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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빌리우스'의 하루
1. '모빌리우스'의 하루
  • 김윤지
  • 승인 2000.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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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06:30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프다.
어젯밤 먹은 술이 아직 덜 깼나 보다.
조금 더 자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아침에 잡혀 있는 회의를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회의자료를 다 검토하지 못했는데…. 출근하는 길에 마저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옷을 입는데 PDA에서 오늘의 날씨와 운세가 흘러나온다.
날씨가 쌀쌀하다니 좀 두툼하게 입어야 할 것 같다.
운세는 별로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뭐 물 위에서 조심하라구? 오늘 다리 건널 일이 있던가. 운전할 때 신경 좀 써야겠다.
이런 이야긴 들을 때뿐이긴 하지만 말이다.


AM 08:00 “회의자료 요약.” 테헤란밸리의 한 벤처기업 마케팅팀장 이천일씨는 차에 시동을 걸자마자 PDA에 대고 외친다.
얼마 전까지는 내용을 줄줄 읽어주는 것만 해도 신기했는데, 이젠 요약기능까지 생겼다.
오늘은 늘 듣던 심은하 목소리가 좀 지겹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남자 목소리로 바꾸어볼까. “한석규 목소리로.” 생각보다 회의내용이 꼬여 있는 것 같지 않다.
몇가지만 고치면 그대로 가도 괜찮을 듯싶다.
지난해 자료 가운데 비슷한 게 있었는데, 누가 챙겨놨을지 모르겠다.
그걸 찾아내면 이야기가 잘 풀릴 것 같은데. 팀원 모두에게 음성으로 메일을 보낸다.
“출근하는 대로 지난해 관련 자료 찾아놓을 것.” 회의준비를 끝내자 어제 미처 매수주문을 하지 않은 주식이 생각났다.
이크, 하마터면 회의 때문에 또 놓칠 뻔했군. 이천일씨는 주식거래프로그램을 작동시켜 A사의 주식예약매수를 처리한다.
예약을 끝내자마자 은행에서 오늘 공과금을 자동납부해야 하는데 잔고가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그럴리가 없는데…. 회사에 도착하면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이천일씨는 평소에 잘 보는 뉴스 사이트를 검색한다.
물론 운전을 하고 있으니 이것도 음성으로 한다.
한석규 목소리로 흘러나오는 제목을 쭉 들으면서 몇개를 골라 저장한다.
이것들은 나중에 찬찬히 다시 읽어보아야 할 것 같다.
오늘 아침도 출근길에 많은 일을 해치웠다.
AM 09:30 사무실에 들어서니 먼저 출근한 김천삼씨가 지난해 자료를 찾았다며 내민다.
예상보다 빨리 회의를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회의를 하다 보니 블루투스로 PC와 연결된 PDA가 어젯밤 들어온 메일과 일정을 자동으로 다운받아 메시지를 연신 토해내고 있다.
오늘도 해야 할 일이 만만찮다.
회의를 하면서 스타일러로 PDA에 해야 할 일들을 계속 메모한다.
요즘은 필기인식 기능이 좋아져서 대충 휘갈겨써도 척척 잘 알아보곤 한다.
쓰는 게 버릇이 되니까 여간 해선 자판 쓸 일이 없어진다.
AM 11:30 “삐리리리릭.” 알람이 울린다.
일정관리시스템에서 정오에 거래처와 점심약속이 있다고 알려준다.
늘어지던 회의를 서둘러 마치고 차에 오른다.
무슨 행사가 있는지 도로가 꽉 막혀 있다.
이렇게 가다간 약속시간에 맞추지 못할 것 같다.
이천일씨는 차에 장착된 단말기로 콜센터와 연결한다.
“공덕동.” 하고 외치자 차의 위치를 포착하고 있는 위치정보시스템과 교통정보시스템이 가장 빠른 길을 탐색해 안내해준다.
