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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통신] 구글, 잉크토미, 그리고 와이즈넛
[미국통신] 구글, 잉크토미, 그리고 와이즈넛
  • 이철민
  • 승인 2000.07.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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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이 빙글빙글 도는 안경을 쓴 토끼를 광고 모델로 등장시킨 엠파스 www.empas.com가 한국에서 상반기 히트상품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고 한다.
이제는 별다른 히트상품이 나오지 않을 것 같던 검색 서비스 업계에서 히트상품이 나왔다는 것 자체도 얘깃거리였지만, 야후!의 아성에 정면으로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 특히 관심을 끈다.
10여년간 검색 시스템 구축에 노력을 기울인 기술진의 노력이 꽃을 피웠다는 점에서 다른 닷컴들에게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인터넷의 주역으로 엠파스의 성공과 비슷한 일이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조금은 웃긴 이름을 가진 검색 엔진 구글 www.google.com이 대선배격인 잉크토미 www.inktomi.com를 밀어내고 야후!에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지난 98년 태어나 검색 서비스 업계의 풍운아로 성장한 구글의 장점은 잉크토미의 두배에 가까운 10억개의 웹문서를 검색하면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것을 찾아준다는 점이다.
게다가 찾아낸 웹문서에 순위를 매기고, 어느 검색 서비스보다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사용자들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이번 계약으로 구글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언더그라운드의 강자에서 인터넷을 이끌어가는 주역 가운데 하나로 인정을 받게 됐다.
반면, 잉크토미는 자존심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와신상담해야 하는 처지에 빠졌다.
잉크토미는 검색 서비스 매출이 전체의 35%에 불과하고, AOL이나 익사이트, MSN 등 125개 고객사 가운데 겨우 하나가 떨어져나간 것이어서 큰 문제가 아니라고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전체 매출의 2% 정도가 줄어든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밖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정반대여서, 발표 당일날 잉크토미의 주가는 무려 18%나 폭락했다.
검색 엔진 갈아타기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라이코스가 잉크토미와 결별하고 다이렉트히트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MSN도 알타비스타와 계약을 맺기 위해 잉크토미와 결별을 시도했다.
그만큼 최고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그런 경쟁의 이면에는 장기적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검색 서비스 업체의 생존전략이 숨어 있다.
야후!와 같은 포털 사이트들은 검색 엔진이 수천개를 검색할 때 겨우 몇센트의 이용료를 지불한다.
검색 서비스 업체 처지에서 보면 그야말로 코끼리에게 달랑 비스킷 하나 주는 격이다.
그럼에도 검색 서비스 업체들이 포털 사이트와의 제휴에 집착하는 것은, 이를 이용해 독자적인 생존을 위한 기본틀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국인이 만든 와이즈넛 출사표 그렇다면 어떤 검색 서비스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재로선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있는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검색 서비스가 승자가 될 것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최근 구글에 밀려 서러움을 받고 있지만, 잉크토미의 활발한 행보는 그래서 주목을 끈다.
잉코토미는 얼마 전 인포시크의 자회사인 울트라시크 www.ultraseek.com를 사들여 인트라넷 검색 기능을 강화하면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검색 서비스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야후!가 이번 계약에서 그동안 잉크토미가 제공해온 기업용 검색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도 잉크토미의 이런 강점을 평가했기 때문이다.
구글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잉크토미와 구글 그리고 다이렉트히트에 대항하는 새로운 검색 서비스 와이즈넛 www.wisenut.com이 곧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격비교 서비스인 마이사이먼 www.mysimon.com을 만들었던 한국인들이 모여 개발한 와이즈넛은 많은 한국의 벤처캐피털들이 투자한 상태여서 그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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