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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2단계 더욱 험난할 것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2단계 더욱 험난할 것
  • 신성은 선임기자
  • 승인 2020.01.16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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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향후 2년간 미국산 제품 2천억달러어치 추가 구매
미국, 추가 관세부과 유보 및 1억2000억달러 중국산 제품 관세 15%→7.5%

[이코노미21 신성은 선임기자] 미국과 중국이 미중무역전쟁 18개월만인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지난해 12월 13일 미중이 공식 합의를 발표한 후 약 한 달여만에 최종 서명을 한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중국 무역협상 대표 류허(劉鶴) 부총리는 이날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이날 합의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었다는 평가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이라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합의는 악화일로를 겪던 미중무역전쟁에서 추가적인 확산을 막는 일종의 휴전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미중은 지난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첫 관세부과를 시작으로 보복관세, 추가 관세부과 등으로 상호 맞대응해 왔다. 미중무역전쟁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을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모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확전을 하기에 양국 모두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번 합의문은 지적재산권, 기술이전, 농산물, 금융서비스, 거시정책 및 외환투명성, 교역확대, 이행 강제 메커니즘 등 8장 96쪽으로 구성돼 있다. 무역전쟁에서의 주요 쟁점을 망라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합의의 골자는 중국이 농산물을 포함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이에 상응해 대중 추가 관세부과를 철회하며 기존 관세 중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이 제기해온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 환율 조작 금지 등에 대한 중국의 약속이 포함돼 있다.

합의문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2년간 농산물, 공산품, 에너지 등 분야의 미국산 제품을 2천억달러 규모로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추가 구매 규모는 1차년도 767억달러, 2차년도 1천233억달러이다. 특히 미국의 농산물에 대해 중국은 1차년도 125억달러, 2차년도 195억달러 어치를 추가 구매한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부과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천6000억달러에 대한 관세를 추가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1억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15% 관세를 7.5%로 인하하기로 했다. 다만 25% 관세가 부과되던 2천5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선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이 강하게 요구해온 미국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기업 비밀 절취에 대한 처벌 강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중국 금융시장 개방 확대,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중단 등을 약속했다.

중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중단을 약속함에 따라 미국은 이틀 전이 지난 13일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하고 관찰대상국으로 재분류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문에는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시정을 위한 법률개정 내용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문에는 분쟁 해결 절차가 포함됐는데 만약 합의 위반이라 판단될 경우 양국은 실무급,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되 이를 통해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다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비례적인 시정조치’ 권한을 규정했다.

이 조항은 이번 합의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보류하거나 기존 관세를 완화했음에도 합의 위반이 있을 경우 다시 추가 관세를 부과하거나 완화된 관세를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조항은 미국이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조항이 향후 미중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중국이 미국에 약속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등이 폭넓게 정의되었을뿐 아니라 중국 금융시장 개방 확대의 경우 어느정도가 확대인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합의 위반으로 관세 재부과가 선의로 이뤄지는 경우 중국이 보복하지 않는다고 규정했으나 ‘선의(good faith)’를 어떻게 판단할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번 1단계 무역합의에도 전문가들은 2단계 무역합의가 더욱 험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코노미21]

트럼프 미 대통령과 중국 무역협상 대표 류허(劉鶴) 부총리가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트럼프 미 대통령과 중국 무역협상 대표 류허(劉鶴) 부총리가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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