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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타임머신] 마이크로소프트웨어
[IT타임머신] 마이크로소프트웨어
  • 유춘희
  • 승인 2000.07.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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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컴퓨터 전문지의 역사 '마소'
컴퓨터 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 독자들은 언제부턴가 이 책을 ‘마소’라 줄여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마소는 컴퓨터 잡지를 가리키는 일반명사가 됐다.
83년 11월 창간호를 낸 마소는 한국 컴퓨터 잡지계를 대표하면서 이달로 꼬박 200권하고 한권을 더 발행하는 역사를 잇고 있다.


마소는 창간호에서 이정호 과기처장관과 특별대담을 가졌다.
이 장관은 “정보산업은 선진국 건설의 돌파구”라며 “84년에 교육용 컴퓨터 5천대를 공급해 컴퓨터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넓히겠다”고 선언한다.


인터뷰에 인용된 자료를 보면, ‘현재 4만대의 PC가 국내에 보급돼 있으며, 월 평균 3천대씩 늘고 있다’고 돼 있다.
그리고 ‘개인용 컴퓨터의 활용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기획특집, 텔레비전을 컴퓨터용 모니터로 쓰는 법, 마이크로로봇 제작방법 기사가 눈에 띈다.
창간호는 본문 210쪽에 광고 10쪽, 시작은 미미했다.
마소는 창간 초기부터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췄다.
하드웨어는 껍데기일 뿐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임을 강조한 것이다.
삼성 금성 대우 삼보의 초창기 8비트 PC를 비롯해, 8비트 애플, MSX, 그리고 16비트 IBM 호환 PC에 이르기까지 주요 기종의 소프트웨어를 소개하고 직접 구현하는 방법을 보여줘 인기를 끌었다.
마소의 기획물은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COBOL에서 시작해 베이직과 파스칼, 어셈블리어, C, 그리고 90년대 초부터는 C++와 객체지향 언어, 델파이, 비주얼베이직, 자바, SQL 등을 잇달아 소개했다.
마소는 미국형 PC가 한국에 정착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대표적인 예가 한글도깨비와 아래아한글의 소개. 한글도깨비는 PC에서 소프트웨어적으로 한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기자였던 최철용(한도컴퓨터 사장)이 직접 개발해 소스코드를 공개했다.
서울대 기계과 학생 이찬진(드림위즈 사장)은 한글 구현 기법과 폰트 처리에 관한 기술을 기고하면서, 뜻이 통한 후배들과 만나 워드프로세서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아래아한글이다.
제품을 상용화하기 전 마소 독자들이 쓸 수 있도록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에 인터넷을 가장 먼저 대중에게 소개한 매체도 마소였다.
일부 전문가들만 알고 있던 인터넷을 94년 3월호에서 낱낱이 파헤치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WWW 서비스는 알려지지도 않았고, ftp나 고퍼를 통해 파일을 제한적으로 주고받던 때였다.
애플 도스를 비롯해, CP/M, MS-DOS, 유닉스, 제닉스, 윈도우, MacOS, OS/2, 넥스트스텝, BeOS, 리눅스 등 PC 환경을 수놓았던 다양한 운영체제가 마소를 통해 소개됐다.
마소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배출하는 인큐베이터 구실을 톡톡히 함으로써 한국 정보기술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이찬진, 최철용을 비롯해 통신에뮬레이터 이야기를 만든 이영상(큰사람컴퓨터 사장), 아래아한글 차기버전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정내권(드림위즈 부사장), 윈도우용 워드프로세서 파피루스를 만든 이창원(OSK 사장) 등이 마소를 통해 데뷰했다.
안철수 사장은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발견된 브레인바이러스 치료 백신을 마소에 공개했고, 그 이후에도 다양한 백신을 디스켓 부록으로 무료로 제공해 ‘컴퓨터 명의’라는 별명을 얻었다.
안 사장은 201호를 내는 동안 마소에 가장 많은 글을 남긴 필자로 기록된다.
마소는 컴퓨터 잡지의 원조답게 전자책을 최초로 시도했다.
CD-롬이 확산되기 전인 95년, 지난 10년 동안의 본책 텍스트와 참조그림 등을 담은 ‘마소 CD’를 발행해 ‘한국 최초의 멀티미디어 북’으로 이름을 올린다.
마소는 CD-롬 발행 이전에도 기사의 소스를 디스켓에 담아 독자에게 제공한 역사가 있다.
디스켓 가격이 상당히 비쌌던 당시 5.25인치 디스켓 한장에 든 소스코드는 6천~1만원에 판매됐다.
그때 마소 한권의 값은 3천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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