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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와처]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 4.0%, 근원CPI 5.3% 상승
[연준와처]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 4.0%, 근원CPI 5.3% 상승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06.14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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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CPI 전월대비 0.4%, 전년대비 5.3% 상승
6월 FOMC 금리동결, 7월에 25bps 인상 예상
7월 CPI 상당 폭 하락할 것…근원CPI 하락 추세 확신 못해

[이코노미21 양영빈] 매달 10일 전후로 미국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은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이번에는 6월 13일(현지시간)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했다.

5월 CPI는 전월대비 0.1%, 전년대비 4.0% 상승해 시장의 예상과 잘 부합했다. CPI에서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대비 0.4%, 전년대비 5.3% 상승했다.

CPI 통계의 문제점

주식을 해본 사람이라면 가장 많이 봤을 지표 중의 하나가 이동평균이다. 20일 이동평균을 예를 들면 20일간의 주가의 합을 20으로 나눈 값이다. 하루가 지나면 21일 전의 주가를 빼고 당일의 주가를 더한 후 20으로 나누게 된다. 20일 이동평균에서는 현재까지 20일간의 주가의 합을 20으로 나눈 값이므로 20일간에 있었던 매일의 주가가 모두 동일한 가중치(1/20)을 가지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20일 이동평균의 문제점은 과거 주가와 현재 주가에 모두 동일한 가중치를 준다는 것이다. 만약 어떤 투자자가 100일 이동평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그는 과거 90~100일 이전의 주가와 최근 10일간의 주가의 흐름을 동일하게 본다는 의미가 된다.

어떤 투자자는 과거 90~100일 이전의 주가 흐름보다 최근 10일간의 주가 흐름을 더 중요한 투자 판단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과거 모든 주가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단순 100일 이동평균보다는 최근 10일간의 주가 흐름에 더 큰 가중치를 주게 된다.

CPI 산정방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동평균 계산에서는 전체 일수로 나누는 과정을 거치지만 CPI는 나누는 과정이 없을 뿐이다. 따라서 현재 CPI는 월별로 발표되며 단순 이동평균을 산정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다음은 CPI를 구하는 방식을 도식화한 표다. 두번째 행의 수치는 전월대비 월별 CPI 증가율이다.

지난 달 5월 10일에 발표한 CPI는 4.9%였다. 이것은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말까지의 CPI(4.9%) 수치다. 이번 발표에서 5월의 전월대비 월별 CPI는 0.1% 증가했다. 전년대비 CPI를 구하기 위해 경험법칙(rule of thumb)을 사용해서 계산하면 5월 10일 발표한 CPI(4.9%)에서 작년 5월 월별 CPI(파란색, 0.9%)를 빼고 올해 5월 월별 CPI(노란색, 0.1%)를 더한다. 4.9-0.9+0.1=4.1이지만 이것은 CPI가 소수 첫째자리에서 반올림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차이다.

작년 5월을 빼고 올해 5월을 더하는 방식은 이동평균을 구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현재 CPI 산정방식은 과거 12개월의 매달 월별 CPI에 동일한 가중치를 두게 된다. 이는 1년 전의 월별 CPI가 매우 높거나 매우 낮을 때 현재 CPI에 왜곡을 가져온다.

다음은 최근 1년간 미국의 월별 CPI를 나타낸 그림이다. 그림의 오른 쪽 끝에 있는 6월(노란색, 1.0%), 7월(빨간색, 0.1%)은 가상의 월별 CPI 수치다.

출처=미국노동통계국(https://data.bls.gov/timeseries/CUSR0000SA0&output_view=pct_1mth)
출처=미국노동통계국(https://data.bls.gov/timeseries/CUSR0000SA0&output_view=pct_1mth)

다음 달 7월 12일에 발표될 CPI에서는 작년 7월 월별 CPI인 1.2%를 빼게 된다. 만약 그림처럼 다음 달에 발표될 월별 CPI가 1%라면 전년대비 CPI는 0.2%(-1.2+1.0) 감소하게 된다. 전년대비 CPI로 본다면 인플레이션이 감소하게 되므로 좋은 소식임에 틀림없지만 월별로 1% 상승했다는 것은 이것을 연율화(대략 월별 CPI에 12을 곱해서 구함) 하면 12%에 해당하는 공포감을 자아내는 매우 높은 수치다.