이참에 도착해서 갈 식당도 알아보는 게 낫겠다 싶어 “공덕동 일식집.” 하고 부르니 화면에 몇군데가 뜬다.
한번 맛을 들이면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기왕이면 메뉴랑 가격도 좀 같이 알려주지 하는 생각이 든다.
길 안내 덕분에 늦지 않게 약속장소에 닿았다.
“안녕하십니까. 이천일입니다.
” 악수를 한 뒤 서로의 PDA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맞댄다.
상대방의 연락처가 PDA로 입력된다.
신입사원 시절 명함 제대로 챙겨다니지 않는다고 팀장한테 욕먹은 게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사람들이 웬만해선 종이명함을 주고 받지 않는다.
이래저래 이 PDA 없으면 어떻게 일처리를 할까 싶다.
하긴 이게 한번 고장났을 땐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점심을 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뭔가 미심쩍어 하는 눈치다.
“이게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 고객의 분포상황 때문입니다.
한번 같이 보시죠.” PDA로 회사 데이터웨어하우스와 연결한다.
거기에서 고객 분포상황을 띄워 설명을 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렇게 한번 눈으로 확인하면 훨씬 대화가 쉬워진다.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 같다.
PM 01:30 오늘 꼭 해야 할 약속들은 얼추 다 막아낸 것 같다.
이제 슬슬 들어가서 나머지 일들을 처리하면 될 것 같다.
아침부터 너무 급하게 일을 했더니 졸음이 온다.
잠깐 차에서 한숨 잘까 하는데 또 알람이 울려댄다.
다음주가 여자친구 생일이란다.
만난 지 3개월. 이제 확실한 액션이 필요한 때다.
이번 기회에 뭔가 근사한 선물로 마음을 한번 휘어잡아야 할 것 같다.
이천일씨는 백화점으로 향한다.
뭘 선물해야 좋을까 골똘히 생각하며 백화점 근처에 오니 백화점에서 핸드백 특별판매 행사를 한다는 메시지가 PDA로 올라온다.
요즘은 가는 곳마다 블루투스와 위치정보시스템이 연결돼 있어 여기선 이 행사를 한다, 이런 쿠폰 있으니 이리로 와라 하는 메시지가 자주 뜬다.
다른 때는 귀찮게 여기곤 했는데 이럴 땐 신통하다.
여자친구 생일을 입력해두었더니 이걸 추천해준 거다.
오늘은 이놈 덕을 톡톡히 볼 것 같다.
PM 03:00 그깟 핸드백 하나가 왜 이렇게 비싼가.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이 돈으로 술을 마셨으면 한판 걸게 먹을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
투자를 아까워해선 얻는 게 없다.
나 이천일, 올해엔 꼭 결혼을 하고 말 테다.
사람 마음을 얻는 데 이깟 돈이 문젠가. 문제가 될 것도 같지만 암튼 지금은 눈을 딱 감는다.
계산을 하려고 지갑을 여니 신용카드가 없다.
“아, 어제 술집갈 때 빼놓고 나갔지.” 들고 나가면 또 내가 다 긋겠다고 할 것 같아 슬쩍 사무실에 신용카드를 두고 나왔다.
이걸 어쩌나 망설이다 얼마 전 휴대전화에 신용카드 기능칩을 달았던 게 생각났다.
“제 휴대전화로 신용결제 됩니까?” 세상 참 좋아졌다.
PM 04:00 보람찬 하루다.
회의도 잘되고 거래처 사람과도 이야기가 잘 풀렸다.
게다가 여자친구 선물도 장만했다.
‘빨리 들어가서 마무리하고 일찍 퇴근해야지’ 하고 한남대교를 건너는데 이상한 소리가 난다.
앗, 차에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
꼼짝도 않는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어야 하나. 우왕좌왕하면서 전화번호를 뒤적이려는데 자동차 무선단말기로 연락이 온다.
“10분 내로 서비스팀이 도착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텔레매틱스, 이게 참 신통방통한 놈이다.
