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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와처] 1월 FOMC 앞두고 연준 인사들의 묵언수행 기간 중 봐야할 것
[연준와처] 1월 FOMC 앞두고 연준 인사들의 묵언수행 기간 중 봐야할 것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4.01.23 14: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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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전후 13일간 연준 고위급 인사들 개인 의견 피력 금지
코피스키, 2분기 세수증가로 단기국채 발행 2940억달러 감소
시장 참여자들의 6번의 금리인하 예상 좀 과장된 측면 있어

[이코노미21] 2024년 1월 FOMC는 30일, 31일에 열린다. 연준은 전통적으로 FOMC를 전후해서 13일간 연준 고위급 인사들이 통화정책에 대해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 기간을 보통 blackout period라고 부르며 이번에는 1월20일부터 2월1일까지다.

이번 1월 FOMC의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blackout period 시기에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이 시기 직전에 있었던 연준 인사들의 발언들을 종합해서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FOMC 이전까지 발표할 중요한 경제지표로는 25일에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 2023년 4분기 GDP가 있다. 26일에는 PCE 인플레이션을 발표한다. FOMC 첫날인 30일에는 고용상황에 대한 구인, 구직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러한 지표들은 큰 이변이 없다면 FOMC에서 결정되는 통화정책의 기조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번 FOMC에서 중요하게 다룰 주제가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서는 blackout period 직전에 연준 인사들의 관심사가 무엇이었는가를 잘 봐야 한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

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하 전망과 양적긴축(QT)에 대한 발언들은 다음과 같다.

1월 6일 로리 로간 댈러스 연준 총재

- ON RRP 잔고가 0으로 하락하면 QT 속도를 늦춰야 할 것을 이야기했다.

1월 10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생각한 방향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목표치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ON RRP 잔고가 감소했지만 지급준비금은 증가했고 여전히 충분한 지급준비금 수준(ample reserves)에 있으며 QT 속도를 늦출 때는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1월 16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금리인하에 중점

-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이유가 없다고 발표.

1월 17일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 SLR에 대한 발언

- SLR(Supplementary Leverage Ratio)은 은행의 자기자본/총자산 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는 규제다. 특히 초대형 은행처럼 금융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에는 현재는 이 비율을 5% 이상으로 유지하는 eSLR(Enhanced Supplementary Leverage Ratio)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보우먼은 “eSLR 규제가 은행이 미국채 시장에서 수행하는 중개능력을 훼손하다. eSLR을 개혁하는 것은 고장난 것을 고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국채 시장의 정상적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는 상황에 이르기 전에 문제점들을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1월 18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준 총재

- 빠른 금리인하는 수요 증가와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크게 인플레이션, QT 속도 조절, 은행의 국채 중개 능력 향상에 맞춰져 있다. 일반적으로 연준의 이중 책무로 물가안정과 고용 안정을 이루기 위한 통화정책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연준이 최초로 탄생됐을 때의 상황을 보면 연준의 기본적 책무는 금융시장 안정이다. blackout period 기간에 연준인사들의 발언 중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QT 속도 조절과 eSLR 개혁에 대한 이야기는 금융시장 안정에 관한 것이다.

금융시장 안정: 재할인 창구 사용과 낙인효과

금융시장 안정성 강화에 대한 의견은 연준 인사는 아니지만 통화 정책 및 감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미국 통화감독청(Office of The Comptroller of The Currency, OCC)의 의장 대행인 마이클 슈(Hsu)가 1월18일 재할인 창구 활용을 제안했다.

연준이 긴급 유동성 수혈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기구로는 상설레포기구(Standing Repo Facility, SRF)와 재할인 창구(Discount Window, 현재는 Primary Credit)가 있다. 두 기구 모두 연준에게 담보를 맡기고 필요한 유동성을 차입하는 점에서는 동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두 기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준이 받아 주는 담보의 종류이다.

레포 기구(SRF)에서 받아 주는 담보는 국채, 정부기관 발행 채권, MBS 등의 초우량 채권이다. 재할인 창구에서 인정하는 담보는 이것들 외에 은행이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다양한 대출증서(회사 대출, 소비자 대출, 부동산 대출 등)를 포함한다. 즉 은행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때 국채, MBS 등의 초우량 채권을 보유하지 못한 은행도 자산 중 대출증서를 담보로 맡기고 연준으로부터 유동성을 공급 받을 수 있다.

재할인 창구의 장벽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운용상의 문제가 있다. 둘째, 낙인 효과 문제가 있다.

