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브라질] 샴푸 잘못 쓰면 암 걸린다?
[브라질] 샴푸 잘못 쓰면 암 걸린다?
  • 오진영 통신원
  • 승인 2000.12.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이버공간 헛소문 범람…미국 자원부 “바이러스 경고 십중팔구 거짓말” 익명성과 폭발적 전파력이 숨쉬는 사이버 공간에는 헛소문도 많이 돈다.
공짜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법을 소개하는가 하면 석달 만에 백만달러를 버는 비결을 알려주기도 한다.
컴퓨터를 순식간에 박살낼 가공할 위력을 가진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도 있고, 파티에서 남자를 유혹해 호텔로 꾀어서는 장기를 빼내가는 아리따운 여자들에 대한 경고도 있다.
물론 모두 거짓말이지만 그럴듯하게 구체적 사실과 인명을 거론하고 문장도 제법 점잖아서 생각보다 속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도 이렇게 터무니없지만 이상한 열기를 갖고 퍼지는 뜬소문들이 있었다.
맥도널드 햄버거의 지렁이 고기는 고전적이다.
전자통신과 이메일이 그런 헛소문을 더욱 빨리 전파시킨다.
열명 중에 한명 정도만 곧이 곧대로 믿고 아는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낸다고 해도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소문이 불어나는 곳이 인터넷 공간이다.
미국 자원부에는 사이버 공간의 헛소문을 전문으로 추적하는 부서(hoaxbuster.ciac.org가 있는데, 여기서 밝히는 바에 따르면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경고 열개 가운데 여덟개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바이러스 경고를 받고 백신프로그램을 돌리거나, 이메일을 지웠다간 괜한 일을 하기 십상이다.
양치기 소년이 사이버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셈이다.
브라질의 인터넷 공간에서 도는 웃기는 이야기들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노키아와 에릭슨은 무선인터넷 휴대전화를 출시한 기념으로 공짜로 휴대전화를 제공한다.
이 내용을 20명에게 이메일로 전달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준다.
” “당신이 쓰는 샴푸병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는 설명문을 잘 들여다보라. 만약 lss라는 표시가 있다면 이는 암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문이다.
” “미국에서는 아마존 지역이 국제사회의 공유 영토이며, 이는 브라질 정부가 환경보호정책을 시행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학교에서 가르친다.
” 인터넷을 떠도는 거짓말은 현실세계까지 왜곡한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유명한 여배우가 위생처리가 잘 안된 청량음료수를 마시고 쥐가 옮기는 병인 렙토스피로스에 걸려 숨졌다는 뜬소문이 인터넷을 타고 퍼졌다.
그 여배우의 아버지 이름까지 거론할 정도로 과감한 거짓말이었다.
그런데 이 소문을 진실로 믿은 칼럼니스트가 있었다.
유수한 일간지인 <에스타도 지 상파울루>에 글을 싣는 이 칼럼니스트는 이 소리를 정말로 믿고 자기 칼럼에서 음료수 마시는 것도 조심해야 되는 세상인가라고 개탄하는 글을 썼다.
그는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양들을 잃는 결과를 초래했다.
모든 사람이 정보 제공자가 될 수 있는 인터넷 세상에서도 거짓말의 피해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
물론 네티즌들도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헛소문의 고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