팀원인 김천삼씨는 얼마 전 차 사고가 나 정신을 잃었는데 이게 사고를 감지하고 구급대를 보내줘 빨리 사고를 수습했다.
알고 지내는 오천오씨는 차를 도난당해 신고를 했더니 콜센터에서 차가 움직이지 않도록 제어해 10분도 안 돼 차를 찾았다고 한다.
그 이야기 듣고 차에 장착했는데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내 위치가 실시간으로 속속들이 드러난다고 생각하니 좀 꺼림칙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기다리는 동안 뭘 할까 하다 PDA에 다운로드 해둔 소설을 읽기 시작한다.
e북 전용리더보다 PDA가 읽기에 더 편하다.
늘 읽어 버릇했더니 눈에 익어서 그런 걸까. 참, 다음주 여자친구 생일날 함께 갈 콘서트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그런 날은 처음부터 끝까지 풀코스로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이게 괜찮겠군. 무선 휴대전화로 아예 예약까지 끝내버린다.
갑자기 메일이 하나 왔다.
지금 메일로 보낸 서류를 수정해 빨리 다시 보내란다.
이럴 땐 어쩔 수 없다.
노트북을 주섬주섬 꺼내 서류를 다시 작성한다.
PDA로 보는 건 다 해결되는데 이렇게 뭔가를 형식에 맞춰 작성할 땐 노트북을 쓸 수밖에 없다.
그래도 무선모뎀이 장착돼 그냥 여기서 날려버리면 되니, 예전보단 훨씬 간편해졌다.
화면을 말 수 있는 게 나온다던데, 그러면 그것도 가지고 다닐 만하겠다.
PM 06:30 오늘은 한·일전 축구시합이 있는 날이다.
한·일전 축구를 저녁에 하는 건 대한민국 샐러리맨들이 하루라도 일찍 집에 퇴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천일씨 평소 신념이다.
신념은 행동화해야 한다.
다른 일 터지기 전에 빨리 집에 가야지. 오늘은 이래저래 일이 너무 많았다.
아까 차를 견인해간 탓에 오늘은 김천삼씨 신세를 져야 할 것 같다.
“김천삼씨, 나 오늘 하루만 좀 데려다줘.” 김천삼씨와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며 차를 타고 가는데 귀에 쏙 들어오는 좋은 음악이 나온다.
“김천삼씨, 이 노래 제목이 뭔지 알아? 좋은데.” 곡명이 나오지 않은 채 방송이 끝나버렸다.
제목만 알면 당장이라도 CD를 사고 싶은 데 너무 아쉽다.
“아, 그거 아는 방법이 있어요.” 김천삼씨는 무선인터넷의 어떤 메뉴로 들어가라고 이야기한다.
그 홈페이지에서 방송국 주파수와 음악을 들은 시각을 입력하니 방금 들었던 음악에 대한 정보가 줄줄 나온다.
정보뿐 아니라 CD를 즉석에서 살 수도 있단다.
“팀장님, 이 사이트도 한번 들어가보세요.” 김천삼씨가 추천해주는 사이트에 들어가니 화려한 동영상으로 된 영화예고편이 나온다.
예전엔 이 정도 동영상이 뜨려면 한참 기다리곤 했는데, 이젠 금방금방 펑펑 잘도 뜬다.
여기서 예약까지 된다고? 아, 놀라워라. 어찌하여 김천삼씨는 늘 정보수집에선 이렇게 나보다 한발씩 앞서간단 말인가. 정보수집 능력도 대단한 재주임에 틀림없다.
PM 07:30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들어올 때 밥짓는 냄새가 나는 것도 마음에 든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장비들이 내가 오는 걸 읽어내 알아서 작동한 까닭이다.
컴컴한 방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나쁘지 않다.
아까 미리 홈오토메이션시스템과 연결된 PDA로 조작한 덕에 방도 따뜻하다.