반대로 2개월 후 8월 10일에 발표될 전월대비 CPI가 0.1%라면 작년 7월의 월별 CPI가 0% 상승이었기 때문에 전년대비 CPI는 0.1% 오르게 된다. 전년대비 CPI가 오른다는 것은 시장에는 분명히 안 좋은 신호이다. 그러나 월별 0.1% 상승을 연율화 하면 대략 1.2%에 가까운 파월의장과 시장이 매우 좋아하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된다.

전년대비 CPI는 단순이동평균의 장점과 단점을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 최근 1개월의 월별 CPI를 연율화 해서 인플레이션을 본다면 기존의 CPI 산정방식과는 다르게 최근 1개월에만 모든 가중치를 부여하는 또 다른 극단적인 계산 방식이 된다.

따라서 과거 모든 월별 수치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는 CPI 산정방식이 너무 과거에 얽매여 있다고 판단하거나 최근 1개월에 모든 가중치를 주는 방식 역시 또 다른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본다면 최근 3개월 평균을 사용해서 다른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을 조망할 수 있다.

기존 방식으로 본 CPI와 근원 CPI

다음은 기존 방식으로 본 CPI(빨간색)와 근원 CPI(파란색)의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두 지표 모두 최근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68kg)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68kg)

보라색, 녹색 선은 각각 4%, 2% 인플레이션 수준이다.

3개월 평균으로 본 근원 CPI

다음은 월별(파란색 기둥) 근원 CPI와 3개월 평균(빨간색 선) 근원 CPI를 연율화 해서 본 그림이다.

당연히 최근 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월별 근원 CPI보다 3개월 평균으로 본 근원 CPI의 움직임이 보다 안정적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올해의 움직임이다. 올해는 1개월, 3개월 평균 모두 연율화 했을 때 5%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기존 방식으로 본 CPI와 비교했을 때 추세적 하락을 명확하게 찾기가 힘들어 보인다.

향후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인상

Unlimited Funds의 최고투자전략가인 밥 엘리엇(Bob Elliot)은 최근 트윗을 통해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을 했다. 그는 최근 상황을 공급측 충격은 사라졌지만 명목 소득의 증가로 인한 수요측 요인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PI를 분석할 때 CPI에서 소비, 에너지를 빼거나 또는 주택을 빼거나 하는 방식으로 근원 물가지수 향방을 논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을 언급한 것이다. 수요가 인플레이션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때는 한 항목의 인플레이션이 줄어들면 다른 항목으로 인플레이션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명목 소득이 증가한 상태에서는 예를 들어 비행기 표 값이 싸지면 호텔, 중고차 또는 기타 다른 항목 등으로 소비지출이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체 근원 CPI는 큰 변화가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은 ‘매파적 건너 띄기(Hawkish skip)’ 금리 정책을 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이 CPI 산정방식으로는 다음 달에 큰 폭의 CPI 하락이 예상된다. 빼야 할 작년 6월 월별 CPI가 무려 1.2%이기 때문에 다음 달 월별 CPI가 최근 5개월 평균인 0.3%라면 기존 방식으로 구한 CPI는 무려 0.9%가 감소하게 된다.   

현재 시장의 견해는 6월 FOMC에서는 금리 동결을 할 것이고 7월에는 25bps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출처=CME(https://www.cmegroup.com/markets/interest-rates/cme-fedwatch-tool.html?redirect=/trading/interest-rates/countdown-to-fomc.html)
출처=CME(https://www.cmegroup.com/markets/interest-rates/cme-fedwatch-tool.html?redirect=/trading/interest-rates/countdown-to-fomc.html)

7월의 CPI가 상당한 폭으로 하락할 것이 확실하지만 노련한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 CPI 산정방식의 단점과 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아직은 근원 CPI의 확실한 하락 추세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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