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유, 화학 등 주요 수출 산업 타격 예상
[이코노미21 김창섭] 지구온난화가 이대로 진행되면 국내 산업의 생산 위축, 부가가치 감소 등 우리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 기후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6일 ‘수출입 경로를 통한 해외 기후변화 물리적 리스크의 국내 파급 영향-BOK 이슈노트’를 통해 올해 지구 평균온도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WMO, 2023)하는 등 지구 온난화가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기후 변화가 수출입 경로를 통해 국내 경제 미치는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먼저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 농축수산물 공급이 감소해 수입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 온도가 계속 상승하는 SSP5-8.5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온도 상승 폭이 1.5도를 초과하면 글로벌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교역 상대국의 생산성, 소득이 줄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정유, 화학, 철강 등 주요 수출 산업의 타격이 예상됐다. 지구 온도가 가파르게 오르는 녹색금융협의체(NGFS)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 GDP는 2100년경 2.0∼5.4%(2023∼2100년 누적 기준, 90% 신뢰 구간)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 세계 GDP는 2100년경 3.8~8.9%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11.5~-23.9%), 정유(-9.7~-19.1%), 화학(-7.6~-15.7%), 철강(-7.2~-15.6%) 등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보고서는 수입 농축수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음식료품 제조업, 음식 서비스업 등의 부가가치가 위축된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이번 분석에는 기후변화만 가정했지만 자연재해로 인한 물리적 피해까지 고려할 경우 전 세계 공급망 문제가 국내 경제에 예상치 못한 큰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은은 해외 기후리스크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