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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시트콤] 흉터
[건강시트콤] 흉터
  • 이우석(자유기고가)
  • 승인 2000.1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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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에 물개가 새겨진 사연
스포르닷컴 개발팀. 쇼핑몰 콘텐츠 구성이 끝나고 이제 메신저 작업만 남은 상태다.
그러나 아직도 사내 여론은 쇼핑몰 구축에 회의적이다.
협찬사는 구색을 맞출 정도로 확보했지만, 경기 동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남대문시장엔 S자로 휘감아 돌아가는 찬바람만 일고 있는 것. 그러나 일단 허운동 실장의 강력한 의지대로 밀어붙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스키 시즌이 다가오면서 이에 관련된 상품과 각종 이벤트 준비에 열심이다.
개발팀에서는 홈페이지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뿅뿅오락실’ 코너와 소용량의 자체 스포츠게임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 공태만씨는 모처럼 의욕을 보이며 386세대를 겨냥한 경마, 경돈(?), 카레이싱 게임 제작에 열중이다.
유료회원에게 부여하는 e머니를 이용한 일종의 베팅게임. 공태만씨는 유료회원의 사행성(?)을 자극해 시너지 효과로 쇼핑몰 구매욕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보였다.
도아랑씨는 아기자기한 플래시게임을 만들고 있다.
특히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있는 ‘고고 스킹’(GoGo skiing)은 완결된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다 초보에서부터 고난이도의 활강 테크닉까지 들어 있어 사내에 배포한 샘플 반응이 좋은 편이다.
“남궁용씨는 왜 이리 늦어? 오전에 아이템 회의 있는 것 뻔히 알면서!” 한재능 팀장의 무표정한 얼굴에 짜증기가 일렁인다.
김샐 만도 하다.
개발팀 정규직원의 25%가 빠졌으니. 시간 개념이 무딘 그에게 이번만은 모종의 응징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각의 대부 공태만씨 눈이 빛난다.
어설픈 농담으로 은근슬쩍 면피하는 남궁용씨 전술에 기필코 한번은 태클을 걸어야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긴 눈빛이다.
대학 시절, 엠티만 가면 공태만씨는 저승사자로 통했다.
동도 트기 전에 술과 대전에서 패퇴한 친구들을 응징하기 위해 ‘오물주먹밥’(뭉친 밥 속에 담뱃재와 왕소금, 가래침을 넣은)을 제조하여 속쓰린 배를 부여잡고 일어난 친구들 입에 테러를 가한 무시무시한 이력의 소유자. 새벽 주행이 남긴 상처 그때 마침, 남궁용씨가 등장한다.
공태만씨 눈빛이 니뽄도에 스치는 한줄기 섬광처럼 예리해지는 순간,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팔에는 붕대를, 얼굴엔 반창고를 덕지덕지 붙인 채였기 때문. 그러나 악동같은 미소는 남아 있었다.
새벽에 친구에게 빌린 발칸 450cc 바이크로 교외를 주행하다가 급커브길에서 그만 미끄러지고 만 것. 다행히 풀밭으로 미끄러져 살 수 있었다며 너스레를 떠는 남궁용씨. 오락게임에서 익힌 드리프트 주법(곡면도로를 달릴 때, 앞뒤 타이어를 동시에 일정한 각도로 옆으로 미끄러지게 하면서 차체를 컨트롤하는 운전 테크닉)을 실제로 해보다가 그랬다나. “그러다가 흉 지겠다, 병원에서는 괜찮대?” 도아랑씨가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흉 약간 지는 것쯤은 터프함의 상징이 아닐까요?” 쎈 척 해보는 남궁용씨. 그러나 은근히 걱정이 되는 눈치다.
공태만씨는 그 말에 맞장구를 치며 장황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때 시골에서 자전거로 내리막 급커브를 전속력으로 돌다가 논바닥에 그대로 쑤셔박힌 그는 부모님께 혼날까봐 찢어진 장딴지를 꿰매지 않고 그대로 아물게 하는 바람에 갯지렁이 같은 흉터가 남았다고 전설처럼 이야기한다.
