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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마존 노조 결성 움직임 “골치 아파”
[미국] 아마존 노조 결성 움직임 “골치 아파”
  • 이철민 통신원
  • 승인 2000.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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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매출 신장과 수익성 제고 요구…크리스마스 시즌까지 겹쳐 ‘이중고’ 불 보듯 ‘아름다운 패배자’(Beautiful Loser) 아마존닷컴 www.amazon.com 에 붙은 별칭이다.
아마존은 지난 10월 말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주당 33센트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혀 월스트리트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게 했다.
그러나 정작 아마존닷컴 주가는 상승했다.
그래서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이다.
적자임에도 주가가 오르는 모순을 드러낸 이유는 주식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 적자폭이 적다는 것 때문이다.
물론 그 현상은 얼마 가지 못했다.
최근 전반적 폭락 장세에서 아마존닷컴도 지속적으로 주가 하락을 경험한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소매업계의 대표주자인 아마존닷컴을 바라보는 미국 주식시장의 시각이 혼란에 빠져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서적, 음반판매 부문만 놓고 보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가전을 비롯한 확장 서비스 부문에서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애널리스트 예측을 뛰어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점도 그런 혼란을 부채질한다.
고객서비스 부서 중심 처우개선 요구 그런데 최근 아마존닷컴을 둘러싼 혼란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해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아마존닷컴 일부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노조 결성을 주도하고 있는 직원 대부분이 아마존의 최전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고객서비스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CWA(Communication Workers of America)라는 단체가 아마존닷컴의 노조 결성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 인터넷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CWA는 지난 90년대 중반 마이크로소프트사 노조원들과 연계해 노사 협상에서 직원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도와줘 유명해진 단체이기도 하다.
아마존닷컴의 상징적 위치 때문에 노조 결성 여부는 파급 효과가 클 것이 분명하다.
노조가 아마존닷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또다른 이유는, 바로 온라인 소매상의 최대 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투자자들과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아마존닷컴에 매출 신장과 수익성 제고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결성되면 예상치 않은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영진들은 우려한다.
하지만 노조 결성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들은, 아마존닷컴이 고객서비스 부문 직원을 그동안 부당하게 대우해왔다면서 고용 불안정성, 낮은 임금, 잦은 시간외 근무 등에 대한 처우가 개선될 때까지 노조 결성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고용 불안정에 대해서는 아마존닷컴이 최근 본사가 있는 시애틀 직원말고도 노스다코다주 그랜드폭스와 인도에 있는 외부 업체를 다양하게 활용하기 시작한 것을 문제 삼고 있는 중이다.
직원들은 이런 고용 불안정성을 감지한 직원들이 회사의 ‘부당한’ 야근 요청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닷컴 대변인인 패티 스미스는 “이전에도 비슷한 시도가 두 번이나 있었지만, 다수의 무관심으로 결국 무산됐다.
이는 모든 직원이 주주이기도 한 아마존닷컴에는 노조가 필요치 않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직원의 동요를 막으려고 애쓰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직원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을 직접 토론하기 위해 사용자와 대화 자리가 여러 차례 마련됐다.
물론 토론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경영진들이 무리한 야근 요청이 있어왔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노조 결성을 막기 위해 제기된 문제점을 즉시 해결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조심스런 예측도 나온다.
여하튼 아마존닷컴이 작은 온라인 소매상이 아닌 신경제를 대표하는 회사라는 측면에서, 이번 노조 결성 움직임이 신경제 시대 노동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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