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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재벌의 후예들 인터넷으로 돌진
[포커스] 재벌의 후예들 인터넷으로 돌진
  • 박종생
  • 승인 2000.07.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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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능력 검증 할 기회""그룹생존과 직결" 너도나도 진출..자금, 조직 업고 업계돌풍 예고
인터넷 업계에 재벌 2, 3세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비록 맨손이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로 인터넷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기존 인터넷 사업가들과 달리, 이들은 출발부터 막대한 자금과 잘 단련된 조직을 갖고 인터넷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오프라인에서 나름대로 사업영역을 구축한 상태에서 온라인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인터넷 업계에 가져올 파급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대 디지털 4인방
지금까지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씨나 삼성가의 맏손자 이재현 제일제당 회장이 인터넷 사업 진출과 관련해 세인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재벌 2, 3세들이 너나없이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마치 이곳이 재벌 2, 3세들의 경쟁무대나 된 듯한 형국이다.


최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재벌 2, 3세는 이른바 ‘신세대 디지털 4인방’으로 불리는 인물들이다.
SK 최태원 회장, 코오롱 이웅렬 회장,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삼보컴퓨터 이홍순 부회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고려대 동문들로서,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재벌 2, 3세는 이른바 ‘신세대 디지털 4인방’으로 불리는 인물들이다.
SK 최태원 회장, 코오롱 이웅렬 회장,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삼보컴퓨터 이홍순 부회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고려대 동문들로서,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모임에서 투자처에 관한 정보교류는 물론이고, 벤처기업 설립을 위한 제휴 등을 논의한다고 한다.
7월 초에는 이들이 주축이 돼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육성 전문회사인 아시아비투비벤처스라는 컨소시엄을 출범시키기까지 했다.
이들은 이전에도 여러가지 투자를 공동으로 했다.
이웅렬 회장과 정몽규 회장은 올 6월 공동으로 출자해 아이투신운용사를 설립했으며, 인터넷TV네트웍스에도 공동 투자했다.
이들 모임의 맏형격은 코오롱 이웅렬(44)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이 모임뿐만 아니라 재벌 2세들의 좌장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비투비벤처스의 출범에도 이 회장이 중심이 됐다.
이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96년 코오롱그룹의 대권을 이어받았으며, 99년부터는 전경련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께부터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 관련 경영인들과 교분을 쌓아왔다.
한 측근은 “올 여름에도 한달여 동안을 실리콘밸리에서 보내기 위해 지난주 출국했다”며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7~8차례 실리콘밸리를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웅렬 회장, “코오롱을 인터넷과 접목시키겠다” 이 회장은 섬유가 중심인 코오롱그룹의 변신에 항상 고심해왔다고 한다.
지난 94년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때를 변신의 기회로 삼았으나 이것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99년 말부터 자신을 그룹의 비전을 짜는 ‘CVO’(Chief Vision Officer)로 불러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룹의 비전을 인터넷과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신세기통신 주식을 팔아서 마련한 자금 중 1천억원 상당을 펀드 형태로 만들어 인터넷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웅렬 회장과 고려대 선후배 사이인 SK 최태원(40) 회장(물리학과 졸업)은 에너지 석유화학 분야는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고, e비즈니스 분야를 직접 챙기고 있다.
그는 미국 시카고대 경영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실리콘밸리 소재 정보통신기업인 메트라에서 3년여 동안 근무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초청 강연에서 “아버지가 수천억원을 물려줘도 디지털 경제에서는 지식이 없으면 있는 자산도 지킬 수 없다.
재벌 체제는 10년 또는 15년 이내 없어진다”고 말할 정도로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올 연말까지 인터넷과 생명공학 등 100여개 벤처기업에 1천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복합형 허브 사이트인 SK의 ‘오케이 캐시백’을 직접 기획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이재용씨와 비교하면서 최 회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정몽규(38) 회장과 삼보컴퓨터의 이홍순 부회장도 인터넷 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정 회장은 젊은 나이에 한국 최대의 제조업체로 꼽히는 현대자동차 회장까지 지내면서 자동차 경영인의 꿈을 키워오다 타의에 의해 건설맨으로 변신했다.
