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1. 4조7천억원의 비밀, PI
1. 4조7천억원의 비밀, PI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1.08.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매에서 생산·판매까지 첨단 정보기술로 업무 통합… 공정 짧아지고 재고 급감 효과 나타나
회의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넘쳐흘렀다.
비디오에서는 어제 저녁 TV 뉴스의 카메라 고발 녹화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다.
카메라는 프로판 가스 용기 제조공장을 비춘다.
기자가 망치를 들고 가스 용기를 몇번 두들기니 어처구니없게도 쩍하고 쪼개진다.
다른 가스 용기들도 마찬가지다.


기자는 “미리 밝혀졌기 망정이지 만약 가스가 담겨져 그대로 팔려나갔으면 어떡할 뻔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칫 엄청난 참사를 불러올 수도 있는 섬뜩한 사건이었다.
이 회사에 냉연강판을 팔았던 포항제철로서는 생각만 해도 가슴 철렁한 일이었다.

모두들 유상부 회장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불호령이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다.
숨막힐 듯한 침묵이 흐르고 유 회장이 입을 열었다.
“훌륭하군, 훌륭해.” 유 회장은 뜻밖에 의미심장한 미소까지 지었다.
다음날부터 이 비디오 테이프는 수백개씩 복사돼 공장과 사무실 곳곳에서 방영됐다.
변화를 찾기에 앞서 먼저 포항제철의 한계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게 유 회장의 생각이었다.
“봐라.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철을 만들어낸다는 포항제철도 곳곳에서 비효율성이 넘쳐나고 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뜯어고치지 않으면 언젠가는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도 저렇게 산산조각 부서질 날이 올 것이다.
“고객 불만 많다” 문제의식에서 출발 1999년 9월의 일이다.
유 회장의 야심작 PI(업무혁신:Process Innovation) 프로젝트가 막 첫발을 내디딘 무렵이었다.
PI 프로젝트는 구매와 판매부터 생산, 설비, 재무, 인사, 기술에 이르기까지 포항제철의 모든 업무를 하나의 틀 안에 묶는 엄청난 작업이었다.
유 회장은 PI 프로젝트에 포항제철의 미래가 달렸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곤 했다.
유 회장은 움직임이 굼뜬 포항제철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철을 만들어내는 회사가 과연 고객에게 가장 큰 만족을 주는 회사인가. 고객들을 계속 끌고나갈 자신이 있는가.” 마침 그해 10월 <포춘>은 포항제철을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선정했다.
“40년 전만 해도 한국이 철강산업에서 비교우위를 가지리라고는 아무도 내다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포항제철은 미국의 어떤 철강회사보다도 앞선 규모와 경쟁력을 갖췄다.
” 자못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사였다.
그러나 비슷한 때 치렀던 고객만족도 조사는 전혀 다른 뜻밖의 결과를 내놓았다.
“포항제철은 권위적이고 틀에 박힌 조직이다”, “한번 주문하면 언제 제품을 받게 될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관련 부서가 많고 업무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 고객들의 불만이 끝도 없이 쏟아졌다.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라는 자부심이 무색할 정도였다.
PI 프로젝트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제 만들면 팔리던 시대는 지났다.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다.
” 유 회장이 직접 팔을 걷고 나서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포항제철은 과연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인가. 포항제철은 아직도 더 성장할 수 있는가.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강조는 자못 식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 움직임은 새로웠다.
2년 반 동안 자그마치 1950억원이 PI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오라클과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hp 등 세계 최고의 첨단 정보기술 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뛰어들어 최신 기술을 쏟아부었다.
포항제철의 모든 업무들을 낱낱이 파헤쳐 다시 구성하고, 완전히 새로운 틀 속에 새롭게 짜넣었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PI의 도입으로 포항제철의 기업가치가 10조1천억원에서 14조8천억원으로 4조7천억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그리고 지난 7월2일, 2년 반의 산고를 거쳐 PI가 드디어 첫선을 보였다.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4조7천억원의 비밀은 뭘까. “이제는 쌓인 순서대로 위에서부터 하나씩 옮겨가면 됩니다.
