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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와처] 미 3분기 GDP 4.9% 성장…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이유
[연준와처] 미 3분기 GDP 4.9% 성장…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이유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3.10.27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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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 분기 대비 증가율에 4를 곱한 값을 발표
우리나라 식으로 환산하면 1.23%...한국보다 높아
성장률 중 소비는 2.7%를 기여해 성장의 55%를 담당
가처분 소득이 덜 증가한 상황에서 저축을 꺼내서 소비
4분기 GDP 성장 어려울 것…최소한 성장 둔화 예상

[이코노미21 양영빈]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은 3분기 GDP가 4.9%의 성장을 했다고 발표했다.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매우 높은 성장률을 보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3분기 GDP 성장률은 0.6%이다. 이 수치만 보면 마치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8배 성장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계를 내는 방식과 관행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분기 대비 증가율을 발표한다. 반면에 미국은 지난 분기 대비 증가율에 4를 곱한 값, 즉 연율화를 한 증가율을 발표한다. 미국식으로 발표한다면 우리나라의 3분기 GDP 성장률은 2.4%가 된다.

미국 지역 연준의 GDP 예상

이번 GDP 발표에서 의외의 승자는 애틀란타 연준이라 할 수 있다. 애틀란타 연준은 몇몇 지역 연준과 마찬가지로 GDP 발표 전까지 GDPNow라는 형식으로 계속 발표한다.

다음은 GDPNow(녹색)의 최근 GDP 예측치(5.4%)이다. 여기에는 경제학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Blue Chip consensus(파란색)도 같이 보여주는데 서로 차이가 많이 남을 알 수 있다.

 

출처=애틀란타 연준(https://www.atlantafed.org/cqer/research/gdpnow)
출처=애틀란타 연준(https://www.atlantafed.org/cqer/research/gdpnow)

세인트 루이스 연준도 GDP Nowcasting을 통해 GDP를 예측한다. 다음은 세인트 루이스 연준의 GDP Nowcasting, 애틀란타 연준의 GDPNow, 실제 GDP를 비교한 차트이다. 검은색 점선은 실제 GDP이고 애틀란타 연준의 GDPNow는 주황색이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aHyy)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aHyy)

2020년 4분기 이후 애틀란타 연준의 GDPNow의 예측력이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GDP Nowcasting보다 훨씬 좋음을 알 수 있다. GDPNow는 최근 2년간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조롱을 받아왔지만 최근의 정확한 예측력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GDPNow를 다시 평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GDP 성장률은 잘 맞췄다고 GDPNow를 무턱대고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GDPNow는 항목별로 GDP 성장 기여도도 같이 발표한다. 다음은 실제 GDP와 GDPNow의 성장 기여도이다.

출처=애틀란타 연준(https://www.atlantafed.org/cqer/research/gdpnow#Tab3)
출처=애틀란타 연준(https://www.atlantafed.org/cqer/research/gdpnow#Tab3)

경제분석국에서 발표한 순수출 기여도는 GDP에서 -0.08%였지만 GDPNow에서는 0.99%로 무려 1.07%의 차이가 난다. 기업의 재고투자는 0.62%, 고정투자는 0.23% 차이가 난다. 시험에 비유하자면 총점은 합격선을 넘었지만 개별 과목에서 과락을 면치 못한 셈이다.

GDP 세부 항목 분석

미국 경제는 소비가 GDP의 70%를 차지하며 소비 동향은 GDP 변화를 보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이번에도 전체 성장 4.9% 중에서 소비는 2.7%를 기여해 성장의 55%를 담당했다. 이번 GDP 성장에서 눈 여겨 볼 만한 것은 소비가 어떻게 2.7% 포인트 기여를 했는가에 있다.

전분기 대비 가계의 가처분 소득(파란색)은 965억달러 증가했지만 저축(빨간색)은 2600억달러가 감소했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aHBh)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aHBh)

3분기의 소비 지출은 가계가 가처분 소득이 덜 증가한 상황에서 저축을 꺼내서 소비를 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3분기의 실질 가처분 소득은 1% 감소해 가계가 현금성 저축을 인출하거나 신용카드 사용을 늘려서 소비를 했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aHBs)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aHBs)

다음은 최근 1년 6개월 간의 항목별 GDP 성장 기여도이다. 소비(파란색)가 압도적으로 GDP를 견인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최근 1년간은 정부재정지출도 큰 역할을 했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aHBX)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aHBX)

올해 발생한 사실상 2조달러에 해당하는 재정적자는 2024 회계연도의 재정 지출을 어렵게 할 것이다. 또한 3분기에 발생한 강한 노동시장이라는 환경 속에서도 실질 가처분 소득이 1% 하락했다. 이것은 지난 1년간 GDP 기여도가 가장 큰 두 축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3분기 GDP 데이터로 경기 둔화를 예측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다. 그러나 최근 1년간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두 축이 힘을 잃게 된다면 2024 회계연도 경제성장은 올해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경기침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성장이 둔화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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