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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날개 단 e메일 비즈니스 ‘훨훨’
[특집] 날개 단 e메일 비즈니스 ‘훨훨’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1.08.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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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깃팅 쉽고 응답률 높아 특수모델 속속 등장… 차세대 마케팅 수단으로 떠올라
“삐릭 삐리릭….” 이매일씨는 오늘도 출근하자마자 컴퓨터 전원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윈도우가 뜨고 로그인을 하고, 자연스럽게 메일박스로 가는 손. 밤새 온 메일들을 확인하면서 여느 날과 똑같은 하루가 시작된다.
엊저녁에 확인을 하고 갔는 데도 그새 메일이 15개나 와 있다.
보낸 사람 이름과 제목을 쓰윽 살펴보면서 어떤 메일을 먼저 열어볼까 궁리한다.


'김벌래.' 어, 이 사람이 누구지? 'Hi! How are you?'로 시작되는 영어 메일이다.
도대체 이게 뭐지. 엉겁결에 첨부된 파일을 열어보니 나와 상관없는 자료같다.
누가 잘못 보낸 메일인가 보다.
아무 생각 없이 다음 메일을 보고 파일을 여는데, 컴퓨터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는 느낌이 온다.
“이거 바이러스에 걸렸는걸.” 옆자리에 앉은 정보통이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진단을 내린다.
진작에 백신을 깔아두는 건데. 백신을 구하려고 수선을 피우자 정보통이 메일을 하나 날려준다.
백신메일이라나. 메일을 열어 확인버튼을 눌렀더니 곧장 바이러스 치료가 시작된다.
치료하는 동안 심심하지 말라고 애니메이션도 보여준다.
“그놈 참 신통방통하다.
"


e메일에는 이제 인터넷 홈페이지 하나를 통째로 옮겨담을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나 환경이 좋아졌다.
덕분에 e메일을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는 시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e메일 비즈니스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마케팅이다.
e메일은 고객 타깃팅이 쉽고 응답률도 높다는 특징 때문에 이미 차세대 마케팅 수단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배너광고는 1천번을 노출시켜야 겨우 3번 정도의 클릭을 유도할 수 있지만, e메일은 100개를 보내면 3.2명이 응답을 해온다.
배너광고보다 10배 이상의 효과를 내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회사인 포레스터리서치도 e메일 마케팅이 2002년에는 약 95억달러의 시장규모를 차지하며, 현재 인터넷 마케팅의 주류인 배너광고를 제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상품 카탈로그를 보내고 이벤트를 안내하거나 사이트를 소개하는 내용의 초보적인 광고메일은 이미 자리를 잡았다.
e메일 마케팅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메일의 기본적인 특성을 가감없이 활용하는 수준인 데 비해, 최근에는 e메일에 특수한 기능을 추가로 집어넣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시도까지 이뤄지고 있다.
'특수 메일'을 이용한 새로운 e메일 비즈니스가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에브리존 www.everyzone.com의 백신메일이 대표적인 예다.
이것은 메일에 백신기능을 추가로 넣은 것으로, 수신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를 진단하고 치료까지 해준다.
바이러스가 메일을 통해 퍼지는 것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에브리존 회원들의 백신메일 평균 개봉률은 70%, 치료까지 하는 비율은 50% 정도다.
백신메일 수신자는 바이러스 치료를 하는 동안 메일에 함께 실어보낸 광고를 보게 된다.
높은 응답률을 기반으로 광고주를 끌어들인다는 것이 에브리존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최근에는 바이러스 검색을 하는 동안 제휴사들의 유료 콘텐츠를 보여줌으로써 사용자들의 흥미를 더 유발하고 있다.
"메일로 하는 사업은 수신자로 하여금 계속 메일을 열어보게 할 수 있는가에 성패가 달려 있다.
바이러스는 늘 새롭게 바뀌니까, 백신메일이라면 그런 지속적 관심을 유도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이러스 진단은 약같은 것이다.
네티즌들이 위험을 느끼지 않으면 백신메일도 사용을 중단하려는 성향이 있다.
바이러스 감염 진단도 받으면서, 동시에 재미도 느끼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앞으로 과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 에브리존 신동윤 사장은 한두번 실망하면 더는 메일을 열어보려 하지 않는 네티즌들의 속성을 파악하는 것이 e메일 비즈니스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손쉽게 바이러스 치료를 마친 이매일씨는 다시 마음이 가뿐해져 다른 메일을 살펴봤다.
오랜만에 메일을 보내온 친구 이름이 눈에 띈다.
이 녀석이 웬일이지. 메일을 열어보니 이번에 결혼하기로 한 친구에게 함께 선물을 하자며 친구들에게 모두 보낸 메일이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친구들에게 돈을 일괄적으로 청구하고 있는데, 지불확인 버튼을 누르니 내 은행계좌를 입력하라고 한다.
계좌를 입력하고 보낼 금액을 넣었더니 내 계좌에서 친구 녀석 계좌로 자동이체가 됐다는 메시지가 뜬다.
