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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와처] 연준의 3월 FOMC에서 향후 QT 방향 결정할 듯
[연준와처] 연준의 3월 FOMC에서 향후 QT 방향 결정할 듯
  • 양영빈 기자
  • 승인 2024.03.07 16:01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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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QT 효과는 지급준비금을 감소시키지만
ON RRP 감소 효과는 지급준비금 증가시켜
윌러 “장기적으로 연준의 단기국채 비중 높여야”
8월말에도 지급준비금은 현재 수준 유지할 것
3월 FOMC 회의에서 중요 안건은 QT의 방향
연준 인사들 “당분간 금리인하 없을 것”

[이코노미21] 지난 3월1일 크리스 월러 연준이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연준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로리 로건 총재

로건 총재는 역레포(ON RRP) 잔고가 낮아지면 QT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이전의 입장을 고수했다. 로건 총재는 현재의 QT 속도가 2019년의 두 배에 달하지만 ON RRP가 감소함으로 인해 지급준비금을 감소시키지 않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ON RRP가 소진되면 그 이후의 QT에서는 양적긴축을 하는 만큼 지급준비금이 감소할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ON RRP가 낮은 수준에 도달하면 QT의 속도를 줄여야 할 것을 주장했다. 물론 로건 총재는 QT 속도를 줄이는 것이 QT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나 로건 총재의 이러한 발언에는 미묘한 오류가 있다. ‘현재의 QT는 ON RRP가 감소해 지급준비금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그의 표현은 정확히는 ‘현재의 QT는 ON RRP가 감소했지만 지급준비금이 늘었다’로 바꿔야 한다.

다음은 2023년 6월부터 2024년 2월말까지 연준 대차대조표의 중요 항목의 월별 변화이다. 자산인 은행에 대한 대출(LOANS, 파란색 사선)과 보유 증권인 SOMA(녹색 사선)는 변화에 마이너스 부호를 붙여 자산항목의 변화와 부채항목 변화의 합이 0이 되게 만들었다. 연준이 QT를 하면서 SOMA는 매달 평균 $750~$800bil 정도 감소하므로 SOMA 감소는 0보다 큰 값으로(마이너스 부호를 붙임) 나타나게 된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hVam)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hVam)

위 그림에서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회색 영역이다. 회색은 지급준비금이며 SOMA가 꾸준히 감소함에도 작년 10월부터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연준이 QT에 의한 효과는 지급준비금을 감소시키지만 ON RRP 감소 효과는 정반대로 지급준비금을 증가시킴을 알 수 있다. ON RRP에서 나온 자금은 주로 단기국채를 매입하는데 쓰이고 결국에는 은행 예금으로 돌아와 지급준비금을 늘린다. ON RRP 감소분이 QT 감소분보다 크면 지급준비금은 그 차이만큼 늘어나게 된다.

로건 총재가 말한 ON RRP가 소진된 후에는 QT하는 만큼 일대일로 지급준비금이 감소한다는 표현은 올바르다. 그러나 현재 ON RRP 잔고는 4400억달러이며 이 자금은 ON RRP가 0이 되면 거의 대부분 지급준비금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 금액은 대략 6개월 치 QT 규모에 해당한다.

다시 말하자면 앞으로 6개월 후인 8월말에도 지급준비금은 현재 수준인 3.54조달러를 유지할 수 있다.

로건 총재의 발언은 QT를 하는 동안 생길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보내는 안심의 메시지로 보인다.

크리스 월러 이사

월러 이사는 이전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 더 나아간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첫째, ON RRP 잔고가 5000억달러 정도 있어 QT를 한 동안 더 진행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둘째, 연준이 보유한 MBS는 전부 처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장기적으로 연준의 국채보유에서 단기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지금처럼 확대되지 않았던 금융위기 이전에 연준이 보유한 국채(당시에는 MBS 보유량이 전무했다)에서 단기국채의 비중은 거의 1/3을 차지했다. 현재는 연준의 국채 보유에서 단기국채 보유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출처=연준(https://www.newyorkfed.org/markets/soma-holdings)
출처=연준(https://www.newyorkfed.org/markets/soma-holdings)

월러 이사의 발언 중에서 마지막 발언은 여러 가지 함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자세히 볼 필요가 있다. 단기국채 비중을 올리는 것은 현재 QT의 진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연준의 QT는 수동적 QT(Passive QT)라고 불린다. 영란은행과는 달리 연준은 보유한 국채나 MBS를 직접 시장에 매각하지 않고 만기가 돌아오는 것만 만기정산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수동적 QT의 단점은 특히 MBS를 감축할 때 나타난다. 연준이 보유한 MBS의 향후 만기도래 시기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출처=연준(https://www.newyorkfed.org/markets/soma-holdings)
출처=연준(https://www.newyorkfed.org/markets/soma-holdings)

MBS의 만기분포는 앞으로 남은 만기가 5년 이상인 것이 100%에 가깝다. 이것은 연준이 QT를 할 때 MBS는 만기 도래하는 물량이 거의 없어 모기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조기 상환을 하는 것에 전적으로 의존함을 보여준다.

국채의 경우는 MBS보다는 다양한 만기가 존재한다. 연준 QT에서 국채는 매달 60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준은 QT에서 우선적으로 장기국채를 대상으로 한다. 만약 이번 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국채 물량이 400억달러라면 이것을 먼저 QT에 사용하고 나머지 200억달러는 단기국채를 사용한다.

만약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국채가 800억달러라먼 600억달러를 QT에 사용하고 나머지 200억달러는 다시 재투자한다. 이렇게 재투자하는 것을 연준은 Add-Ons라고 부른다.

