어느 지역보다 것이다. 게다가 지역의 중요성은 해상운송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세계 해상운송의 60%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세계 LNG 교역의 40% 인도양과 태평양을 지난다고 한다. 이즈음 되면 중국이 해상 실크로드를 중시하는 이유 그리고 미국, 일본, 인도가 인도-태평양전략을 추구하는 이유를 쉽게 있다. 사실 지도를 보고 있노라면 싱가폴 근방의 말라카 해협은 수에즈 운하만큼이나 중요한 지역이다.

 

인도-태평양전략은 세계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여 미국, 일본, 인도 등이 추구하는 전략이라고 보면 된다. 전략의 공식화는 비교적 최근에 이루어졌는데, 이를 촉발시킨 것은 아무래도 중국의 일대일로였다.

 

<그림 1> 주요국의 GDP 추이

주) 출처 : World Bank, 단위 : 10억 달러. 달러화로 계산된 경상GDP임.
주) 출처 : World Bank, 단위 : 10억 달러. 달러화로 계산된 경상GDP임.

 

순탄치 않은 일대일로

 

일대일로는 시진핑이 국가주석에 취임한 해에 천명한 것으로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의 건설로 요약할 있다. 쉽게 말하면 일대일로란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가 지나는 광대한 지역에 철도, 고속도로, 항만, 에너지 파이프라인 인프라를 건설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이다.

 

현재까지 60 나라가 참여하고 있으며 지역의 인구를 모두 합치면 세계 인구의 2/3 된다. 그런데 지역 국가들은 심각한 인프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추정에 따르면 국가들의 경우 인프라 건설투자에 필요한 자금이 매년 8천억 달러 가량 부족하다고 한다. 이에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해당국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왔다.

 

일대일로 최대 프로젝트인 중국-파키스탄 회랑은 최대 680 달러가 소요되는 사업으로 중국과 파키스탄의 그와다르(Gwadar) 항을 연결하는 여러 프로젝트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포함하여 현재까지 중국은 2천억 달러 정도의 자금을 지출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분석에 따르면 2027년까지 1.2~1.3 달러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도-태평양전략을 위해 미국과 일본이 계획하고 있는 자금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일대일로는 순탄치 못한 길을 걷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해당국의 채무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리랑카의 경우 2018년에만 130 달러의 국가채무가 발생했는데 스리랑카의 연간 세입은 140 달러에 불과하다고 한다. 또한 현재까지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 파키스탄은 2018년에 국가채무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파키스탄은 위기를 넘기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IMF, 중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긴급 차입할 수밖에 없었다. 아세안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의 경우 2016년까지 국가채무가 60% 이상 증가했으며, 라오스와 말레이시아의 해외채무는 국민총소득 대비 93.1% 69.6% 된다고 한다. 이를 우려하여 사업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220 달러가 투입되는 동부해안철도(ECRL·East Coast Rail Link) 사업을 취소한 있다.

 

결국 중국은 참여국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도 다시 중국-파키스탄 회랑 건설사업에 나서기로 했으며, 말레이시아도 동부해안철도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탈리아와 스위스가 일대일로에 협조하기로 하면서 미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금년 들어 일대일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것은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다.

 

남중국해 분쟁은 서사군도와 남사군도를 둘러싸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은 경제적 압박을 주요 수단으로 동원한 바 있다. 즉 중국은 정치적, 군사적 목적을 위해 경제력을 활용한다. 중국 항공모함 산둥호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남중국해 분쟁은 서사군도와 남사군도를 둘러싸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은 경제적 압박을 주요 수단으로 동원한 바 있다. 즉 중국은 정치적, 군사적 목적을 위해 경제력을 활용한다. 중국 항공모함 산둥호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의 경제성은 근본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세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다. 일대일로의 운송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세계 실질소득은 0.7~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리스크가 많음을 지적하고 있다. 주요 리스크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서 참여국들이 채무위기에 빠질 리스크, 둘째 이익보다 비용이 리스크, 셋째 참여국의 취약한 펀더멘탈, 거버넌스 부족, 국경 통과 지연, 무역 규제 등으로 인해 인프라의 활용이 저조하고 수익성이 떨어질 리스크, 넷째 사업의 투명성과 개방성 부족, 환경 파괴, 사회적 긴장 격화 등의 리스크가 있다.