그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큰 기회라고 보고 측근들에게 여러가지 사업 아이디어를 검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한다.
삼보컴퓨터의 이홍순 부회장은 그동안 아버지 이용태 회장의 그늘에 가려 있었으나 올해부터 대표이사가 되면서 움직임이 빨라졌다.
그는 조만간 인터넷 사업과 관련한 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SK 최태원 회장, “지식이 없으면 있는 자산도 지킬 수 없다” 이들 디지털 4인방은 기존 인터넷 사업가들과는 다른 경로로 인터넷 사업에 진입하고 있다.
우선 기존 오프라인의 사업영역을 기반으로 하면서 이를 온라인화하는 데 주력한다.
코오롱 이웅렬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기존 산업을 온라인으로 이끌어 더욱 경쟁력있는 것으로 키워가는 것이 그룹 인터넷 비즈니스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계열사들은 ERP(전사적 자원관리), CRM(고객정보관리), SCM(공급망관리) 등 내부합리화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오롱은 그룹 구조조정본부 안에 K2E 태스크포스팀을 발족시켜 각 계열사의 디지털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건설, 섬유, 무역 등 기존의 오프라인 사업영역들을 온라인 사업영역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 회장은 B2B와 무선인터넷에 관심을 갖고 있다.
SK 최태원 회장은 이미 오프라인에서 엄청난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SK(주)의 엔크린 보너스카드 회원 700만명, SK텔레콤 가입자 1천만명, 017 가입자 300만명 등 회원이 2천만명에 이른다.
이들을 인터넷 사업 회원으로 끌어들일 경우 막강한 파워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최 회장은 이들에게 전자상거래를 통해 상품을 팔 수 있는 마케팅 회사로 변신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1단계로 오케이 캐시백 서비스를 출범시켜 계열사의 회원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토태로 2005년까지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에서 1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 건설사업 인터넷화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건설 부문 인터넷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정 회장은 “아파트 건설의 핵심역량이 건물을 올리는 것에서 건물 내부의 정보화 시스템을 얼마나 차별화시키느냐로 바뀌고 있다”고 측근에게 말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이버 아파트를 만드는 데 필요한 통신망, 콘텐츠 등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 회장쪽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안을 준비중이라며 조만간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두번째 특징은 아웃소싱이나 전략적 제휴, 기업인수합병(M&A)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자기가 뒤떨어지는 분야는 굳이 독자적으로 하기보다는 이미 앞서가 있는 외부의 힘을 빌린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혼자 하려 했던 이전 세대와는 딴판이다.
이번에 출범한 아시아비투비벤처스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회사는 중복투자와 과당경쟁없이 B2B 전자상거래를 추진하기 위해 대기업들이 모인 것이다.
이 회사는 전략적 구매에서부터 테크놀로지 플랫폼, 인터넷 호스팅에 이르기까지 e마켓플레이스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이들 4인방을 포함해 경방 김준 상무, 대유 이종훈 사장, 시사영어사 민선식 사장, 이수세라믹 이상경 사장, 종근당 이장한 회장, 풍산 류진 회장, 한국컴퓨터어쏘시에이트 하만정 사장 등 모두 16개 회사의 대표들이 참여했다.
코오롱 이웅렬 회장은 외부 네트워크 확보에 전략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사람 사귀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며 “인터넷 시대의 가장 중요한 동력은 인적 네트워크”라고 말한 바 있다.
이 회장의 한 측근은 “앞서가고 있는 회사에 투자해 외부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전자상거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이라고 귀띔했다.