처음 쌓을 때부터 계획대로 쌓기 때문이죠. 옛날에는 툭하면 맨 밑에 깔려 있는 걸 빼내느라 애를 먹곤 했죠.” 열연공장 앞에서 만난 한 직원은 PI의 성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용광로에서 나온 쇳물은 제선공장에서 첨가물을 알맞게 섞어 사각형 덩어리(슬래브)로 굳혀 놓았다가 열연공장으로 옮겨진다.
옛날에는 제선공장과 열연공장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슬래브를 만드는 데 넉넉 잡고 10일 정도 여유를 둬야 했다.
오늘 제선공장에서 나온 슬래브가 오늘 열연공장으로 들어갈지 10일 뒤에 들어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당장 작업에 들어가야 할 슬래브가 맨 아래 깔려 있기도 했다.
공장마다 다른 시스템 통합·표준화 PI가 들어서면서 나타난 변화 가운데 하나는 제조공정이 크게 짧아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장을 옮겨갈 때마다 중간중간 멈춰서서 기다려야 했던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대책없이 여기저기 마냥 쌓여 있던 재고도 크게 줄어들었다.
제철소 사람들은 이런 변화를 직접 몸으로 느낀다.
“옛날에는 공장마다 설비투자를 따로 하고 작업계획을 따로 짰죠. 저마다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일을 했던 겁니다.
각 공장에서는 효율적이었을지 몰라도 제철소 전체를 놓고 보면 굉장히 비효율적인 방식이었죠.” PI실 변화지원팀 정동섭 과장의 이야기다.
PI 프로젝트는 먼저 공장마다 흩어져 있던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에서 출발했다.
제철소 전체를 통틀어 가장 효율적인 하나의 작업계획을 만들어 한꺼번에 움직이자는 이야기다.
이제 열연공장에서는 제선공장에서 슬래브가 옮겨오자마자 바로 작업에 들어갈 준비를 갖추고 있다.
마찬가지로 냉연공장에서도 열연공장에서 열연코일이 옮겨올 시간을 정확히 알고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만든 냉연강판은 그대로 배로 옮겨 고객에게 출하한다.
주문을 집어넣고 언제 나올지 마냥 기다려야 했던 옛날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PI 프로젝트의 핵심은 표준화에 있습니다.
서울과 포항, 광양에서 제각각 따로 쓰던 언어를 하나로 통일한 겁니다.
심지어 공장마다 부서마다 언어가 다 달랐으니까요.”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류경렬 상무의 이야기다.
이를테면 열연공장에서 쓰는 V-벨트가 그랬다.
V-벨트를 두고 포항제철소에서는 ‘612011A037’로 부르고, 광양제철소에서는 ‘6127802050’이라고 불렀다.
똑같은 제품을 한쪽에서는 ‘ㅋ’이라는 회사에서 6만312원에 사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ㄹ’이라는 회사에서 1만9286원에 사왔다.
한쪽에서 남아도는 물품이 다른 한쪽에서는 부족해 애를 태우기도 했다.
PI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전까지 아무도 이러한 차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PI실 표준화팀이 일을 맡았다.
포항제철에서 사용되는 것들을 모두 조사해보니 자그마치 5553개 품명에 59만1천개 품목이 쏟아져나왔다.
표준화팀은 이 가운데 같거나 비슷한 것들을 한데 묶어 892개 품명에 28만개 품목으로 줄어든 완전히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냈다.
이제 V-벨트는 어디에서나 ‘Q1007352’라고 부르게 됐다.
PI실 표준화팀 임광호 팀장은 표준화가 자리를 잡으면 계약 수와 구매 금액이 각각 30%와 10%씩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구매금액 10%를 돈으로 환산하면 한해 80억원에 이른다.
부서마다 공장마다 달랐던 업무 체계가 이제는 하나의 큰 틀 아래 새롭게 묶이게 됐다.