 

실제로 아세안 나라들의 언론 보도를 보면 참여국 국민들의 불안을 느낄 있다. 중국이 자금을 빌려주니까 인프라를 건설하지만 경제성이 없으면 국가채무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투명성 부족도 참여국 국민들의 불만을 초래하고 있다. 입찰과정이 투명하지 않아서 사업비용이 부풀려지기도 하고, 입찰결과를 보면 대부분 중국 기업이 독식한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은 해외 인프라 건설에 자국민을 노동자로 동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현지 주민들에게는 불만이다. 그야말로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 사업일 뿐이라는 것이다.

 

지역 국가들의 인프라 수요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호응받을 만하다. 하지만 채무위기로 이어질 만큼 경제성이 낮은 프로젝트라면, 과다한 인프라 건설의 배후에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는 것은 아닐까? 게다가 투명성 부족은 그러한 의심을 초래하기에 충분하다. 지역 국가들은 일대일로에 대해 우려하고 대안으로 인도-태평양전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일본에 의한 시동

 

인도-태평양전략은 2007 일본의 아베 수상에 의해 처음 제시되었다. 당시 연설에서 이른 바다의 합류(confluence of the two seas)’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인도양과 태평양을 아우르는 국제협력의 추구를 선언한 것이다. 당시 그는 해상의 안전보장을 특별히 언급하였다.

 

2012년에 아베가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전략이 재가동되었고 때부터 인도와의 협력도 구체화되기 시작하였다. 인도와 일본은 군사장비, 기술이전, 정보보호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였고, 인도의 초청으로 일본은 미국-인도 연합훈련에 참여하게 된다. 2014년에는 모디 총리가 취임하면서 인도의 인도-태평양전략은 속도를 내게 된다.

 

일본의 인도-태평양전략에서 2016년은 중요한 해이다.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열린 6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 참석한 아베 수상이 아프리카와의 협력방안을 제시하였는데, 아프리카 동부 해안의 인프라 건설에 300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회의는 금년 8 7차로 일본에서 개최되었는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6년보다 10 많은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이로써 일본은 인도와의 파트너쉽을 확고히 하고 아프리카까지 이르는 구상을 궤도에 올려놓은 것이다. 일본의 인도-태평양전략은 꾸준히 움직이고 있다.

 

인도가 참여하지 않았다면 전략은 시작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인도가 전략에의 참여를 공식화한 시점은 일대일로의 발표와 비슷하다. 중국은 해상 실크로드를 구축하기 위해 인도양 여러 나라의 항구에 거점을 확보하였다. 예를 들면 파키스탄, 미얀마, 몰디브, 스리랑카, 아프리카 동부 해안 국가 등의 항구 개발권 사용권을 확보한 것이다. 나라들은 한결같이 인도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 중국이 이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군사적 용도는 아니라고 주장하겠지만 이미 미얀마의 코코 섬에는 중국이 해군기지를 짓고 있다. 인도도 이에 대항하여 안다만-니코바르제도에 해군기지를 추가 건설하여 맞대응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게는 안보가 가장 관심사인 듯하다. 시드니 대학교 미국연구센터가 금년 8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Indo-Pacific Strategy)』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보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신을 읽을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소프트파워를 중시함으로써 국방비 지출을 줄이고 재정적자를 감축하려고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하드웨어인 국방비 지출만 늘였을 안보 공백은 오히려 커졌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일본, 한국,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과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인도-태평양전략을 주도하는 나라는 미국, 일본,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4개국이다. 미국은 2017년부터 참여했다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전략을 만들어 왔던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아세안에 대해 강한 신뢰를 갖고 있는데, 아세안 국가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면 인도-태평양전략은 실질적인 힘을 갖게 것이다. [이코노미21]

 

다음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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