얼마 전 이사온 이 오피스텔은 본격적 사이버텔이라며 요란하게 광고를 쏟아부었다.
블루투스를 모든 가전장비에 장착해 일단 집안에 선이 하나도 없어 깔끔하다.
TV나 CD플레이어 등 웬만한 가전제품이 모두 벽 안으로 들어가 있어 공간도 훨씬 넓게 쓸 수 있다.
외부에서 모든 기기를 조작할 수 있고 예약만 잘해두면 알아서 척척 돌아가니 생활이 널부러지지 않는 것 같아 좋다.
깔끔한 우렁색시를 하나 들여놓은 기분이랄까. 이렇게라면 혼자 사는 것도 썩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PM 09:00 축구경기를 보면서 계속 베팅을 건다.
요즘은 축구를 볼 때면 무선 휴대전화로 하는 베팅경기를 꼭 하게 된다.
축구란 모름지기 떼로 모여 봐야 재미있는 법인데, 이걸 하면서 경기를 보면 그 느낌을 갖게 되는 것 같아 좋다.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정보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에이, 오늘은 이렇게 무승부로 끝나나 보네. 경기가 끝나갈 무렵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어, 얼굴이 왜 그래. 어디 아파?” 요즘은 전화를 해도 얼굴이 보여 거짓말을 하기도 힘들다.
오늘 있었던 갖가지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선물을 산 이야기는 뺐다.
다음주에 깜짝 놀래줘야지. 그날 아침에 생일축하한다는 말을 내 목소리로 제일 먼저 듣게 해주고 싶다.
예약녹음을 지금 해두어야겠다.
키패드·키보드, 지구를 떠난다
음성·필기 인식 이동전화 키패드는 배열이 너무 옹색하다.
PDA에 휴대용 키보드를 달자니 너무 거추장스럽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명령을 음성으로 내리는 거다.
‘음성인식’ 기술은 인간 중심 컴퓨팅을 실현한다.
필기인식도 신기하지만 두손을 다 써야 하는 불편이 있다.
현재까지 소개된 음성 솔루션은 음성브라우저, 음성포털, 음성받아쓰기, 음성도메인 등이다.
한국말 인식도 알고리즘과 어휘 DB가 향상돼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인다.
그러나 사람마다 말투가 달라 말소리 데이터베이스를 막대한 규모로 구축해야 하고, 초기에 기계를 훈련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의 휴대형 장비가 외부에서 주로 쓰이기 때문에 잡음에 의한 인식률 저하도 문제다.
현재 이동전화에서 목소리로 전화를 걸거나 웹사이트로 연결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하고 있고, PDA는 이제 막 도입 단계다.
반면 기술 개발이 비교적 쉬운 필기인식은 PDA에서 이미 100% 적용이 끝났다.
음성인식 기술이 널리 퍼지면 독수리 타법이 문제가 아니라 말을 더듬는 게 문제가 될 것이다.
PDA용 운영체제 심어 컴퓨터처럼 사용
이동전화 인터페이스 이동전화로 인터넷 접속. 좀 답답하지 않은가? 앞으로 출현할 웹용 이동전화는 인터넷을 충분히 쓸 수 있게 한다.
CPU도 좋아지고 메모리가 커져 고기능 운영체제(OS)가 깔리고 TCP/IP도 연결될 것이다.
펜 입력 애플리케이션이 풍부한 팜컴퓨팅의 팜OS,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하기 쉬운 윈도우CE, 다운로드형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어울리는 썬마이크로시스템의 자바, 키보드 조작을 전제로 한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심비안의 EPOC가 후보군이다.
무선인터넷을 빠르고 제대로 쓰기 위해선 문자입력 방식도 개선돼야 한다.
현재의 표준 키패드는 키 2에 A, B, C 3개 문자가 함께 있어 복잡하고 키를 여러번 눌러야 한다.
지금까지는 미국의 테직(Tegic)이 내놓은 ‘T9’이 해결책이다.
