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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종목] 섣부른 추격매수는 금물
[추천종목] 섣부른 추격매수는 금물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1.08.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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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4개 증권사 추천받아… 저평가주·실적호전주·금융주 유망
시장은 기대만으로도 부풀어오른다.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가 “반도체 산업이 최악의 시기를 지났다”고 떠들어대면서 삼성전자가 먼저 크게 뛰어올랐다.
그러자 종합주가지수도 덩달아 올랐다.
그러나 시장의 이런 호들갑이 무색하게도 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바닥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재고는 넘쳐나고 설비투자는 과잉이다.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데, 기대만으로도 그렇게 주가는 마냥 뛰어오른다.


한동안 멀찌감치 물러나 있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앞장을 섰다.
외국인들은 반도체 관련주와 금융주를 중심으로 지난주(7월30일~8월3일)에만 모두 51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6월부터 1조원어치 이상을 내다팔았던 외국인들이 마음을 바꿔먹었다는 점에서 분위기는 한결 나아졌다.
한여름 낮잠처럼 달콤하고 짧은 랠리를 맞본 투자자들은 즐거운 뉴스를 찾기에 바쁘다.
미국은 오는 22일 한번 더 금리를 낮출 전망이고, 삼성전자가 목을 매고 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래저래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분위기는 좋다.
외국인들이 마음만 바꿔먹지 않는다면 제법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다만 외국인들이 주가를 잔뜩 올려놓은 탓에 삼성전자나 금융주나 이제 와서 뒤늦게 따라들어가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느낌이다.
워낙 전망이 불투명한 터라 섣불리 사들일 종목도 마땅치 않다.
이제 주가의 움직임은 외국인들 마음먹기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덤벼들기보다 시장을 관망하고 흐름을 확인한 다음 뛰어들라고 말한다.
그나마 고른다면 상반기 실적이 나아진 종목이나 크게 떨어진 저평가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좋지만, 확실한 종목이 아니라면 그냥 지켜보는 게 좋다.
섣부른 추격매수는 금물이다.
이번주 추천종목 중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유독 눈에 띈다.
네개 증권사가 엔씨소프트를 추천했다.
지난 5월 15만원까지 치솟았던 엔씨소프트는 8만1천원까지 떨어졌다가 조금씩 바닥을 치고 오르는 분위기다.
게임 업종 가운데 가장 우수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는데다 올해 안에 아시아와 북미에 이어 유럽, 남미, 아프리카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대만에서만 로열티 수익이 9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124억원의 순이익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엔씨소프트의 적정주가는 12만원에서 15만원 정도로 평가된다.
네오위즈도 크게 떨어진 저평가 종목 가운데 하나다.
전화 모뎀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서비스로 시작했다가 얼마 전부터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인 세이클럽으로 핵심 사업역량을 옮겨가 이제는 제법 탄탄한 수익모델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이클럽의 유료화가 성공하면서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역시 최근의 주가하락은 지나친 느낌이 든다.
유한양행은 삐콤씨와 이세파신 등 의약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5%나 늘어났다.
최근 식품사업 등 별볼일 없는 사업부문을 철수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나아졌다.
유한킴벌리나 한국얀센 등 우량 계열사에 대한 지분법 평가이익도 크다.
제약주 가운데서는 삼일제약과 보령제약이 돋보인다.
삼일제약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도 주가수익비율(PER)이 아직 2배밖에 안 된다.
외국인들이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보령제약은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82%나 늘어났다.
이밖에 실적호전주로 우영, 아이엠아이티, 현대모비스, 한진해운, 대한전선,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등이 돋보인다.
환율상승의 덕을 톡톡히 본 한진해운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음반 판매량이 부쩍 늘어난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82%나 늘어났다.
최근 음반 유통사업까지 손을 대면서 실적이 꾸준히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의 국민PC 사업에 뛰어든 아이엠아이티도 순이익이 276%나 늘어났다.
금융주는 여전히 인기다.
삼성화재나 삼성증권, 대신증권, 전북은행, 신한은행 등이 유망해 보인다.
삼성화재는 자동차 보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이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들이 다시 사들이고 있다.
전북은행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기업여신 비중이 낮고, 최근 은행주가 너나 없이 뛰어오른 가운데서도 크게 오르지 않았다.
미국에 3억달러어치 수출계약을 맺은 신도리코나 자사주 소각을 앞둔 포항제철, 고급 화장품 시판을 앞두고 있는 코리아나화장품 등도 주목을 받았다.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진 KTF나 대표적 실적 호전주인 휴맥스도 관심거리다.
전반적으로 시장을 이끌 만한 강력한 테마가 없다.
유일한 테마주인 금융주는 오를 만큼 올랐고 다른 테마들은 빛이 바랬다.
많이 떨어졌다는 것만으로 뛰어오르기에는 시장이 너무 불확실하다.
어렴풋한 기대감으로 뛰어오른 주가는 기대가 사라지면 덧없이 추락하기 마련이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이번주 추천종목에서는 그런 망설임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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