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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대학 취업정보실 위상 상종가
[직업] 대학 취업정보실 위상 상종가
  • 이인희 잡링크 리포터
  • 승인 2001.08.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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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일반대학의 졸업생 취업률은 56.0%로 교육대(99.7%), 대학원(82.3%), 전문대(79.4%), 산업대(65.9%)보다 크게 낮았다.
대학의 신입생 수가 고등학교 졸업생 수보다 많아지는 2005년 이후가 되면 취업이 안 되는 비인기 학과나 대학은 신입생 미달사태로 경쟁력을 잃고 아예 문을 닫는 대학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취업은 대학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실제로 심각한 취업대란이 일어났던 지난해부터 이런 현상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취업이 잘 되지 않는 대학이나 학부는 입학 지원률이 매우 낮았던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각 대학에서 취업정보실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 취업정보실은 대학 당국자들이 그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예산이나 인력 배정에서 우선순위가 뒤로 처져 있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대학 취업정보실은 인력과 재정 등 각종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학생들을 위한 취업 지원활동에 많은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몇년째 취업대란이 되풀이되자 많은 대학들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취업정보실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때마침 일어난 정보화 바람은 노동시장 환경을 급속도로 변화시켰고, 이에 따라 각 대학 취업정보실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낼 필요성이 대두됐다.
취업률 1위 인제대, 전략 ‘눈길’ 인제대학교의 취업정보센터는 변하고 있는 대학 취업정보실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제대는 국내 고급인력 노동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파악하고, 취업정보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취업대책을 마련해 실행해왔다.
그 결과 IMF 경제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국내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보다 20% 이상 높은 70%대의 취업률을 보였고, 올해는 82.1%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지방대로서 상대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고 ‘취업이 잘 되는 대학’으로 자리를 굳힌 것이다.
인제대가 이처럼 높은 취업률을 보인 것은 ‘Job Initiative +10’ 이라는 대학차원의 새로운 취업 프로젝트 덕택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Job Initiative +10’은 취업의 양적·질적 수준을 10% 높이기 위한 일종의 개혁운동이다.
인제대는 이 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 두 기구를 신설했다.
기획기구인 ‘J-이노베이션21’과 실행기구인 ‘J-매니지먼트 21’이다.
‘J-이노베이션21’는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전·현직 취업정보센터 소장 등 취업 관련 노하우가 풍부한 몇몇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프로젝트 전체를 관리하고 ‘J-매니지먼트 21’에서 실행할 주요추진과제와 문제점 보완대책, 재정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취업정보센터 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J-매니지먼트 21’은 인문사회대와 자연대, 공대, 의생명대 등 4개 단과대학 37개 학과의 4학년 지도교수들로 구성된다.
‘J-이노베이션21’이 프로젝트의 ‘머리’에 해당한다면, ‘J-매니지먼트 21’은 손과 발이 되어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진로에 도움이 실질적인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기구 위원인 4학년 지도교수들은 산학연계를 통해 업계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전공과목에 반영해 실질적으로 취업에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며 학생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열어주려 애쓴다.
결국 ‘Job Initiative +10’로 대표되는 인제대 학생취업 전략의 핵심은, 총장부터 각 학과 교수를 아우르는 거대한 취업 관련 네트워크인 셈이다.
취업이 잘 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수·교직원이 발벗고 나선 것이다.
경기악화와 지방대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인제대가 국내 4년제 대학 취업률 1위를 기록한 비결은 바로 이것이었다.
또한 ‘Job Initiative +10’은 취업정보센터가 기존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과 아이디어로 무장해야 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취업정보센터는 프로젝트의 중심에서, 두 기구가 원활하게 업무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타대학 취업정보실의 주업무인 진로상담이나 일자리 주선 등을 개별 학과로 이관한 대신, 그 지역 기업이나 지자체와 손잡고 ‘인제 인터뷰 교육주간’과 사이버 채용박람회, 각종 필드 스터디와 인턴십 제도 등 굵직한 행사와 다양한 취업 관련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있다.
‘학문의 전당이 되어야 할 대학이 취업 준비를 위한 학원으로 전락했다’며 눈살을 찌푸리기엔 사회가 너무 급박하게 변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고, 기업들의 채용 경향도 달라졌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쓸모 있으려면, 현재 인력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4년제 대학의 취업률이 가장 낮은 이유로 산학연계가 취약하다는 점을 꼽는다.
산학 협력업체 수만 비교해봐도 2년제 대학이 평균 312개 업체와 연계하고 있는 데 비해, 4년제 대학은 평균 20업체와 연계하고 있는 데 그쳐 15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따라서 4년제 대학은 산업체와 연계를 강화해 학생들로 하여금 기업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도록 하고 그에 맞는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대학과 기업의 사이를 좁히기 위한 활발한 교류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종 인재뱅크를 통해 학생의 능력을 기업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산학협력 업체를 관리함으로써 취업에 직접적인 연계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저학년 때부터 취업 준비의 중요성을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취업관련 과목을 학점과 연계해 개설해야 할 필요도 있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취업 관련 과목을 세부적으로 나눠 취업에 필요한 자료를 획득하고, 진로 설계에도 도움이 되는 체계적인 취업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국내 대학의 취업 행정부서는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대학은 나름대로 상황과 여건에 맞춰 취업 담당부서의 성격을 변화시키고 위상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전략으로 재학생을 위한 진로 개발과 취업지도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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