T9은 지능형 소프트웨어 프로토콜을 채택해 하나의 키가 한 문자에 대응하는 데스크톱 키보드와 같은 기능을 한다.
각각의 키가 몇가지로 해석하지만 내장된 언어 데이터베이스가 자동으로 올바른 단어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채택했다.
현재 한글을 비롯해 14개 언어 데이터베이스가 개발되어 있다고 한다.
반경 10m까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위치정보시스템 커다란 지구 위에서 작은 점으로 움직이는 나는 지금 어디 있는 걸까.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미국 국방부가 쏘아올린 저궤도위성 24개와 지상관제소, 개인용 수신기가 서로 통신하면서 위치(위도 경도 고도)와 시간(GPS 표준시간) 정보를 해독하는 시스템이다.
위성에서 나오는 부호신호의 발생시점과 수신시점의 시간차를 측정하고, 여기에 빛의 속도를 곱해 거리를 계산(빛의 속도×경과시간=거리)하는 삼각측량 원리를 쓴다.
망망대해의 어선과 하늘의 비행기가 자신의 위치를 아는 것도 GPS 덕택이다.
미국 정부 인증을 받아 군이나 정보기관들이 쓰는 시스템은 반경 22m, 높이 27m, 시간은 200나노초까지 측정할 수 있다.
자동차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누구나 공짜로 쓸 수 있는 일반 시스템은 반경 100m, 높이 156m, 시간은 350나노초로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반가운 소식이 있다.
미국 정부가 일반용 GPS 허용기준을 완화해 올해 중반부터 지금보다 정밀도를 10배까지 높인 서비스를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위성이 알려준 지점 주변 10m 안에 내가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공항이나 호텔에선 무선모뎀이 필요없다
무선 에뮬레이터 PDA나 노트북 PC로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선 PCMCIA 카드를 끼우거나 이동전화를 케이블과 연결하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방식이 CDMA 모듈, 무선모뎀을 장착하는 것이다.
케이블 연결은 고정도 안되고 이동전화마다 잭이 달라 불편하다.
CDMA 모듈은 본체에 내장하거나 착탈식으로 개발돼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거의 대부분의 제품이 한국형 CDMA에 맞춰 퀄컴 MSM3000 칩을 달고 64k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노트북에 한정되긴 하지만 무선모뎀 대신 무선랜(LAN)이 쓰이기도 한다.
무선랜은 높은 가격과 느린 속도 때문에 시장에서 잊혀진 듯했지만, 최근 속도가 10Mbps까지 나오고 카드 가격도 20만원대로 떨어져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론 PCMCIA든 CDMA 모듈이든 살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공항이나 호텔, 철도역 등 공공장소에 노트북만 갖추면 무선통신을 이용해 초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A4 100장 데이터 보내는 데 6초면 끝
고속 데이터전송 전송속도가 요금과 직결되는 무선인터넷에서 기다림은 짜증을 넘어 아예 폴더를 덮게 만든다.
그러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으니 기다리시라. 2세대 끝이자 3세대 첫 기술인 IS-95C(CDMA2000 1X)가 등장했다.
현재 서비스 중인 IS-95B와 IS-95C는 IMT-2000으로 매끄러운 진화를 유도하는 2.5세대 기술이다.
IS-95C를 IS-95B와 IMT-2000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는 전송속도다.
64kbps 속도인 현재의 IS-95B는 A4 100장 분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12초쯤 걸리지만, IS-95C는 144kbps 속도로 6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면 동영상도 전송할 수 있다.
2002년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 IMT-2000은 384kbps로 A4 100장의 데이터를 2.5초만에 보낸다.
국내 4개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이미 IS-95C 서비스를 위한 시설 구축을 끝내고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단말기도 삼성과 LG가 퀄컴 MSM5000 칩을 넣어 이미 내놨다.
