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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트랜드] 유해 사이트 차단 소프트웨어
[웹트랜드] 유해 사이트 차단 소프트웨어
  • 김수화(웹패턴테크놀로지)
  • 승인 2000.08.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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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 날 그렇게 못 믿어?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고 사용을 통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많이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자녀의 컴퓨터에 이런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비싸거나 구입하기 번거로워서가 아니다.


자녀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을 믿는다.
“우리 애는 결코 그런 데 가지 않는다”는 식의 깊은 믿음이 있다.
웹패턴테크놀로지가 서울 시내에 사는 초중고 자녀의 학부모 90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모들은 대부분 자녀들의 인터넷 비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특히 전업주부들의 경우 자신이 24시간 집에 있으므로 애들이 감히 유해 사이트를 볼 엄두를 못 낸다고 믿었다.
<표1>을 보면 유해 사이트 차단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가정(13%)보다 설치하지 않은 가정(77%)이 훨씬 많다.
자녀 지도에 활용하라고 무료로 공급하는 소프트웨어치고는 보급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차단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은 이유로는(<표 2>), ‘자녀를 믿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전체의 69%에 이른다.
가격이나 방법은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초중고 청소년의 50% 이상이 성인물 따위의 유해 사이트를 자주 방문하며, 중독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부모들이 뭔가를 오해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인터넷 사용의 대부분을 음란 사이트 접속에 허비하는 청소년은 많지 않다.
그러나 적은 횟수지만 그들이 그런 곳을 방문하는 것은 사실이다.
PC방을 이용하거나 부모가 집을 비운 새 기회를 엿볼 수도 있다.
매일 도둑맞는 집이 어디 있겠는가? 프라이버시와 생산성의 쌍곡선 인터넷의 오용 문제는 비단 청소년 층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직장에서도 업무 목적이 아닌 개인 용도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인터넷이 업무용으로만 개발된 것이 아닌 이상 어느 정도까지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시간이 많다면 문제가 된다.
이는 곧바로 업무생산성 저하로 연결되며 회사의 자원낭비로 이어지게 된다.
인터넷 접속은 공짜가 아니므로 그만큼 기회손실이 발생한다.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이 방문하는 사이트를 업무용과 비업무용으로 분류해 업무 목적으로 이용하는지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이런 감시를 직원들이 반길 리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자신들의 인터넷 사용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고용주의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94.2%가 고용주의 정당한 권리라고 응답:PC World Online Survey, 1998.6) 적절한 규제는 필요악 사실 믿음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인간의 정서이다.
가족애나 동료애의 이면에는 끈끈한 믿음이 깔려 있다.
그러나 맹목적인 믿음은 자녀지도에 허점을 만든다.
의심이 아닌, 올바른 자녀지도는 부모들의 의무다.
직장에서의 인터넷 사용을 관리하는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적당한 보호장치와 간섭은 인터넷을 제대로 향유하게 하는 밑바탕이 된다.
인터넷의 순기능은 분명 역기능보다 크다.
역기능의 적절한 관리는 순기능의 열매를 더욱 값지게 만드는 필요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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