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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원님 덕분에 나발 분다
[머니] 원님 덕분에 나발 분다
  • 박종생
  • 승인 2000.07.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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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등록 종목 IPO 성공하면 유사기업 주가도 상승...급락 위험 경계해야 만화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인 코코는 지난 4월28일 이상한 일을 경험했다.
회사의 주가가 14만3천원에서 갑자기 15만원으로 치솟기 시작한 것이다.
이 회사 주식은 3월21일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뒤 4월4일까지 11일 연속(거래일 기준) 상한가 행진을 벌이다 하락세로 돌아서 13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별다른 호재도 없었는데, 주가는 4월28일부터 상승세로 방향을 틀더니 5월17일까지 계속 올라 33만7천원으로 껑충 뛰었다.
사업분야 달라도 유사성만으로 바람타 4월28일 코코의 이상한 주가상승은 바로 전날 음반기획사인 에스엠이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한 데 그 원인이 있었다.
에스엠은 4월27일부터 5월18일까지 11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주당 1만2천원에 시작한 주가가 5월18일에는 5만1800원으로 뛰어올랐다.
음반기획과 만화 애니메이션은 사업분야가 다른 데도 불구하고, 엔터테인먼트라는 유사성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것이다.
만화제작 업체인 한신코퍼도 에스엠의 성공에 덩달아 5월4일부터 연속 5일 동안 주가가 상승했다.
‘원님 덕분에 나발 분다’는 속담이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이런 사례가 빈번히 일어난다.
특히 신규등록 종목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 경쟁사나 사업분야가 비슷한 회사들의 주가도 덩달아 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공적인 기업공개의 부산물인 셈이다.
이런 모습은 올 상반기에 홈쇼핑 관련주, 바이오 관련주에서도 나타났다.
홈쇼핑업계의 1위 업체인 LG홈쇼핑이 1월20일 등록해 기업공개에 성공하자, 경쟁사인 CJ39쇼핑 주가도 덩달아 올랐다.
LG홈쇼핑은 1월20일 5만5천원에서 2월 중순 17만원대까지 상승했으며, CJ39쇼핑은 1월28일 4만5천원에서 계속 올라 2월9일에는 7만8천원까지 뛰었다.
바이오 관련주는 올 2월 미국에서부터 시작한 바이오 혁명으로 테마를 이루긴 했지만 테마의 ‘약발’이 떨어질 즈음 마크로젠이 등장함으로써 재차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크로젠의 등장으로 수혜를 입은 업체는 이지바이오, 바이오시스, 벤트리 등이었다.
이런 현상이 잦아지자 6월에는 대형 신규등록주의 시장진입을 앞두고 유사 기업들의 주가가 미리 상승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일부 전문투자자들이 신규등록주의 등록을 계기로 주가가 상승할 것을 미리 예측하고 매집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게임 관련주들이다.
국내 최초의 아케이드게임 업체인 이오리스가 코스닥 시장에 진입(6월7일)하기 이틀 전(거래일 기준)인 6월2일부터 게임 관련주인 비테크놀러지가 상한가를 치기 시작했다.
비테크놀러지는 3일 동안 연속 상한가를 쳤다.
리니지게임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6월 중순께 기업공개를 할 것이라는 소문도 비테크놀러지의 상승요인이었다.
게임 테마주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투자방식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해당 기업의 가치상승이 아닌, 경쟁사나 유사 기업의 주가상승에 영향받아 덩달아 올라가는 경우, 언제 주가가 하락세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대형 신규등록 종목 공개… 투자자들 설렌다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들은 이런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에스엠이 5월17~18일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코코와 한신코퍼도 급락세를 보였다.
코코의 주식은 5월 말 17만1천원대로 떨어졌으며, 한신코퍼는 5월 말 7400원으로 떨어져 상승 초기(5월4일 8200원대)보다도 주가가 낮아졌다.
에스엠의 등장으로 거품이 일었다가 일시에 꺼진 형국이다.
이 경우 전문적인 투자자들은 대장주인 에스엠의 거래흐름을 보면서 매도시기를 잡겠지만, 일반투자자들은 자칫 매도시점을 놓칠 우려가 있는 만큼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하반기에도 이런 대형 신규등록 종목들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바이오 관련주로는 인바이오넷, 셀바이오텍이 하반기에 코스닥에 진입할 예정이며, 연말께 등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형 바이오칩인 바이오니아는 내년 4월께 시장에 들어올 예정이다.
