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계획 수립 기업의 10곳 중 3곳만 투자 확대
투자계획 미정 기업 비중 지난해보다 12%p 증가
[이코노미21 김창섭] 우리나라 대기업의 절반 이상이 내년도 투자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금리·고환율과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기 회복지연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131개사)의 55%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49.7%) 투자계획이 없다(5.3%)고 답변했다. 투자계획을 수립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45%에 불과했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들은 내년 투자 규모에 대해 61%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28.8%였으며 축소 하겠다는 10.2%였다.
투자계획이 미정(49.7%)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지난해(38%)보다 증가했다. 다만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에서 투자확대를 응답한 기업 비중은 지난해 13.5%에서 28.8%로 15.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투자 축소를 응답한 기업 비중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0.2%로 9%포인트 감소했다.
한경협은 이에 대해 “지난해보다는 많은 기업들이 자사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시장변화 대비를 위해 투자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들은 주요 이유로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37.3%)를 꼽았다. 그밖에 ∆내년 경제전망 양호(25.5%) ∆업황 개선 기대감(15.7%) ∆불황기 적극 투자로 경쟁력 확보(7.8%) 등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내년도 투자 축소를 계획하거나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미정 포함)은 그 이유로 ∆불투명한 경제 전망(31.6%) ∆원가상승 리스크 확대(26.6%)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14.3%) 등을 꼽았다.
내년 기업 투자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리스크 요인으로 많은 기업이 고금리 지속(33.6%)를 지목했다. 이어 고환율·고물가 지속(24.2%) ∆글로벌 경기둔화(21.6%) ∆민간부채 위험(9.4%) 순으로 응답했다.
한경협은 “물가가 여전히 한국은행의 목표물가 수준(2.0%)을 상회하고 있다”며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기업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