마이클 슈는 이번에 은행들이 테스트로 재할인 창구를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사용할 것을 주문했는데 이는 정작 긴급 유동성이 필요할 때 재할인 창구 사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2023년 3월 실리콘 밸리 은행 사태에서는 불과 하루 만에 400억달러의 예금 인출이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에 워싱턴 뮤추얼 은행은 16일 동안 190억달러의 예금 인출이 있었다. 마이클 슈는 현재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SNS의 영향으로 은행에 대한 나쁜 소문이 퍼지면 급격한 예금 인출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리 평소에 훈련을 해야 운용상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낙인효과는 그동안 연준이 꾸준히 해결하고자 했던 골칫거리였다. 그런데 최근의 움직임을 보면 낙인효과는 사실 유동성 조달비용 문제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2020년 팬데믹 이후와 2023년 3월 은행위기에서 보여준 유동성이 부족한 은행들의 대응을 보면 더욱 명확해 진다. 다음은 2019년 이후 현재까지 은행들이 재할인 창구(BTFP 포함) 사용 규모이다.

BTFP는 2032년 3월 은행위기에 새로 도입된 창구이지만 BTFP는 기본적으로 재할인 창구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재할인 창구처럼 담보로 초우량 채권(국채, MBS 등)외에 대출증서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BTFP는 담보 가액과 조달 금리 조건이 매우 좋은 재할인 창구라고 할 수 있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eslf)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eslf)

2010년 7월부터 2020년 3월 팬데믹 이전까지(녹색) 재할인 창구 사용은 사실상 0이었다. 재할인 창구 사용은 팬데믹 이후 급증했고 주황색처럼 특별한 위기가 없었음에도 2022년부터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사용량 증가의 이면에는 재할인 창구에 운용에 대한 큰 변경이 있었다.

첫째, 재할인 창구 금리가 이전에는 연방기금금리 상한보다 0.5% 포인트 높았으나 2020년 5월부터 연방기금금리 상한과 같아 졌다. 즉, 0.5%포인트 인하된 것이다.

둘째, 재할인 창구는 기본적으로 1일물이었으나 90일까지 연장이 가능해 졌다.

이러한 제도적인 변경은 2022년부터 재할인 창구 사용에 대한 증가를 가져온 원동력이었다. 또한 재할인 창구의 변형된 형태인 BTFP를 보면 최근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BTFP는 조달금리가 4.85%이고 이 자금을 받으면 바로 은행의 연준 지급준비금 계좌로 입금이 된다. 지급준비금에 지급하는 금리는 5.4%이므로 사실상 가장 안전한 차익거래를 보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BTFP를 포함한 재할인 창구 사용 금액은 현재(회색 타원) 1610억달러로 은행이 매우 어려웠던 시기인 금융위기(빨간색 상자)와 팬데믹 시기(노란색 타원)의 최고치인 1100억달러, 510억달러보다 훨씬 많다.

이러한 정황은 어떻게 보면 은행권이 주장했던 재할인 창구 낙인 효과는 핑계에 불과했고 조달 비용과 사용기간의 증가가 점점 큰 기준이 됨을 의미한다. 즉, 연준의 골칫거리였던 재할인 창구 낙인효과가 사실상 점차적으로 소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낙인효과의 소멸은 연준의 양적긴축(QT)을 도와주는 측면이 많다. 연준이 양적긴축을 진행할 때 생기는 혹시 모르는 폐단을 많이 경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9월 레포시장 위기로 연준은 어쩔 수 없이 단기자금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당시 연준은 당시의 정책을 QE 재개는 아니라고 했다. 그 유명한 “Not QE"가 바로 이것을 의미하는데 연준이 레포시장에서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던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다음은 2019년 9월 11일을 기준으로 본 연준 대차대조표 전체 자산 크기와 레포 기구 사용금액의 변화를 보여준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esnZ)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esnZ)

녹색 타원은 첫 1개월 동안의 연준 자산과 레포 사용 금액이 같은 폭 만큼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첫 번째 Not QE의 주인공은 레포 기구였다면 향후의 두 번째 Not QE의 주인공은 재할인 창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통화당국이 재할인 창구 사용을 독려하는 것은 연준이 3월11일로 만료되는 BTFP를 연장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준다. BTFP 종료 이후 은행권에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재할인 창구로 유도함으로써 영향을 최소화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23년 3월 실리콘밸리 은행이 지급준비금이 부족했을 때 비록 많은 규모의 국채와 대출 증서가 있었지만 재할인 창구 사용에 대한 준비가 없어 이를 제때에 사용하지 못했던 매우 황당한 이유 때문에 예금 탈출, 지급준비금 부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최근 통화당국이 이야기하는 평소 재난 훈련의 중요성이 난데 없이 등장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Not QE를 레포 창구로 하든지 재할인 창구로 하든지 단기 유동성 부족과 공급에 대한 대비가 잘 된다면 연준으로서는 대차대조표 정상화가 한결 수월해 진다.