이 회장은 요즘 창투사인 아이퍼시픽파트너스를 통해 B2B와 무선인터넷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회선망 사업자인 테크게이트, 인터넷 보안업체인 넷시큐어, 홍콩 소재 전자상거래업체인 i100 등 16개 업체에 모두 25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재벌 2, 3세들의 인터넷 사업 진출은 그룹의 생존과도 직결돼 있는 문제이지만, 이번 기회에 자신의 경영능력을 검증해 보이겠다는 개인적인 욕망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벌 2, 3세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선대 창업가들과 달리 재벌 총수로서 자신의 성과를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마련이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한꺼번에 무너져버렸지만 한때 재벌 2세들이 무리하게 사업확장을 한 것도 이런 요인이 작용했다는 게 재계 사람들의 얘기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인터넷 사업은 이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기존 제조업체 경쟁력 강화에 도움 물론 재벌 2, 3세들의 인터넷 진출을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이들이 주로 순수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을 온라인화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어 기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벤처는 실력으로 겨루는 곳이다.
재벌 2세라고 해서 해서는 안된다는 법이 없다.
누구든 와서 하는 게 벤처다.
그곳에서 경쟁을 뚫고 성공하면 그 사람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 벤처 1세대인 미래산업의 정문술 사장이 이들에게 전해주는 말이다.
재벌 2, 3세들의 그들만의 모임
재벌 2, 3세들은 학연 지연 등으로 다양한 클럽을 결성해 교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모임의 특성상 비공식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외부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들은 이런 모임을 통해 비즈니스 정보를 교환하며, 정·관·법조계·학계 등의 핵심 또는 차세대 스타들과 끈끈한 인맥을 형성한다.
최근에는 이들 모임이 인터넷 사업과 관련해 공동투자와 제휴를 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모임이 젊은 사업가 모임의 약자인 ‘YEO’(Young Entrepreneur Organization)이다.
경방 김준 상무가 회장이며, 회원으로는 대상그룹 임성국 부회장, 한일시멘트 허기호 상무, SBSi의 윤성민 사장 등 중견그룹 2세와 아이월드네트워크의 허진호 사장, 솔리텍의 정준 사장, 다우존스코리아의 박광민 사장, IMM에셋의 이근승 사장, 디지트라의 박주형 사장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YPO’(Young President Organization)는 40대 이하 회장·사장급 등 2세 경영인으로 구성돼 있다.
YPO의 가입자격은 40살 이전에 대표이사를 맡고 회원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또 50살이 되면 정회원에서 자동으로 물러나 명예회원이 된다.
지난 66년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이 세운 YPO는 젊은 경영인끼리 부족한 경험을 나누고, 선배경영인들의 조언을 받기 위한 친목단체로 설립됐다.
한화 김승연 회장, 동양그룹 담철곤 부회장, 종근당 이장한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영연구회’는 지난 96년 김현철씨의 가입 여부로 한동안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모임이다.
이 모임은 지난 88년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의 해외유학파 2세들을 주축으로 결성됐다.
구자홍 LG전자 사장, 경방 김준 상무, 삼보컴퓨터 이홍순 부회장 등이 회원으로 활동한다.
경영연구회는 중소기업 2, 3세 경영인과 대학교수 등에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지난 88년 김호연 빙그레회장 등이 경기고 선후배들을 모아 출발했다.
지난 93년 발족한 ‘푸른회’는 애초 중견기업들의 창업 2세들 가운데 70년대 말 서울고, 중앙고를 졸업한 동창생들이 중심이 돼서 만들어졌다.
태평양화학 서경배 사장, 시사영어사 민선식 사장, SBSi의 윤성민 사장, 동원증권 김남구 부사장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크림슨포럼’은 고려대 출신의 젊은 오너경영인들이 지난 97년 만든 모임으로 한진중공업 조남호 부회장, 이재현 제일제당 부회장 등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삼성 이건희 회장, 쌍용 김석원 회장 등이 잘 어울렸으나 이제는 원로급으로 물러났다”며 “최근에는 코오롱 이웅렬 회장, SK 최태원 회장,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 등이 만나는 그룹과 경방 김준 상무, 새한 이재관 부회장 등이 중심이 되는 그룹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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