옛날에는 제품의 두께, 폭, 재질, 공정 등 모든 조건을 하나하나 따로 입력하고, 부서를 옮길 때마다 서로 다른 표준에 맞춰 새로운 이름을 붙여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냥 표준화된 항목번호만 불러주면 된다.
이를테면 옛날에는 ‘열연, SPA-H, 2.3t×1570㎜ 폭, 코일’이라고 길게 늘여붙여야 했지만, 이제는 그냥 ‘아이템 372’라고 부르면 된다.
어떤 부서나 공장에서도 “아이템 372 주문”이나 “아이템 372 생산”이라고만 이야기해도 서로 뜻이 통한다.
비로소 바벨탑의 혼란이 사라진 것이다.
아이템 372의 주문이 들어오면 모든 부서와 공장에 아이템 372의 작업계획이 내려간다.
부서마다 공장마다 작업계획을 짜느라 야단법석을 떨 필요가 없다.
시스템이 만들어놓은 가장 효율적인 흐름에 올라타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하고 보니 열연코일의 경우 주문을 접수하고 고객에게 제품을 넘겨주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30일에서 14일로 크게 줄어들었다.
냉연코일의 경우도 40일에서 19일까지 납기를 앞당겼다.
전세계를 통틀어 이만큼 빨리 열연코일이나 냉연코일을 만들어 납품할 수 있는 철강회사는 포항제철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핀란드의 라우타루키가 21일로 가장 앞서 있었다.
포항제철처럼 몸집이 큰 철강회사가 이렇게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도입 한달만에 직원들 자신감 넘쳐 업무혁신의 성과는 벌써부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싸구려 일본 제품이 넘쳐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포항제철은 일본보다 훨씬 비싼 값을 받으면서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 철강업체들이 앞다투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포항제철이 정면으로 승부를 걸고 나선 것이다.
포항제철은 30일 만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약속을 내걸었고 약속을 반드시 지켰다.
중국 업체들은 훨씬 비싼 값을 치르면서도 기꺼이 포항제철과 거래하기를 바란다.
“결국 고객은 값을 더 주고라도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제품을 가져다줄 수 있는 철강회사를 따라오게 돼 있다”는 게 최광웅 전무의 설명이다.
빨리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약속한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정확한 시간에 제품을 가져다주면 고객 입장에서는 그만큼 재고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비용이 줄어들면 결국 제품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정확하고 효율적인 업무구조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언제쯤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느냐는 고객의 질문에 이제는 6초 만에 정확한 답변을 줄 수 있게 됐다.
간단히 마우스 클릭 몇번이면 끝날 일이 옛날 같으면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보고 주문한 제품이 어디쯤 가 있는지 확인하느라 두세시간은 충분히 잡아먹었을 것이다.
전에는 6일 가까이 걸리던 월 결산이 이제는 하루 만에 가능해졌고, 15일 가까이 걸리던 각 연도 결산도 5일 만에 끝낼 수 있게 됐다.
예산편성 기간도 110일에서 30일로 줄어든다.
포항제철은 이제 가격이나 품질뿐 아니라,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새로운 속도 경쟁력도 갖추게 됐다.
출범 한달째를 맞은 포항제철의 PI 시스템을 놓고 섣불리 성공을 이야기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성장성의 한계를 맞은 전통기업이 나아가야 할 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항제철의 실험은 여러가지로 돋보인다.
많은 기업들이 포항제철의 실험을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야심찬 실험이 포항제철의 성장성에 다시 한번 날개를 달아줄까. 류 상무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지켜봐야 알겠지만 업무혁신이 가져올 경제적 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의식구조에 불어닥친 변화입니다.
PI 프로젝트는 직원들에게 도전과 열정, 그리고 변화에 맞서는 힘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런 모험이 없었으면 지난 2년 반 동안 포항제철은 뭘 했을까요. 매너리즘을 벗고 이렇듯 팽팽한 긴장감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을까요.” 그렇다면 포항제철은 PI 프로젝트의 성과를 이미 충분히 거뒀을지도 모른다.
