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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야! 너 살아 있었구나!
[특집] 야! 너 살아 있었구나!
  • 김경진
  • 승인 2000.07.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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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커뮤니티 아이러브스쿨의 이유있는 돌풍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부쩍 늘었다.
주말에 신촌이나 대학로에 가면 맥주잔을 마주하고 옛 추억을 얘기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텔레비전에서는 14년 만에 만나 결혼을 약속한 동창 커플이 소개되기도 한다.
동창회 커뮤니티 아이러브스쿨 www.iloveschool.co.kr이 빚어낸 새로운 풍속도다.
목표고객, 집중된 서비스 (주)HC&C에서 운영하는 아이러브스쿨은 동창을 찾고, 그리운 선생님의 소식도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작년 10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성장속도가 무섭다.
지난 5월 30만명을 돌파한 회원수가 두달이 지난 지금 16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5만명이 신규로 가입하고, 회원 가운데 25%는 적어도 하루에 한번 사이트를 방문한다.
하루라도 동창 소식을 듣지 않으면 손가락에 가시가 돋힌다는 마니아들이다.
회원의 70%가 일주일에 두번 이상 사이트를 방문하는 살아 있는 회원이다.
최대 동시접속자도 3만명에 이른다.
왜 우리 네티즌들은 아이러브스쿨에 열광하는가. 아이러브스쿨에 들어가 보면 동창과 관련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동창, 동문에만 집중한다.
“뉴스를 보려면 신문 사이트에 가면 되고, 게임을 하고 싶으면 게임 사이트에 가면 됩니다.
모든 정보를 하나의 사이트에서 제공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희는 다른 사이트의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밀접한 관계가 없는 콘텐츠는 취급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게임 서비스를 하더라도 학창시절의 추억이 담긴 볼펜축구 같은 것만 하겠습니다.
” 아이러브스쿨 김영삼 사장은 자기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분석한다.
김 사장은 “대부분의 사이트들은 회원이 늘면 포털을 지향하고 온갖 콘텐츠를 갖다 붙인다.
이 때문에 사이트 고유의 성격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서비스의 집중을 강조했다.
“아이러브스쿨보다 앞서 동창 커뮤니티 서비스를 시작한 해피프렌드 www.happyfriend.com의 경우, 이상형 찾기나 미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유한 성격을 잃어버렸고, 프리챌도 회원들을 위한 부가 서비스로 한게임 www.hangame.com과 제휴해 고스톱 따위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회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 만든 사이트 아닙니까 아이러브스쿨이 성공한 근본적인 이유는 동창 커뮤니티가 새로운 성격의 서비스였다는 점이다.
만약 아이러브스쿨이 일반적인 동호회 중심의 커뮤니티를 구축했다면 다음카페가 누리는 선점효과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인터넷의 특성상 유사한 서비스로 1위업체를 앞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 마련되면 역전이 가능하다.
아이러브스쿨은 학연과 추억이라는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도입해 성공했다.
아이러브스쿨 성공의 또다른 이유는 기존 회원에 집중하는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아이러브스쿨은 신규회원 모집을 위해 단 한푼도 쓰지 않는다.
그 흔한 이벤트나 텔레비전 광고도 하지 않는다.
회원들을 붙잡아두는 것은 ‘이 사이트에선 무언가 얻을 게 있다’는 사이트의 충실성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돈을 기존 회원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사용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이들이 홍보대사가 되어 회원을 끌어오기 때문이죠.” 아이러브스쿨은 동문들이 모이는 장소만 마련했다.
그 안의 모든 콘텐츠들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다.
아이러브스쿨의 캐릭터나 카피, 부가 서비스로 제공하는 전자카드도 회원들의 자발적인 이벤트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업을 하면서 네티즌들이 참 똑똑하다고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죠. 자유로운 활동여건만 만들어주면 최고의 보답을 해줍니다.
회원을 잘 활용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 아이러브스쿨이 처음 시작한 ‘장학금 지급 모델’이 성공의 마지막 이유로 꼽힌다.
회원들의 가입과 방문에 따라 각 모교에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하자 네티즌들이 환호했다.
교육부에서 만든 사이트가 아니냐고 묻는 해프닝까지 벌어질 정도였다.
