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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원천기술] ⑩ 우편물 자동분류
[IT원천기술] ⑩ 우편물 자동분류
  • 남윤석(ETRI)
  • 승인 2001.03.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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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산업의 혁명을 이끈다 문자인식 기술로 주소 자동 분류…UMS와 접목하면 다양한 첨단서비스 가능 철제문이 위로 올라가면 수만통의 우편물을 실은 운송 차량이 스르르 들어선다.
차량 뒷문이 열리면서 우편물 상자들이 컨베이어에 실리고, 다른 차량에서 운반된 수많은 우편물 상자들과 섞여 우편물 구분 장치에 차곡차곡 들어간다.
각각의 우편물들은 마치 자기가 가야 할 곳을 알고 있는 것처럼 목적지를 향해 운반 벨트를 타고 이리저리로 흘러간다.
축구장 크기 건물에서 한차례 구분 작업이 끝나면, 각 운송 차량은 할당된 우편물 상자를 싣고 전국 곳곳으로 출발한다.
대전 운송 교환센터를 중심으로 전국 22개(건설 예정 포함) 우편집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한글주소 인식할 수 있는 기술 개발해야 일반인들은 e메일 사용으로 우편물이 크게 줄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기야 연애편지는 젊은 시절의 추억으로 사라지고, 일년에 한두번쯤 성탄절 카드와 신년 카드를 보내는 게 고작이다.
개인간에 주고받는 우편물의 양은 이처럼 점점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 시장 등이 커지면서 택배 우편물의 양은 되레 꾸준히 늘고 있다.
또한 사이버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용 우편물도 늘고 있다.
개인이 보내는 소량 우편물은 줄어들고 있지만 기업이 보내는 대량 우편물은 오히려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국내 우편물 접수량은 자그만치 45억통에 이른다.
1년 동안 한사람에게 100여통의 우편물이 배달되고 있는 셈이다.
우편물 자동처리 기술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편물 자동처리의 핵심은 문자인식(OCR)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자인식 기술은 종이 위에 쓴 글자를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문자 코드로 바꾸는 기술이다.
문자인식의 기원은 2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5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업 분야에서 활발한 응용이 이뤄졌다.
미국에선 30여년 전에 우편물 처리 자동화를 위해 문자인식 기술을 도입했으며, 최근엔 미국 전지역 300여개 우편물 처리 센터에서 문자인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초기 문자인식 기술은 원형 정합이나 획 구조 분석 등이 주된 방법이었다.
최근 들어 인공신경망이나 퍼지논리 등을 이용해 인식 성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꾀하고 있다.
사실 완벽한 우편 분류 자동화를 위해선 주소인식까지 이뤄져야 한다.
주소인식 기술이란 컨베이어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우편물에서 우편번호뿐 아니라 주소 영역의 영상을 추출해 컴퓨터가 판독하는 기술이다.
지금 사용하는 구분기는 숫자로 적혀 있는 우편번호만을 판독할 수 있다.
한글로 적힌 주소까지 판독할 수 있는 주소인식 기술이 실현되면 동 단위까지만 분류되는 우편물을 번지 단위까지 좀더 상세하게 분류할 수 있게 된다.
주소인식 기술이 발달하면 집배원이 지금처럼 관할지역을 돌면서 배달해야 할 우편물을 가방에서 뒤적일 필요가 없어진다.
배달 경로 순서대로 우편물이 정렬되기 때문에 우편물을 순서대로 꺼내 배달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편물 배달 작업도 한결 쉬워지고 배달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처럼 각 집배원에 할당된 우편물을 배달 순서대로 정렬하는 작업을 ‘순로구분’ 작업이라고 한다.
미국, 일본, 독일과 같은 외국에선 순로구분 작업을 이미 자동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선 순로구분 자동화 사업을 위해 주소 체계를 대대적으로 바꿀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번지 정보를 포함할 만큼 우편번호 자릿수를 늘리거나 주소 체계를 바꾸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국내 실정에 맞는 주소인식 기술 개발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방방곡곡 우체국을 하나의 전산망으로 우편물 흐름의 완전 자동화를 위해선 이 외에도 종합적 정보기술이 필요하다.