포철 PI실험 세계가 주목
ERP업계 1·2위 “파급효과 무한” 치열한 수주 경쟁… 성공 여부에도 이목 집중 포항제철 PI 프로젝트의 핵심은 ERP(기업자원관리) 패키지를 도입해 전사 통합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1999년 초 포항제철이 PI 조직을 발족하고 ERP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세계 ERP 공급업체들은 바짝 긴장했다.
포항제철같이 규모가 큰 회사에 ERP를 공급해 성공적으로 구축하게 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1, 2위를 다투던 SAP와 오라클이 가장 긴장한 것은 물론이었다.
당시의 분위기로는 SAP가 조금 더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SAP는 ERP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업체인데다 제품의 기능과 성능 측면에서 오라클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무엇보다 유상부 회장이 삼성재팬 재직시절 SAP로 ERP를 구축했다는 점이 SAP의 마음을 안심시켰다.
반면 오라클은 시스템의 유연성과 확장성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딱히 SAP를 제칠 만한 근거를 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라클의 절박한 마음가짐이 상황을 바꾸었다.
당시 강병제 한국오라클 사장이 “포스코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 20억원을 들였다”고 했을 정도로 오라클은 총력을 다했다.
별도조직을 만들어 6개월간 합숙을 하며 시험 시스템까지 만들었다.
오라클 본사의 래리 앨리슨 회장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고 해서 논란이 일어날 정도였다.
업체 선정을 위한 최종 프리젠테이션이 있던 날, 오라클은 10명 가량의 발표자들이 순서를 바꾸어 가며 하루종일 포항제철의 마음을 끌기 위해 노력했다.
반면 앞서 있다고 판단하고 방심했던 SAP는 단 두명의 발표자가 두시간 만에 프리젠테이션을 마쳤다.
결과는 오라클의 승리였다.
기능·지원·신기술·확장성 등 5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실시한 채점에서 오라클은 81점을 얻어 78점에 머문 SAP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이미 유상부 회장의 마음이 SAP로 기울어 있다는 소문이 나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실무자들에겐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PI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진두지휘한 류경렬 상무는 채점표를 들고 유상부 회장을 찾았다.
“PI 프로젝트는 업무를 혁신하자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는 사상을 담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나 역시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 유상부 회장은 실무진에게 힘을 실어줘야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포항제철 프로젝트 하나만을 위해 약 7천개가 넘는 패치파일(시스템의 오류를 보완하는 파일)을 만들었을 정도로 오라클은 온갖 잔신경을 다 썼다.
오라클 ERP 패키지는 포스코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제대로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오라클 본사의 래리 앨리슨 회장은 미국 시간으로 밤 11시에 열리는 포스코와의 월례 전화회의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등 프로젝트 내내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오라클은 미국, 영국, 호주에 있는 글로벌 지원센터를 통해 365일, 24시간 지원체제를 가동했고 보통 3~4개월이면 가능한 시스템 테스트도 무려 9개월 동안 진행할 정도로 만전을 기했다.
ERP를 전사적으로 모든 프로세스에 적용한 철강회사는 포항제철이 처음이었다.
포스코 PI 프로젝트는 단지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유례없는 ERP 실험이라는 것이 시스템 전문가들의 평이다.
“ERP는 원래 조립생산 회사에 맞춰 만들어진 패키지다.
원료를 모아 철을 만들고 다시 생산물을 여러가지로 나누어 분해하는 철강회사에 그런 전통적인 ERP를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무리였다.
뛰어난 ERP 기능보다는 우리의 생산과정에 맞춰 유연하게 시스템을 바꾸어갈 수 있는가가 중요했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판단은 옳았고 그것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게 했다.
” 류경렬 상무는 산업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선택한 것이 주효했다며 당시의 숨가쁘던 시스템 선정과정을 회고했다.
김윤지 기자 yzkim@dot21.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