시스템통합(SI) 업체들 중에서도 대형 업체들이 하반기에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다.
현대정보기술은 8월께 매매가 시작되며, 포항제철 계열의 포스데이터, 동양그룹 계열의 동양시스템즈, 신세계그룹 계열의 신세계I&C, 독립기업인 KCC정보통신 등이 9월께 등록할 예정이다.
보안 관련 업체로는 시큐어소프트와 씨큐어넷이 올 하반기에 등록을 준비중이다.
대그룹 계열회사로는 현대그룹의 현대세가엔터테인먼트와 현대택배, LG그룹의 LG텔레콤, 롯데그룹의 롯데쇼핑 등이 하반기 등록을 계획하고 있다.
올 연말 등록 기대를 모았던 초우량 보안 업체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는 10월께 증권업협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뒤, 내년 3~4월께 코스닥 시장에 등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등록 종목, 매도타이밍을 잡아라
신규등록주는 청약시 우량기업을 배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파느냐도 수익률을 좌우하는 큰 변수다.
정보기술 전문 투자자문회사인 스틱투자자문이 최근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18일까지 14개월 동안 코스닥 시장에 등록한 150개 기업의 주가흐름을 분석한 ‘코스닥 공모기업의 주가행태’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해법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매도 타이밍은 40일 간격으로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뒤 1차 매도 타이밍은 13~20일 이후다.
이후 2차랠리가 시작된다.
2차 매도 타이밍은 53~70일 이후로 이때가 최적기이다.
3차 매도 타이밍은 93~110일 사이다.
이 기간 중에 고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스틱투자자문은 “코스닥 등록기업은 등록 뒤 53~70일 사이에 매도해야 하며, 매도 타이밍을 놓쳤을 경우 100일째가 차선의 매도 적기”라고 밝혔다.
2차랠리에 베팅을 해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
코스닥 기업은 대개 등록 뒤 15일(영업일수 기준)이 지날 때까지 평균 85%의 누적지수초과수익률(특정 종목의 주가상승률에서 지수상승률을 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 뒤 10일간 조정을 받으며 3%포인트 하락했지만 26일째 되는 날부터 2차랠리를 시작해 94일이 될 때까지 160%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기 관련주의 매수 타이밍은 등록 뒤 24일이 지난 뒤다.
이들 종목은 등록 뒤 12일 동안 90% 올랐다가 다시 12일 동안 조정을 받으며 하락한 뒤 117일이 될 때까지 190%의 수익을 냈다.
인터넷 기업은 등록 뒤 27일 동안 190%의 상승률을 올려 급등 추세를 보였지만 이후 68일 동안 34%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업체는 등록 뒤 17일간 120% 오른 다음 조정에 들어간다.
31일째 되는 날부터 21일간 평균 50%의 수익을 냈다.
특히 자본금이 적은 종목이 큰 폭의 상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런 종목은 위험성도 크다.
유통주식 수가 적어 오를 때는 대폭 상승하지만 떨어질 때도 급락하는 것이다.
자본금이 25억원 미만인 종목의 경우 등록 뒤 최고점에 달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53일이었다.
상승률은 644%다.
그러나 이후 34일 동안 62%가 하락한 뒤 100여일이 지날 때까지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50일이 지난 뒤에 적극 매도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자본금이 25~50억원 사이의 종목은 주가가 18일 동안 197% 오른 뒤 약간의 조정을 거쳐 66일이 될 때까지 42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본금이 50억원 이상인 종목은 등록 뒤 54일이 될 때까지 372%의 수익률을 올렸으며, 74억원 이상은 22일이 될 때까지 139% 오른 뒤 64일 동안 고점 대비 55%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74억원 이상은 20일 이후 적극 매도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주당매출액비율(PSR)도 중요한 투자 변수다.
코스닥 등록기업은 대부분 벤처기업이기 때문에 성장성을 잘 보여주는 이 지표를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조사대상 150개 기업의 경우 최고 PSR는 12배에서 99배(인터넷 업종)까지 편차가 컸지만, 최저 PSR는 3~5배에서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PSR이 3~5배 정도인 기업에 투자시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가수익률(PER)은 최고가 100~750배(인터넷 업종)로 다양하지만 최저는 30배 정도에서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PER 30배 정도의 기업에 투자시 성공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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