앞으로 광고수익에서 운영비를 뺀 나머지를 모두 장학금으로 환원하겠다는 아이러브스쿨의 계획은 공익 사이트라는 인식을 더 강화시켜준다.
이런 사이트 성격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지난 스승의 날 ‘스승에게 보내는 편지’를 접수받아 100명의 선생님에게 꽃다발과 함께 보내는 행사를 벌였다.
전부 500통이 접수됐는데 결국 500다발의 꽃을 준비해야 했다.
다른 400통의 편지도 사연들을 읽어 보니 도무지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이트의 좋은 이미지는 수익모델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돈버는 사이트가 아니라는 점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른다.
이는 사이트의 수준을 높이고, 더 많은 회원을 끌어모으는 토대가 된다.
따라서 광고수익이 늘어난다.
아이러브스쿨은 오프라인쪽에서도 수익모델을 제시한다.
사은회나 동문회를 여는 장소를 프랜차이즈하고, 그 이익의 일부를 받거나 사이트의 좋은 이미지를 배경으로 팬시용품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속도에 대한 불만 해소 서둘러야 아이러브스쿨의 가장 큰 문제는 속도다.
지난 5월 이후 회원수가 급증하면서 속도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새로이 가입하려는 사람들도 중간에 포기하기 일쑤다.
회원 활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서버와 네트워크 기술에 대한 투자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옛 추억의 그리움으로 네티즌들의 마음을 움직였지만, 만나서 시간이 흐르면 또 자연스럽게 퇴색하는 게 인간의 감정이다.
아이러브스쿨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감동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아이러브 뒤에 이제 무엇이 붙을 것인가.
커뮤니티는 한국형 비즈니스
커뮤니티는 다분히 한국적 특성을 반영한 사이트로 볼 수 있다.
특히 인맥 사이트의 부상을 보면 그런 해석이 더욱 강해진다.
실제 인기 사이트 순위를 보면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와는 차이가 나는 결과다.
그러나 커뮤니티는 미국에서도 상당한 인기 사이트로 꼽힌다.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들에는 지오시티, 마이패밀리, 토크시티 등이 있다.
지오시티 geocities.yahoo.com는 도시 개념의 커뮤니티를 건설하기 위해 개인에게 무료로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 방식은 네티즌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95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 400만개 이상의 홈페이지를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웹 사이트 커뮤니티가 됐다.
마이패밀리 www.myfamily.com는 오프라인에서 가장 강력한 커뮤니티인 가족에 초점을 맞춘 커뮤니티다.
이 사이트에서는 가족 홈페이지를 무료로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족들간에 채팅, 메일, 뉴스공유, 투표를 한다.
또한 가족 달력, 가족 앨범, 가족 역사 등의 기능을 이용해 가족의 기록을 남긴다.
토크시티 www.talkcity.com는 96년 세워져 현재 5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린 세계적 규모의 채팅 커뮤니티다.
이 사이트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차별화했다.
자신만의 달력, 사진, 북마크, 파일공유 서비스와 음성채팅, 메일, 홈페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과 미국의 커뮤니티 문화를 비교해보면 차이점이 분명 존재한다.
우선 커뮤니티가 전체 웹 사이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다.
웹 사이트 인기순위 사이트인 랭크서브 www.rankserv.com에서 제공하는 인기순위를 보면 10위 안에 아이러브스쿨, 세이클럽, 다음카페, 프리챌 등 커뮤니티 사이트가 네개나 올라와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상위 10위 안에는 지오시티만 겨우 올라와 있을 뿐이다.
또 다른 차이는 커뮤니티의 성격이다.
국내 커뮤니티는 인맥 그룹이 활성화되어 있으나, 미국의 경우는 여행, 건강, 스포츠 등의 개인적 취향 그룹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카페의 경우 가장 많은 동호회가 동창회 그룹으로, 2만7천여개가 개설되어 있다.
프리챌의 경우에도 동창회 그룹이 8500여개로 가장 많다.
반면, 토크시티 회원은 약 40%는 여행, 20%는 스포츠, 5%는 건강 그룹에 퍼져 있다.
커뮤니티에도 국민성이나 문화가 작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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