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e리포트] 게놈과 KDE, 드디어 한판 붙는다
[e리포트] 게놈과 KDE, 드디어 한판 붙는다
  • 샤이안 킴(e-랜서)
  • 승인 2000.11.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눅스/유닉스 GUI 표준 경쟁에서 수세에 몰리던 KDE가 ‘KDE 리그’(KDE League)를 결성하면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KDE 리그는 지난 8월 구성된 GNOME 재단에 맞서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최근 열린 컴덱스전시회에서 정식 출범을 발표했다.
GNOME(GNU Network Object Model Environment)과 KDE(K Desktop Environment)는 리눅스의 GUI(Graphical User Interface), 즉 X-Windows 데스크톱 환경을 주도하고 있는 양대 산맥이다.


GNOME과 KDE의 주도권 다툼은 IT 업계의 공룡기업들이 GNOME의 손을 들어주면서 격화됐다.
GNOME과 KDE는 각각 C와 C++ 프로그래밍 언어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C 언어가 C++ 언어보다 표준화에서 유리하다는 사실에는 대다수 리눅스 전문가들이 동조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기본적 설계 개념도 조금 다르다.
사용자 입장에서 GNOME과 KDE의 차이점을 찾는 게 쉽지 않지만 KDE는 단순하고 편리한 인터페이스 환경을, GNOME은 탄력적 인터페이스 환경을 지향한다.
KDE는 이미 97년부터 개발이 시작됐으며 GNOME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명실상부한 리눅스 GUI로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고, 칼데라(Caldera)와 독일의 SuSE 리눅스 배포판은 여전히 KDE를 지지하고 있다.
KDE는 오픈소스 기반이기 때문에 무료로 제공되지만 일반 개발자가 아닌 상용 제품 개발자나 개발 기업은 KDE 라이브러리를 사용할 때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했다.
제한적이 아닌 완전한 오픈소스에 대한 열망이 GNOME 프로젝트를 탄생시키는 촉매제가 됐는지도 모른다.
18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지난 3월 GNOME 1.0 버전이 공식 발표됐다.
GNOME 1.0이 발표된 당시만 해도 리눅스 진영에서는 KDE를 신뢰하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수년 전부터 리눅스의 GUI로 자리잡아온 ‘백전노장’ KDE와 갓 개발된 ‘새내기’ GNOME은 비교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 개최된 리눅스월드(LinuxWorld) 전시회를 기점으로 GNOME은 주요 IT 업체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게 됐고 KDE는 백전노장이 아닌 ‘사라지는 노병’ 신세가 됐다.
수세에 몰린 KDE 진영은 반격에 나섰으나 GNOME 재단에 대항할 KDE 리그가 결성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했을 뿐, 향후 KDE 진영의 행보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소문으로만 돌던 KDE 리그가 출범했다.
KDE 리그를 지원하는 업체는 GNOME 재단 못지않은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칼데라, 컴팩, 코렐, IBM, SuSE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DE 리그가 GNOME 재단을 견제하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칼데라 CTO인 드류 스펜서는 “KDE 리그는 리눅스 사용자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리눅스 대중화에 누가 더 많이 기여할까? KDE와 GNOME은 이미 언급한 기술 부분 외에도 전략적 차이점을 갖고 있다.
GNOME 재단은 솔라리스와 같은 다양한 유닉스 플랫폼에서 공용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발돋움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있지만 KDE 리그의 계획은 이에 비하면 소박(?)하다.
한 KDE 지원자는 KDE 리그가 KDE 개발자의 생계 유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빛을 잃은 KDE를 살려보려는 절박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KDE 진영이 KDE 리그를 설립해 KDE의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대세는 여전히 GNOME에 쏠려 있다.
지난 10월 KDE 2.0 새 버전이 나왔지만 GNOME만큼 관심을 끌지 못했다.
GNOME과 KDE는 편하고 친숙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현한다는 공통 목표를 향해 가고 있지만, KDE 리그 출범으로 리눅스/유닉스 GUI 시장이 양분될 것이라는 극단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다양한 선택권이 보장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GNOME 재단이 설립되면서 리눅스/유닉스 GUI는 표준화 내지는 통합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제 KDE 리그 설립으로 GNOME과 KDE의 대결 구도가 어떤 형태로 전개될 것인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게 됐다.
윈도우를 대체할 운영체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리눅스. 그러나 실상은 장밋빛이 아니다.
관련 업체들이 수익모델을 창출하지 못해 자금난에 허덕이고 주가 하락까지 경험해야 했다.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PC 사용자의 절대 다수가 윈도우 계열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리눅스 사용자는 Mac OS 사용자보다도 비율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IT 업계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리눅스가 진정한 주류 운영체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완벽한 GUI 환경을 구현해야 한다.
리눅스의 대중화 여부는 GUI 데스크톱 환경의 성패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KDE와 GNOME은 리눅스의 대중화에 기여할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윈도우 OS의 독점에 길들여진 PC 사용자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리눅스가 꿈도 펼치기도 전에 수그러들지 않으려면 거시적 안목으로 미래를 조망하고 준비해야 한다.
KDE와 GNOME이 유닉스의 기본 철학을 따라 ‘상생과 공존’을 선택하건 ‘최후의 승자’만이 살아남건 간에 두 진영의 승패는 시간이 지나면 결정될 것이지만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리눅스 대중화’라는 명제는 잊지 말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