다음은 3월부터 12월까지 연준이 보유한 국채의 월별 만기도래 현황이다. 파란색은 월별 장기국채 만기 도래 금액을 나타낸다. 주황색은 장기국채 만기도래 금액이 600억달러보다 작을 때 단기국채로 QT를 진행하는 금액이다. 파란색 사선은 재투자 금액 즉, Add-Ons이다.

출처=연준(https://www.newyorkfed.org/markets/soma-holdings)
출처=연준(https://www.newyorkfed.org/markets/soma-holdings)

3월부터 12월까지 QT에 사용될 단기국채의 총 규모는 1370억달러이다. 현재 연준이 보유한 단기국채는 2100억달러이므로 현재 방식대로 QT를 진행하면 연말이면 연준이 보유한 단기국채는 730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단기국채 비중 상승의 의미

이번 3월19일~20일 FOMC에서 월러 이사의 말대로 단기국채 비중을 늘리는 제안이 합의된 경우를 상상해 보자. 그런 경우라면 연준은 단기국채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단기국채를 매입하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단기국채를 매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이것은 앞으로 QT를 진행할 때 매달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국채가 600억달러보다 작으면 더 이상 QT가 없음을 의미한다. 즉 자연스럽게 QT 규모를 축소하는 QT Tapering이 된다.

만약 연준이 단기국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단기국채를 매입한다면 연준의 대차대조표 크기를 확대하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연준이 예전에 사용했던 Operation Twist를 반대로 하는 것이다. Operation Twist는 단기국채를 매각하고 그 매각자금으로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것이었다. Operation Twist는 연준 대차대조표의 크기에 변화 없이 시장에 공급되는 장기국채 물량을 연준이 흡수하는 일종의 유사 QE였다.

Reverse Operation Twist는 정반대로 장기국채를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단기국채를 매입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기금리를 내리고 장기금리를 올리는 효과가 있다. 이 방법을 쓰면 연준의 대차대조표의 크기 특히 지급준비금은 변화가 없다. 그러나 시장에게는 장기국채 물량이 연준으로부터 방출되므로 QT의 효과가 있다. QT에서는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축소된다. 따라서 대차대조표의 축소 없이 장기국채를 시장에 밀어낸다는 점에서 일종의 유사 QT라고 할 수 있다.

Reverse Operation Twist를 실행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경기침체인데 과거 경험은 상당히 높은 확률로 수익률 곡선에 역전(장기수익률 – 단기수익류 < 0)이 발생했다가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고 나서 거의 어김없이 경기침체가 있었다.

다음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에서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을 뺀 값이다. 경기침체가 있기 직전에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다가 다시 정상화가 되고 나서 경기침체가 발생한 것을 볼 수 있다.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hW2E)
출처=연준(https://fred.stlouisfed.org/graph/?g=1hW2E)

지금은 과거에 비해 심한 상태의 수익률 곡선 역전 상태에 있다. 이 상황에서 수익률 곡선이 정상화된다면 과거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상당히 높은 확률로 경기침체가 있을 것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향후 연준 FOMC 회의에서 QT에 대한 안건은 금리인하와 더불어 중요한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준 인사들은 당분간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3월19일~20일 FOMC 회의에서 중요한 안건은 QT의 방향에 대한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의에서 결정되는 QT의 향후 경로는 장단기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크리스 월러 이사의 말대로 단기국채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향후 QT의 경로가 결정된다면 이제까지의 국채 시장의 장단기 금리 구조를 바꾸는 큰 사건이 될 것이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정책당국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야할 3월 FOMC 회의가 될 전망이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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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2024-03-12 18:56:04
너무 궁금한점이 있습니다
1)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다가 다시 정상화가 되면 왜 경기침체 확률이 높은지 그 메카니즘을 이해 못하겠습니다
2) 오페레이션 트위스트는 연준 자산의 변화없이,,라고 말씀 하셨는데 연준의 자산 변화없이 하는게 왜 중요한지 모르겠네요;;

이유진 2024-03-12 18:15:52
하이퀄리티의 글 감사드립니다

장희찬 2024-03-09 20:12:07
안녕하세요, 글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글 너무나 감사합니다.

앞서 연준은 만기가 도래된 장기국채를 먼저 매각하고 있다 말씀하셨는데, FRED에서 연준의 장기국채 보유량을 보면 단기/중기 등과 다르게 계속 소폭이지만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제가 보는 그래프가 틀린 것일까요?

https://fred.stlouisfed.org/series/TREAS10Y

sayho 2024-03-09 15:30:13
간밤에 미국채 금리가 단기물만 크게 움직이고 특히 20년물부터는 오히려 강보합에 있던것은 윌러의 역오퍼레이션트위스트에 따른 반응이었을까요? 그렇다면 장기채권투자는 이제 모멘텀이 약해진것 아닙니까? 정책금리인하를 대신하여 시장금리를 움직이려는 연준의 복안인가 싶기도하네요.

황성욱 2024-03-09 10:39:04
Waller이사가 연준 자산 중 MBS 비중을 줄이고, 단기 국채 비중을 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
장기 국채 QT 부족 분이 발생할 경우 단기 국채를 QT에 사용하지 않고, MBS를 추가적이면서 능동적으로 매각하여 부족 분을 채우고,
장기 국채 QT 잉여 분이 발생할 경우 단기 국채를 매수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또한 reverse operation twist는 장기 국채의 금리를 올리는 효과가 있으므로 미국 정부(이자 비용 상승)와 미국 경제(개인과 기업의 장기 조달 비용 상승)에 악영향을 주므로 현 상황에 적용이 어렵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