QT의 향후 진행 과정

살로먼과 브리지워터에서 근무했던 트위터(현재 X) 인플루언서인 Andy Constan(@dampedspring)은 양적긴축(QT)과 양적완화(QE)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QE 1: 은행의 지급준비금을 증가

QE 2: 미국 정부에 재정 지출을 위한 국채 매입

QE 3: 긴장된 금융상황을 완화

QT 1: 은행의 지급준비금을 감소

QT 2: 과열된 경제를 냉각

그는 ON RRP 잔고 감소(소진), BTFP 종료를 도로에 설치된 과속방지턱(Speed bump)으로 비유한다. 그는 1월31일 발표되는 QRA에서 재무부의 단기국채 발행량이 ON RRP 잔고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 ON RRP 잔고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MMF는 규제에 의해 국채에 대해서는 장기국채를 매입할 수 없으며 단기국채만 매입할 수 있다. 따라서 재무부가 단기국채를 많이 발행하면 수익률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는 MMF가 단기국채와 ON RRP 사이에서 투자를 저울질 할 때 수익률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많은 단기국채 발행은 ON RRP 잔고의 빠른 감소를 의미한다. ON RRP 잔고 소진(감소)과 BTFP 종료 효과를 도로에 비유하면 다음과 같다.

ON RRP 잔고 소진(감소)과 BTFP 종료 효과는 QT의 여정에서 지나가야할 과속방지턱(오렌지색)과 같다. 과속방지턱이 나타나면 반드시 속도를 줄여야 한다(QT 속도 감소). 그러나 재할인 창구 낙인효과가 점차적으로 소멸된다면 오렌지색과는 달리 과속방지턱의 갑자기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높아지게 된다(파란색). 즉 QT 속도 감속이 그다지 크지 않아도 됨을 의미한다.

1월말 QRA 예상

트위터(현재 X)에서 활동하는 John Comiskey(@Johncomiskey77)는 연준 대차대조표 및 재무부 재정지출에 대해 매우 전문적인 의견을 내 놓고 있다. 그는 일별, 주별, 월별 재무부의 지출, 수입(주로 세금), 국채발행의 패턴을 기반으로 올해 1분기와 2분기 재무부의 단기국채, 장기국채 발행량을 추산했는데 다음과 같다. 여기서 단기국채, 장기국채 금액은 연준이 QT에 의해 시장에 밀어내는 월 600억달러의 장기국채도 포함한 금액이다.

(단위: 달러)
(단위: 달러)

2분기에 단기국채가 오히려 2940억달러 감소하는 것은 4월에 세금 수입이 증가하고 재무부로서는 재정지출을 위해 필요 이상의 단기국채를 발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QRA의 단기국채 장기국채 발행 계획(Marketable Borrowing)이 각각 4680억달러, 3480억달러였음을 감안하면 Comiskey의 1분기 예상과 큰 차이는 없다.

Comiskey의 예상은 과거의 재무부 재정 수입, 지출, 국채 발행 패턴으로부터 추론한 것이므로 당연히 절대적인 의미는 없지만 적어도 이번 1월 QRA 발표 값을 볼 때 단기국채, 장기국채 구성의 의미를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을 마련해 준다.

향후 금리인하 전망

이번 FOMC에서는 경제 전망을 발표하지 않는다. 가장 최근인 12월 FOMC의 경제전망은 다음과 같다.

출처=연준(https://www.federalreserve.gov/monetarypolicy/files/fomcprojtabl20231213.pdf)
출처=연준(https://www.federalreserve.gov/monetarypolicy/files/fomcprojtabl20231213.pdf)

2023년 1분기, 2분기, 3분기 GDP 성장률은 각각 2.2%, 2.1%, 4.9%였다. 현재 GDPNow로 본 2023년 4분기 경제 성장률은 2.4%이다. GDPNow가 맞다면 2023년은 2.9%의 성장을 하게 된다. 연준이 2023년 12월 FOMC에서 전망한 2.6%보다 무려 0.3%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또한 연준은 2024년 전망에서 기준 금리를 4.6%로 제시해 세 번의 금리인하를 예상했으며 그것은 GDP는 1.4%, 실업률은 4.1%,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2.4% 전망치에 근거했다.

GDP, 실업률, 근원 PCE 인플레이션 중에서 기준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현재 분위기에서는 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GDP와 실업률 역시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GDP 성장률이 2.9%(예상치)에서 1.4%로 거의 반으로 축소되지 않으면 3번의 금리인하 조차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재정적자는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미국 대선이 있는 해이므로 재정적자가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팬데믹 이후의 성장을 정부의 재정적자가 주도했다고 생각한다면 2024년의 재정지출이 크게 감소하지 않을 경우 GDP 성장도 연준의 작년 12월 전망치인 1.4%보다는 높아 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이 보여주는 시장 참여자들의 6번의 금리인하 예상은 좀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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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2024-01-24 22:16:28
우리나라에서 이런 글 을 쓸수 있는 분이 몇분이나 될까합니다
정말 대단한글 같습니다 덕분에 좋은공부 하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