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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긴급 유동성 지원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연준 긴급 유동성 지원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03.24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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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21 양영빈] 중소형 은행들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이후 취약한 미국 은행들은 뱅크런의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갑자기 안 좋은 소식이 들리면 SNS의 가공할 만한 영향력 때문에 과거와 달리 은행 앞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뱅크런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빛의 속도로 뱅크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은행이 딱 들어맞는 사례다. 업무 시간이 종료된 후에 은행 폐쇄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업무 시간 종료 전에 은행 폐쇄가 결정될 정도로 뱅크런의 속도가 이제는 광속이 됐다. 뱅크런(Bank Run)이 아니라 뱅크탭(Bank Tap)이 어울릴 것 같다.

연준의 유동성 지원과 연준 대차대조표 상세 항목

은행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준은 유동성을 지원하는데 이는 연준의 대차대조표에 고스란히 흔적을 남긴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상세 항목은 일주일에 한번씩 수요일 기준의 자료를 발표한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항목을 주의 깊게 보면 유동성 지원의 구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자료는 H.4.1(https://www.federalreserve.gov/releases/h41/)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연준의 유동성 지원은 대차대조표의 자산에서는 대출(Loans)이라는 항목에 나타난다. 대출 항목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Loans(대출)의 구성

재할인 창구(Primary Credit, 예전의 Discount Window: DW)

BTFP: 최근 신설된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기타 유동성 지원: 브리지 뱅크 설립을 위한 자금 대출

둘째, 연준은 레포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데 이것은 자산에서 레포계약(Repurchase Agreements)로 나타낸다.

레포계약(Repurchase Agreements)

해외(Foreign Officials): 해외 중앙은행 대상 레포(FIMA로 추정)

기타(Others): 국내 금융기관을 위한 레포

셋째, 연준은 주요 국가 중앙은행 사이에 상설 달러유동성스왑을 통해 달러를 공급할 수 있으며 중앙은행 유동성스왑(Central bank liquidity swap)이라고 부른다. 중앙은행 유동성스왑(Central bank liquidity swap)은 캐나다, 영국, 스위스, 일본, ECB 중앙은행에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는 기구이며 이 다섯 나라 중앙은행의 유동성 스왑은 상설기구다.

지난 2주간 연준의 전체 유동성 공급 현황

대출(Loans), 레포계약, 중앙은행 유동성 스왑을 모두 합한 전체 유동성 공급 현황은 다음과 같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1Iku)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1Iku)

2008년 11월 9660억, 2020년 6월 7600억달러에 이어 현재는 4150억달러 규모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전체 유동성 공급 현황은 3월15일에는 3190억달러였고 3월22일 기준으로는 4150억달러다. 지난 주 보다 960억달러 증가한 상태다.

전체 유동서 공급을 각 세부 항목으로 나누어 보면 누가 얼마나 연준의 유동성 공급을 받았는가를 알 수 있다.  

첫째, 대출의 세부항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출처=연준(H.4.1. https://www.federalreserve.gov/releases/h41/ 단위: 10억달러)
출처=연준(H.4.1. https://www.federalreserve.gov/releases/h41/ 단위: 10억달러)

재할인창구 이용액은 426억달러 감소, 브리지뱅크론은 370억달러 증가, BTFP는 417억달러 증가해 대출(Loans)은 전부 360억달러가 증가했다.

둘째, 레포계약의 세부항목은 다음과 같다.

출처=연준(H.4.1. https://www.federalreserve.gov/releases/h41/, 단위: 10억달러)
출처=연준(H.4.1. https://www.federalreserve.gov/releases/h41/, 단위: 10억달러)

레포계약에서 특이할만한 것은 기타로 분류된 미국내 금융기관들은 레포를 통한 달러 조달을 하지 않았고 외국(Foreign officials)으로 분류된 주로 해외 중앙은행들이 600억달러의 달러 유동성 조달을 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연준은 달러 유동성 공급 장치로 국내 금융기관을 위해서는 상설 레포기구(Standing Repo Facility, SRF)를 해외 중앙은행을 위해서는 상설 외국통화당국레포기구(Standing Foreign and International Monetary Authorities Repo Facility: FIMA Repo)를 가지고 있다. 이번 레포계약 전체 600억달러가 외국으로 분류된 것은 이것이 FIMA Repo 기구를 통해 해외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FIMA Repo는 스위스, 영국, 캐나다, 일본, ECB 중앙은행처럼 연준과 상시적으로 달러 유동성 스왑을 할 수 없는 기타 중앙은행이 부족한 달러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기구이다. 따라서 외국이번에 600억달러가 레포계약을 통해서 공급됐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의 달러 유동성 수요가 높음을 의미한다.

셋째, 상설 중앙은행 유동성 스왑은 이번주부터 사용빈도가 1주일 기준에서 1일 기준으로 변경됐다. 다음 표는 3월1일부터 3월23일까지 체결된 중앙은행 유동성 스왑 현황이다. 전에는 매주 목요일에만 거래가 됐는데 이제는 화요일, 수요일에도 3월21일~22일에도 거래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연준(https://www.newyorkfed.org/markets/desk-operations/central-bank-liquidity-swap-operations)
출처=연준(https://www.newyorkfed.org/markets/desk-operations/central-bank-liquidity-swap-operations)

이번 중앙은행 달러 유동성 스왑 거래의 특징은 금액이 매우 작다는 것이다. 스위스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이 사용했으며 크레딧스위스 은행위기를 겪고 있는 스위스 중앙은행의 달러 스왑 규모는 1억달러 정도에 그치고 있다. UBS가 크레딧스위스 은행을 인수하면서 별도로 달러 유동성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 위기와 달러 유동성

대출(BTFP, 재할인창구, 브리지뱅크론의 합)은 3540억달러로 지난 주에 비해 360억달러 증가하는데 그쳐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지만 유동성 위기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또한 해외 중앙은행 달러 유동성 스왑은 6억달러 증가하는데 그쳐 적어도 유럽과 스위스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크레딧 스위스 은행의 문제는 지불상환능력(Solvency)에 있었던 것이지 유동성(Liquidity)에 있었던 것은 아님을 추측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레포계약에서 해외부문은 FIMA Repo Facility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 이 추측이 맞다면 연준이 FIMA Repo Facility를 상설기구로 만든 2021년 7월 28일 이래 처음으로 이 기구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해외부문 레포 사용 금액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series/H41RESPPALGTRFNWW#)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series/H41RESPPALGTRFNWW#)

해외부문 레포 사용금액의 급증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첫째, 나쁜 소식은 해외에서의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둘째, 좋은 소식은 FIMA Repo Facility(현재로서는 추정임)를 사용한 전례가 생겼고, 따라서 상설 중앙은행 달러 유동성 스왑에 들어있지 않는 우리나라 같은 나라들이 비상시 달러 유동성이 필요할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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