편한 세상이다.
"지난번에 왕창 낸 술값도 이런 식으로 친구들한테 보냈으면 ‘엔(N)분의 일’로 쪼개 받을 수 있었을 텐데."
'특수 메일' 을 이용한 e메일 비즈니스로 요즘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메일뱅킹 서비스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e메일 주소만 알고 있으면 송금도, 청구도 가능해 새로운 지불결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일캐스터의 메일뱅킹 www.mailbanking.co.kr, 주택은행의 엔페이코리아 www.nPaykorea.com, 신한은행의 머니메일www.moneymail.co.kr , 나우콤의 페이레터 www.payletter.com, 네오위즈의 원클릭페이 www.oneclickpay.co.kr가 모두 이런 메일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CRM과 연계, 입지 강화돼 메일뱅킹 서비스는 은행들이 실시하고 있는 인터넷뱅킹과 달리 청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많은 사람에게 한꺼번에 송금 및 청구를 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이것은 친목단체나 모임에서 일괄적인 회비 징수에 활용할 수 있고, 국회의원이나 사회단체라면 후원금 모금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물론 유료 콘텐츠 사이트나 쇼핑몰 같은 곳에서는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시스템 방식에 따라 청구·송금한 금액을 현금화하는 데 이틀에서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업체들이 최근 이런 한계를 대부분 보완해 실시간 현금화도 가능해졌다.
다시 일하던 이매일씨, 자꾸만 손이 메일박스로 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e메일은 이제 마약 같다.
일과 관련된 메일이라면 그때 그때 확인하는 게 문제될 것 없지만, 그것보다도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온 메일을 먼저 읽고 싶어진다.
지금처럼 나른한 오후가 되면 잠도 깰 겸 쌓여 있는 뉴스레터며 메일매거진을 열어 읽기도 한다.
이젠 이런 메일에 익숙해져 메일로 뭘 보내주지 않는 사이트엔 방문조차 하지 않는다.
요즘은 사이트에 들러 e메일 주소를 남겨놓았던 곳에선 꼭 뭔가 날라온다.
쇼핑몰에서 보내오는 할인 안내, 은행에서 보내오는 서비스 안내 메일들을 보면 그렇다.
하지만 그런 비슷비슷한 메일 가운데서도 손이 먼저 가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아예 읽어보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는 것도 있다.
무슨 차이일까? "'OO쇼핑몰에서 보내드리는 상품안내?' 여긴 허구한날 관심도 없는 걸 똑같이 보낸단 말야."
백신메일이나 매일뱅킹처럼 e메일에 특별한 기능을 새롭게 부여함으로써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사례가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여전히 e메일을 이용한 비즈니스의 핵심이자 기본은 마케팅이다.
e메일 비즈니스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e메일 마케팅은 요즘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CRM(고객관리)을 만나면서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e메일이 CRM에 필요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모으고 고객을 쉽게 분석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게 드러나면서, e메일 마케팅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더 활발해졌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e메일 마케팅 솔루션에 대한 요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현재 네오캐스트 www.neocast.co.kr, 아이마스 www.imas.co.kr, 에이메일www.amail.co.kr 등이 e메일 마케팅 솔루션 시장을 지키고 있다.
e메일 마케팅은 현재 쇼핑몰과 금융권에서 가장 도입이 활발하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의 경우 성별, 연령 등 회원의 기초정보 외에 구매경험, e메일에 대한 반응 정도에 따라 회원을 세분화하고 각자에게 적당한 추천상품과 이벤트 안내를 e메일로 보내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메일을 발송했을 때 페이지뷰는 발송 전과 비교해 약 50% 증가하고, 공동구매의 전체 매출 가운데 e메일 마케팅을 통한 매출이 약 10~15%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옥션의 설명이다.
교보문고는 99년 e메일 마케팅을 도입한 뒤 인터넷을 통한 매출이 150% 정도 증가했다.
주문 진행상황, 주문도서 내역, 반품도서 내역, 도서발송 내역, 온라인 입금·미입금 상황, 환불금액 수령 확인 등을 e메일로 즉시즉시 알려줘 고객의 신뢰감을 높였다는 평가를 스스로 내리고 있다.
신간 관심분야, 월간·주간 베스트셀러, 추천도서·염가도서 등의 정보를 메일로 보내, 정보가 중요한 도서의 특성을 잘 살림으로써 구매를 유도했던 것도 좋은 시도였다.
금융·쇼핑 분야 활용 가능성 무한대 금융권은 예금 거래내역 등 고객에 대한 고급 정보를 많이 확보하고 있어 e메일 마케팅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고객을 세분화해 각 특성에 맞는 금융서비스를 소개하고 카드 사용내역서 등을 보내주는 등 관심이 높은 정보를 전송함으로써 메일 개봉률도 다른 분야에 비해 높다.
결국 CRM과 e메일 마케팅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e메일 마케팅 전문가들의 평이다.
“충분한 고객분석을 통해 고객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되, 항상 고객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번 메일을 보낸 다음에 다시 메일을 보낼 때에는 한단계 발전된 내용을 담아 관계를 향상시키도록 해야 한다.
