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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와처]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 급등 어떻게 봐야 하나
[연준와처]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 급등 어떻게 봐야 하나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10.24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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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여 만에 10년물 1.12%, 30년물 1.24%p 올라
개인은 단기국채 매입, 헤지펀드는 장기국채 매입
중국의 미 국채 평가액이 줄어든 것은 매각도 있지만
국채 가격하락으로 인한 평가손실이 반영됐기 때문
중국의 미 국채 보유금액=인민은행+중국 민간 명의

[이코노미21 양영빈] 최근 미국 장기국채의 대표주자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까지 치솟았다가 4.92%로 떨어졌다. 시장은 국채 수익률 추이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2023년 7월3일 이후 현재까지의 미국 국채 수익률의 수익률 곡선의 변화를 보여준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atLN)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atLN)

이 기간 동안 10년물은 1.12%, 30년물은 1.24% 포인트 상승했다. 이 정도 수익률 상승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보려면 국채의 쿠폰 수익률을 봐야 한다. 1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올해 6월15일, 7월17일 입찰이 진행됐다.

그 당시 10년물과 30년물의 쿠폰 수익률은 3.325%, 3.625%였다.  7월3일 두 국채의 가격은 96 정도였고 최근의 10년물과 30년물 수익률은 각각 4.98%, 5.11%이다. 최근 시점의 수익률로 10년물과 30년물의 가격은 쿠폰 수익률을 각각 3.325%, 3.625%로 놓고 다음 그림에서 구할 수 있다.

10년물과 30년물은 7월3일 대비 대략 9.1%, 19.8% 하락했다. 3개월여 만에 이 정도로 크게 움직이면 주식과 국채를 60:40 비율로 보유하는 대규모 펀드들은 상당한 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7월3일 이후 S&P 500 지수는 4456에서 4224로 하락(-5.2%)했다.

전문가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의 급등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내 놓고 있다.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주요 원인은 미국 국채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이 있다. 이러한 분석의 타당성을 논하기 위해서는 미국 국채의 공급과 수요 측면을 살펴봐야 한다.

국채 공급 측면

최근 시장에 공급되는 미국 국채는 크게 두가지 경로가 있다다. 첫째, 기존에 연준이 SOMA(연준이 국채 및 MBS를 관리하는 계정)에 보유한 국채를 양적긴축으로 시중에 밀어내는 경로다. 연준은 양적긴축으로 매달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달러의 국채(주로 장기국채)를 만기 정산을 한다. 이 과정에서 연준은 자신의 대차대조표에서 자산(만기도래 국채)과 부채(지급준비금)를 동시에 제거함으로써 대차대조표를 축소한다.

이와 동시에 재무부는 만기도래한 국채를 롤오버(재투자)하는데 바로 이 물량을 연준이 아닌 이 시장의 누군가가 매입하게 된다.

둘째, 세금 수입을 초과하는 재정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추가로 발행하는 국채가 있다. 이미 2023회계연도에는 2.0조달러의 국채 순 발행이 있었다. 다음은 2023 회계연도에 순 발행한 국채의 추이다.

출처=재무부(https://fiscaldata.treasury.gov/datasets/daily-treasury-statement/deposits-and-withdrawals-of-operating-cash)
출처=재무부(https://fiscaldata.treasury.gov/datasets/daily-treasury-statement/deposits-and-withdrawals-of-operating-cash)

재정지출을 위한 대부분의 국채 순발행은 단기국채(1.62조달러)에 집중됐고 나머지 0.39조달러는 장기국채(20년, 30년 국채)에 집중됐다. 재무부가 발행한 단기국채는 현재 시중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 5.3%의 금리를 주는 연준의 ON RRP보다 단기국채 수익률이 0.25% 정도 높게 형성되고 있어 MMF나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때 2.5조달러를 넘었던 ON RRP 잔고가 현재는 1.1조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바로 이런 상황을 반영한다.

이 현상은 2023 회계연도에 추가로 발행한 단기국채가 1.62조달러에 이르는 매우 큰 규모라도 수익률이 ON RRP에 비해 높다면 얼마든지 재무부의 국채 발행을 소화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단기국채의 수익률이 아니라 장기국채의 수익률이다.

2020년 7월부터 장기국채의 공급을 보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장기국채의 공급은 재무부의 순 발행과 함께 연준의 양적완화, 양적긴축 효과를 감안해서 분석했다. 연준은 양적완화에서 국채를 매입하므로 시중에 국채 공급이 감소하는 효과를 지닌다. 양적긴축에서는 반대로 시중에 국채가 공급되는 효과를 갖게 된다.

위 그림에서 실제효과(파란색)는 QE가 있을 때는 연준이 흡수하는 국채가 전부 장기국채였고 QT가 진행될 때는 연준이 시중에 내보내는 국채가 전부 장기국채임을 가정한 것이다. 이러한 가정은 시장에 대한 국채 공급을 분석할 때 QE의 국채 공급은 과소평가하고 QT의 국채 공급은 과대평가하게 된다. QE는 2022년 5월에 끝났고 2022년 6월부터 QT가 시작됐다.

평균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QE의 시기(월평균 1510억달러)가 QT의 시기(월평균 1070억달러)보다 국채 공급이 더 많았다. 그림의 왼쪽에 해당하는 QE 시기에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1.5% 정도에서 형성됐다. 1개월 국채 금리가 거의 0%였음을 감안하면 둘 사이의 차이는 1.5%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위 그림에서 주황색 곡선은 1개월 국채의 수익률이며 검은색 곡선은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이다. QE 기간 2년간(2020년 7월 ~ 2022년 5월) 10년 국채 수익률은 1%에서 3%로 상승했다. QT 기간(2022년 6월~2023년 10월)에는 시중에 공급되는 장기국채 규모가 QE 때보다 작았지만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에서 5%로 올랐다.

