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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선 끝, 무선 시작
6. 유선 끝, 무선 시작
  • 한정희
  • 승인 2000.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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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 가입자 폭증…게임·멀티미디어·위치추적 등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관건
회사원 이씨가 출근하려고 막 집을 나서는 순간 휴대전화에서 ‘삐삐’ 소리가 난다.
내일까지 전기요금을 내라는 메시지다.
이씨는 생각난 김에 무선인터넷으로 은행에 접속해 결제를 마쳤다.
갑자기 어제 받기로 한 이메일이 생각났다.
급히 아이디를 눌러 회사에 있는 자신의 컴퓨터에 접속한다.
메일이 와 있다.
오전 9시에 만나자는 내용이다.
급히 회사로 이메일을 보내놓고 약속장소로 발길을 돌린다.
그런데 차를 타고 가는 길이 너무 지루하다.
심심한데 바둑이나 한판 둘까….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2001년이면 상용화될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우리 생활을 이렇게 바꿀 것이다.
올해 연말까지 휴대전화를 통한 무선인터넷 이용자는 1500만명을 넘어섰다.
2월의 257만9천명에 비해 무려 482%나 늘어난 수치다.
유선인터넷 이용자 1684만명(10월 말)의 90%에 맞먹는다.
게다가 내년에는 영상통화가 가능한 이동전화 단말기가 상용화될 전망이다.
4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올해 말까지 IS95C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서비스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앞으로 싸움은 고만고만한 기능을 갖춘 단말기가 아니라고 진단한다.
각종 콘텐츠들이 단말기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나 실생활에 활용될 수 있을까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제 ‘공’은 서비스의 실생활 적용, 즉 애플리케이션 문제로 넘어갔다.
소비자들이 가장 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2001년 무선인터넷 업계의 화두로 등장한 것이다.
2001년 무선인터넷이 주는 변화 내년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 애플리케이션은 단연 게임이다.
무선인터넷 게임은 이미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월 서비스를 시작한 ‘노리아 행성’은 시작 3일 만에 018의 무선인터넷 콘텐츠에서 인기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연예,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맞추면 상품을 주는 ‘대박 퀴즈’도 최근까지 011에서 콘텐츠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무선네트워크 게임도 인기다.
참텔레콤이 만든 ‘대항해의 꿈’은 지난 10월 초부터 011, 017에 서비스 중이며, 현재 019와도 게임 공급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엠드림도 ‘스트리트 파이터’를 개발해 4개 이동통신업체에 서비스할 방침이다.
현재는 WAP을 통한 게임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앞으로는 무선 전용 인터넷 서버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 실행하는 게임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음성기능이 지원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나 화상채팅도 떠오르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일본에서 유행한 4화음의 휴대전화 벨소리는 우리나라에서도 순식간에 인기를 끌었다.
앞으로는 노래방 기능이 탑재된 휴대전화도 상용화된다.
조성모의 ‘아시나요’가 오케스트라음으로 흘러나오고, 화면에서는 컬러영상으로 조성모의 뮤직비디오가 뜨는 것이다.
어느 곳에서든지 노래말을 보며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다.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관련해 주목받는 애플리케이션이 위치추적이다.
무선인터넷은 기지국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이동사업자들은 휴대전화 사용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
따라서 찾고자 하는 장소의 위치정보나 교통정보를 쉽게 제공할 수 있다.
개인이나 차량의 위치 등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다.
주변 상점이나 서비스 업체의 상품정보도 보낼 수 있다.
이는 M커머스 시대의 도래를 예고한다.
뿐만 아니라 위치정보는 일종의 공공재로서 기본 서비스로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텍시스템 이재규 모바일사업본부장은 “범인을 추적하거나 벌금이나 주차비를 징수할 때 모바일로 즉시 체크할 수 있어 공공기관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위치정보 서비스가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위치정보를 추적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이동통신업체들은 내년에 이 기술을 도입할 방침이다.
지어소프트는 한국통신 멀티미디어와 함께 사생활 침해방지 기능을 포함한 IMT-2000용 위치추적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어헤드모바일은 미국의 위치정보 서비스 업체인 시그널소프트와 손잡고 무선인터넷 위치정보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모바일뱅킹도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의 하나다.
현재 활발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계좌이체와 증권거래다.
휴대전화는 기지국의 통제를 직접 받고 망사업자가 은행과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보안문제에서 유선인터넷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엘지텔레콤 모바일금융서비스팀 김형석 과장은 “앞으로 금융결제의 30~40%를 휴대전화가 대체할 것”이라며 “전자화폐 업체와 이동통신사업체 사이에 제휴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선단말기는 생활 필수품 업계에서는 무선인터넷 사용을 통해 개인정보가 축적되면 M-CRM(모바일 고객관리)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축적된 개인정보를 관리해 적시적소에 필요한 정보를 보내 이를 커머스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나 공연 티케팅은 물론 쿠폰이나 할인권, 새로 나온 상품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움직이면서 받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선인터넷이 두가지 방향에서 필수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휴대전화가 없으면 답답해서 일을 할 수 없는 도구이든가, 아니면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언제 어디서든 갖고 놀 수 있는 도구로 자리잡는 것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중 어떤 기능이 사용자들의 생활 깊숙이 파고드는 ‘킬러’가 될지는 전적으로 사용자들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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