” 아이마스 김영민 사장은 한번 상품 카탈로그를 보낸 다음에도 별 고민없이 똑같은 상품 카탈로그를 보내게 되면 스팸메일로 전락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메일을 받을수록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고객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해야만 e메일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상품광고 메일들이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 내용은 일회성 광고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사람들이 메일을 더 꺼리게 만들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그는 지적한다.
이매일씨는 메일을 정리하다가 한 상품광고 메일을 우연히 열어봤다.
이매일씨가 관심이 많은 음반에 대한 소개인데다 제목도 뭔가 끌리게 적어놓았다.
메일을 읽어보니 얼마 전 심심풀이로 가입했던 광고메일 사이트에서 보내온 것이다.
자기네가 보내는 광고를 읽으면 현금을 준다고 한다.
메일이 아닌 사이트로는 예전에도 이런 것들이 꽤 있었는데. 메일로 보내줬으니 편한 마음으로 그냥 읽어본다.
“입으로 떠먹여주는 것까지 피할 필요는 없지.”
e메일 마케팅을 전문으로 대행해주는 비즈니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에이메일은 다수의 회원을 확보하고, 이들을 타깃팅 분야별로 분류해놓고 있다.
e메일 마케팅 의뢰가 들어오면 그들이 원하는 타깃 고객들에게 마케팅 메일을 대신 보내준다.
메일발송 1통당 100원을 받고 있는데, 절반인 50원은 메일을 받는 회원들의 몫이다.
서비스 가격이 다소 높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e메일 마케팅에서는 트래킹, 즉 메일을 읽은 사람이 메일 안에서 어느 부분에 관심을 가졌고 어느 부분을 클릭했으며 어느 사이트까지 갔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것들을 확인해 회원의 성향을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의뢰하는 회사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타킷층은 서울에 사는 20~30대 회원이지만, CEO급 회원들이나 40~50대 회원들을 대상으로도 마케팅 e메일을 보낼 수 있다.
6시다.
오늘도 별일없이 무사히 하루를 마친 듯하다.
이매일씨, 오늘은 팀장이 어수선한 틈을 타 빨리 퇴근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친구들과 한잔 하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살금살금 사무실을 나오는 데까지는 성공. 그러나 전철을 타고 약속장소로 가는데 휴대전화가 울린다.
아뿔싸, 팀장이 오늘까지 올리라는 보고자료를 깜박 잊었다.
작성만 해놓은 채 그냥 왔다.
이를 어쩌지. 어떻게 나온 사무실인데. 이때 섬광같은 아이디어가 번쩍하고 떠오른다.
얼마 전 정보통이 소개해준 무선서비스다.
휴대전화로 그 사이트에 접속하면 내 PC를 원격에서 제어할 수 있다.
PC 안에 저장해놓은 파일을 찾아 팀장에게 e메일로 파일첨부를 해 보내면 된다.
그냥 여기서 휴대전화로. 이걸 언제 써먹나 했더니…. 정보통 녀석, 쓸 만한 걸 알려줬군. 내일 그 녀석에게 밥이라도 한끼 사야겠다.
“내 삶의 질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e메일을 이용한 비즈니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가운데 가장 큰 방향은 무선서비스와의 연계다.
인츠닷컴 www.intz.com은 최근 엠메일 서비스라는 무선메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무선을 통해 간단히 메일을 보내는 서비스는 이미 많이 있었다.
엠메일은 여기에 원격으로 PC를 제어하는 기능까지 덧붙여, PC 안에 있는 정보를 검색해 파일을 이동시키고 파일을 첨부해 메일을 보내거나 PC를 끌 수도 있도록 해준다.
앞으로 기능을 더 향상시켜 원격으로 문서, 게임,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골라 자기도 보고 다른 사람에게도 보낼 수 있는 P2P 서비스로까지 확대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무선으로 e메일 서비스가 확대되는 모양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쇼핑정보를 휴대전화로 보내주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정보를 받은 자리에서 곧바로 물건을 사는 것도 가능하게 한 메일쇼핑이 한 예다.
단순한 정보전달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부가기능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메일뱅킹처럼 산업과 결합된 형태로는 메일검침 서비스 같은 것이 가능하다.
블루투스 등을 이용하면 메일로 전력사용량, 수도사용량 등을 검침해 자료를 취합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메일의 기능적인 발달 방향에 대해서는 점점 음성화로 갈 것이란 예측이 많다.
메일도 음성으로 전달하고, 거기에 덧붙여진 기능도 음성으로 진행해 점점 사람들의 삶과 밀착한 서비스들이 등장할 수 있다.
스팸메일을 극복해야 하고, 각 개인 PC마다 사양이 달라 기능이 똑같이 구현될 수 없다는 것이 현재 e메일 비즈니스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한계는 극복의 노력 속에 해소되곤 했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다양한 상상력이다.
이제 e메일에는 사람의 마음만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있다는 것이 e메일 비즈니스 주창자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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