우선 4그레이 색상을 구현하는 제품이지만 서비스 사업자가 영상통화·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시작하면 즉시 컬러액정 단말기를 내놓겠다고 한다.
무선인터넷으로 화상도 보내고 영화도 본다
비디오 스트리밍 N세대 입맛에 맞춘 무선인터넷 최고의 애플리케이션은 역시 멀티미디어다.
동영상 포맷을 무선인터넷에서 쓰기에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무선 네트워크 환경이 열악하고 단말기도 거기에 맞추다 보니 리소스가 제한돼 동영상을 주고받기에는 무리였다.
다행히 IS-95C 서비스부터 속도가 빨라져 미흡하지만 비디오 스트리밍(MPEG4)을 주고받을 수 있다.
대용량을 다운로드하기 어려운 무선인터넷 환경에 맞춰 만화영화처럼 같은 배경은 그냥 두고 변한 쪽만 계산해 패킷으로 묶어 전달한다.
미국 패킷비디오, 토네이도, 이스라엘 GEO가 이 기술에 가장 앞서 있다.
우리나라의 필링크나 온타임텍도 최근 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에 이동전화 파일첨부 기술을 덧붙여 비디오를 녹화한 후 화상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IMT-2000을 넘어 W-CDMA까지 가면 Mbps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끊김없는 비디오 스트리밍이 가능해진다.
이 정도라면 연인과 함께 잔디밭에 누워 가슴 저미는 애정영화를 보며 눈물지을 수도 있다.
망·OS·장비 다 달라도 파일은 똑같다
자료 동기화 PDA·웹패드·스마트폰 같은 이동형 장비가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 정답은 ‘SyncML’(Synchronizaion Markup Language)을 따르는 쪽이다.
에릭슨 노키아 IBM 로터스 모토로라 팜컴퓨팅 등은 지난해 초 SyncML연합 www.syncml.org을 만들었다.
곳곳에 흩어진 개인데이터를 네트워크·운영체제·정보기기에 상관없이 동기화하는 규약을 만들기 위해서다.
사용자가 PC의 문서나 주소록 등 개인데이터를 수정하면 노트북 PC든 PDA든 같은 이름의 데이터는 저절로 바꿔주는 기술 표준을 정하는 것이다.
현재 이 연합에는 삼성전자 시스코 인텔 썬 야후 등 500개 업체가 넘게 가입했다.
다른 기술 표준안과 달리 SyncML은 주로 포맷에 집중한다.
프로토콜은 다음 과제로 미뤄두고 있다.
범위가 너무 넓어지면 훨씬 많은 업계의 지원이 필요해 SyncML 공급이 복잡해지고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우선 셀룰러폰과 PDA에 사용되도록 초점이 맞추진 것도 그 때문이다.
이동전화에서 가전제품까지 하나로 엮는다
블루투스 이제 나만의 정보유통 공간을 갖는다.
말로만 무성하던 PAN(Personal Area Network)이 블루투스의 등장으로 실현 가능해졌다.
휴대전화와 헤드셋 연결에서부터 노트북 PC와 PDA, 이동전화, 가전제품까지 PAN을 구축할 수 있다.
블루투스는 10m 이내 거리에서 다양한 장비를 선 없이 연결한다.
여러 무선기술 중 블루투스가 PAN과 가장 밀접한 이유는 절전기능에다 크기가 작아 휴대장비에 붙이기 좋기 때문이다.
‘상호 접속성’도 경쟁기술보다 앞선다.
올 10월에 발표될 블루투스 2.0 버전은 동영상 송수신이 가능하도록 전송속도가 10Mbps로 빨라진다.
블루투스 워킹그룹은 무선 고속화 기술인 Radio2, 자동차를 위한 Automotive, PAN을 위한 HID(Human Input Device), 오디오와 비디오 전송을 위한 Audio/Visual 등으로 나뉘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까지 보급에 걸림돌이었던 비싼 칩 가격(20달러대)이 하반기에 5달러대로 떨어지면 블루투스가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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