이것은 수익률이 높거나 또는 가격이 낮으면 얼마든지 장기 국채를 인수할 주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으로 예상되는 장기국채의 대규모 방출 역시 장기국채의 수익률에 만족하는 주체가 많을 수록 물량을 소화하는데 큰 문제가 없게 된다.

국채 수요 측면

다음은 골드만삭스 보고서에서 인용한 그림이다. 이 그림은 각 주체별로 해당 기간 동안 미국 국채를 순 매입한 비율을 보여준다.

출처=골드만 삭스, 파이낸셜타임즈에서 재인용(https://www.ft.com/content/247d5ca5-3c3b-413f-bc24-097cc20fdf47)
출처=골드만 삭스, 파이낸셜타임즈에서 재인용(https://www.ft.com/content/247d5ca5-3c3b-413f-bc24-097cc20fdf47)

군청색은 가계의 국채 순매수 현황이다. 특이한 점은 2022~2023년에 가계는 국채 순매수의 73%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공급이 증가해 가격이 감소(국채 수익률이 증가)했다는 단순한 설명 외에 다른 설명을 제공한다. 골드만 삭스가 보여준 그림에 등장하는 가계(Household)는 우리가 보통 상상하는 가계가 아니다. 여기에는 헤지펀드가 포함되는데 헤지펀드의 미국채선물 베이시스 트레이딩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참조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gECZEAvpnvY&t=595s

다음 그림은 헤지펀드(주황색)의 국채 선물 순 매도 계약을 보여준다. 국채 선물을 매도했으므로 베이시스 트레이딩을 하기 위해서는 국채 현물을 매수해야 한다.

그림을 보면 헤지펀드의 베이시스 트레이딩(그 이면은 국채 매수)은 이미 2022년 중반부터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장기국채 수익률이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국채 선물 가격이 국채 현물 가격보다 높으면 베이시스 트레이딩을 하게 된다. 이들을 제외한 가계는 그야말로 우리가 상상하는 일반 개인들이다.

물론 가계(개인과 헤지펀드)의 국채 매입에서 조화로운 분업을 하고 있다. 개인은 주로 단기국채(Bills)를 매입하고 있고 헤지펀드는 장기국채(Notes)를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

미국 국채의 수요를 이야기할 때 중국은 반드시 등장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재무부는 월별 TIC(Treasury International Capital) 자료를 발표하는데 여기서는 각 국가별로 보유한 미국국채의 월말 시가평가액을 보여준다.

TIC 자료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이것이 보유한 증권의 액면가가 아닌 시장가로 평가한 것이며 따라서 가격 변동에 의해 TIC 보유 금액이 변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7월 8218억달러에서 8월 8054억달러로 감소했다. 164억달러 감소한 것인데 이 감소분이 모두 보유 증권 매각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감소분은 매각한 것도 있고 보유 증권 가격하락으로 인한 평가손실이 반영된 수치이다.

또한 TIC 자료에서 보여준 나라별 통계는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가 아니다. TIC 중국 보유 금액이 1조달러라는 것은 인민은행이 1조달러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인민은행, 중국 민간(주로 중국 대기업) 명의로 보유한 국채의 규모가 1조달러라는 의미다. 따라서 TIC 자료에 나와있는 중국 명의로 분류된 국채보유가 감소했다고 이것이 반드시 중국 인민은행이 국채를 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TIC 데이터에는 해외 부문 전체가 소유한 국채와 해외 중앙은행 전체가 소유한 국채 통계가 있다. 따라서 이것을 이용하면 해외 부문에서 민간이 소유한 국채 규모를 알 수 있다.

출처=재무부(https://ticdata.treasury.gov/resource-center/data-chart-center/tic/Documents/slt_table5.txt)
출처=재무부(https://ticdata.treasury.gov/resource-center/data-chart-center/tic/Documents/slt_table5.txt)

4월부터 전세계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는 완만하게 줄었다 그러나 해외 민간의 미국 국채 보유가 늘어나 해외 전체적으로는 다음처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출처=재무부(https://ticdata.treasury.gov/resource-center/data-chart-center/tic/Documents/slt_table5.txt)
출처=재무부(https://ticdata.treasury.gov/resource-center/data-chart-center/tic/Documents/slt_table5.txt)

중앙은행에는 중국 인민은행만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TIC 데이터는 국가별로 분류된 것이 각국 중앙은행이 아니므로 어쩔 수 없이 해외 전체를 보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최근은 급격한 수익률 상승으로 많은 평가손이 발생했지만 오히려 시장가격으로 본 보유 포지션 평가액은 늘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이 최근 높아지고 있는 금리를 매력적으로 판단했고 따라서 미국 국채를 더 매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국가의 매각과 해외 전체의 매입

국채 공급 측면을 보면 오히려 QE 당시가 현재 QT 시기 보다 더 많았다. 국채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 가계(Household, 헤지펀드와 일반 개인), 그리고 해외 민간투자자 등이 미국 국채 매입을 하고 있다. 개별 국가로 본다면 중국처럼 미국 국채 보유 포지션을 줄이는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미국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특정 국가 명의로 된 TIC 데이터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전혀 없다.

특히 중국의 TIC 자료는 중국 명의로 된 미국 국채의 감소를 보여주므로(연준의 QT와 같은 역할) “국채 공급이 많아져 가격이 내렸다(수익률이 올랐다)”는 논리를 뒷받침하는데 요긴하게 쓰이곤 한다. 일견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근거가 빈약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최근 미국 장기국채 수익률 급등을 둘러싼 여러 논의들은 특정 데이터의 한계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 수익률 급등의 원인은 다음 기사로 이어진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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