주소인식을 위해선 전국 번지 단위까지 상세하게 적혀 있는 ‘주소 데이터베이스’를 미리 구축해야 한다.
판독한 주소 정보를 우편봉투에 기록하기 위해선 고밀도의 한글 바코드를 설계해야 하고, 바코드 인쇄 및 판독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우편물 흐름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선 전국 2800여개 우체국을 하나의 전산망으로 묶는 네트워크가 있어야 한다.
정보화가 발달하면서 우정산업도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변화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음성, 팩스, 전자우편 등 다양한 형태의 모든 메시지 유형들을 하나의 통합된 체계로 관리하는 통합메시징시스템(UMS)이 떠오르고 있다.
통합메시징시스템은 수많은 메시지를 형태에 관계없이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쌍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어 정보의 유통을 개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여기에 우편물 자동 처리 기술을 접목하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을 이용해 우편물을 보내거나 상대방이 보낸 편지를 e메일로 받는 하이브리드 메일 서비스, 우편물 추적 시스템을 이용해 우편물 위치와 배달 여부를 무선전화의 음성 사서함으로 확인해주는 서비스 등이 미래 우정산업에서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우정산업도 재래식 운영방식에서 탈피해 자동화 기계 도입과 첨단 정보기술 활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어찌 보면 지역간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21세기 우정산업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집배원 아저씨는 인터넷은 물론 전화 따위의 정보화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오지 산골 동네까지도 한통의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찾아갈 테니까 말이다.
미국, 주소인식 기술의 선봉
미국은 세계적인 우편물 자동화 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주소인식 분야에서도 오랫동안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우편번호 체계뿐 아니라 주소 체계도 주소인식이 쉽도록 계속 체제를 정비해왔으며, 꾸준한 홍보를 통해 우편봉투에 주소를 적는 방법도 규격화했다.
따라서 미국 우편주소는 제일 마지막에 적는 우편번호와 제일 처음에 적는 도로번호(street number)만 인식해도 우편물을 자동으로 우편물 수신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한 대량의 우편물을 발송하는 업체가 바코드를 미리 인쇄해 오면 요금을 깎아주고 있다.
바코드 인쇄 우편물은 별도의 주소인식 과정 없이 자동 구분이 가능하므로 우편물 처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미국은 주소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발송한 우편물이 제대로 수신자에게 전달됐는지를 확인하는 ‘배달 확인 서비스’, 발송한 우편물이 현재 어느 곳까지 배달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우편물 종추적 서비스’, 주소가 바뀐 수신자의 새 주소를 자동으로 고쳐 발송해주는 ‘우편물 정정 발송 서비스’(mail forwarding)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메일(hybrid mail) 인터넷 환경과 기존 우편 서비스 분야를 통합한 새로운 우편 서비스 영역이다.
e메일로 보낸 내용을 우체국에서 인쇄해 수신자에게 우편물로 발송해주거나, 우편물 배달 과정 및 배달 완료 시점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주는 서비스 등을 말한다.
문자 정보 외에도 그래픽이 들어 있는 멀티미디어 문서를 팩스나 전자문서 형태로 전송하는 서비스도 있다.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전신이나 전보 서비스도 초기 형태의 하이브리드 메일 서비스라고 말할 수 있다.
원형 정합(Template Matching) 각 문자 영상에 대한 정보를 2차원의 배열에 저장하고, 새로운 문자가 나타나면 기존 문자 정보와 비교해 가장 가까운 것을 찾는다.
이때 배열에 저장된 기존 문자 정보를 원형(template)이라 부른다.
변형이 상대적으로 많은 필기체 문자는 필요한 원형의 수가 너무 많아 적용하기 힘들다.
획 구조 분석(Stroke Structure Analysis) 문자의 형태 변형이 발생해도 비교적 일관적인 특성을 갖는 획 구조 정보를 추출해 문자인식 정보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프로그래머의 경험적 지식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므로 기술 개발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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