도아랑씨도 초등학교 때 맞은 불주사 자국이 보기 싫을 정도로 툭 불거져 있어 수영장도 제대로 못 간다면서 투덜거린다.
공태만씨는 그까짓 것이라는 표정으로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3년 내내 붙어다니던 친구와 독서실 옥상에서 영원한 우정을 서약한답시고 달군 바늘로 서로의 팔뚝에 ‘友’와 ‘情’을 새겼다가 목욕탕에서 아버지에게 죽지 않을 정도만 맞았다고. 그는 팔뚝과 장딴지를 굳이 보여주면서까지 웃음을 강요한다.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재능 팀장은 양미간을 찌푸린다.
“아무리 치기라도 그렇지, 혈기왕성함을 빙자해 몸에 장난질 치는 인간이 제일 싫어!” 정색을 하며 열을 내는 한 팀장을 멍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세사람. 뜨거운 밤의 비밀 ‘力’ 그날 밤. “ㅎㅎㅎ.” 한재능 팀장과 나원혜씨가 열심히 러브퍼즐을 맞추고 있다.
오늘 게임은 사운드카드가 최상이었다.
어깨를 으쓱한 한 팀장은 조심스럽게 나원혜씨 옆에 누워 숨을 고른다.
나원혜씨는 매우 행복한 표정으로 한숨을 크게 내쉰다.
“당신, 뭐 먹었지? 하루아침에 토끼에서 호랑이로 변신하다니 너무 멋졌어.” 나원혜씨는 한 팀장 엉덩이를 탁 친다.
한 팀장 표정이 일순간에 무너져내린다(sound off). 나원혜씨가 잠든 것을 확인한 한 팀장은 조심스럽게 화장실로 간다.
전신거울로 엉덩이를 비춰보면서 씨익 웃는 한 팀장. 엉덩이에는 공을 코 위에 얹어놓은 물개 한마리와 ‘力’자가 유난히 번들거리고 있다.
흉터 레이저 치료 고우석/ 드림피부과 원장 www.dermatology.co.kr 흉터는 수술을 받거나 교통사고, 화상 같은 심한 외상을 입었을 때, 혹은 염증이 심한 피부질환을 앓고 난 후에 생기는 흔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작은 흉터라도 점점 커지면서 과증식성 흉터나 켈로이드(상처가 아물면서 군살이 돋아나 혹처럼 부푼 것)가 되면서 눈에 확 띄는 것이다. 이렇게 흉터가 진행되면 드물게는 가려움증이나 따가운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흉터가 심각할 정도로 남아야 비로소 치료를 시작하는, 이른바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는” 식이었다. 그러나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흉터도 조기에 치료를 해야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최근에 피부치료에 사용하는 여러 레이저 중에서 붉은색의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다이레이저’라는 것이 있다. 초기에 치료하면 흉터 크기를 줄이는 데 매우 효과가 좋다. 즉 흉터가 생기고 나서 한달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여 한달 간격으로 2번에서 3번 레이저 치료를 반복하면, 흉터 진행을 막고 흉터 모양과 흉터에 앉은 색소를 치료할 수 있어 흉터를 자연스럽게 없앨 수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이러한 흉터 치료는 그 비용이 비싼 것이 흠이지만, 흉터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망설일수록 치료 자체도 어려워질 뿐 아니라 치료 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통 켈로이드나 과증식성 흉터가 잘 생기는 수술은 심장수술, 제왕절개, 어깨나 무릎 같은 관절부위 수술 등이다. 특히 요즘엔 제왕절개를 통해 분만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왕절개 후에는 켈로이드가 생길 확률이 높다. 수술 부위가 잘 아물지 않고 부풀어오르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한번 제왕절개 수술로 켈로이드가 생겼다면,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미용 면에서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럴 때 특히 레이저 치료법이 주효하게 된다. 레이저 치료법은 흉터가 커지는 것을 막는 예방 치료로, 아직 일반 환자들이나 외과의사들에게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방법이다. 그러나 흉터를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이 개발되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흉터 치료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시기를 놓치면 제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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