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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넷게임, 이제 휴대전화로
[IT] 넷게임, 이제 휴대전화로
  • 이경숙
  • 승인 2000.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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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업체들, 무선 플랫폼 선점경쟁 본격화…연초 서비스 잇따를 듯
일본의 단말기업체인 교세라 통신기기사업본부의 마케팅책임자 기무라 하지메는 눈이 둥그래져 휴대전화 단말기를 들여다봤다.
전함이 격추되자 꽝 하는 폭발음과 함께 진동까지 손 안에 전해오는 게 아닌가. 정지영상과 문자 위주의 WAP 기반 게임들과는 격이 달랐다.
게다가 ‘스트리트화이터’ 같은 격투게임을 무선네트워크를 통해 할 수 있다니. 한국의 한 플랫폼 업체가 가져온 소프트웨어는 일본의 어떤 업체도 제공한 적 없는 기능을 보여줬다.
기무라는 플랫폼소프트웨어의 이름을 다시 한번 되뇌었다.
‘SWAP’(Sinji Wireless Application Plugin)….
국내 업체 신지소프트가 개발한 휴대전화용 소프트웨어다.
게임, 노래방, 채팅 같은 웹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실행시켜주는 솔루션이라 해서 ‘플랫폼’이라고도 불린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SK텔레콤 단말기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 소프트웨어는 벌써 일본 유수의 무선통신·단말기업체들한테서 프로포즈를 받고 있다.
NTT도코모가 자바플랫폼 발표를 2년째 미루면서 생긴 무주공산에 우리 업체가 한발을 내디딘 것이다.
휴대전화 플랫폼 선점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큰 구도는 자바 진영 대 비(非)자바 진영의 격돌이다.
그 첫 전장은 바로 한국이다.
신지소프트의 SWAP은 비자바 진영의 선두주자다.
미니C언어로 코드사이즈를 최소 48Kb(4그레이 모드)에서 90Kb(컬러 모드) 사이로 줄여 2메가짜리 일반 휴대전화에 무리없이 실린다.
자바 진영의 선발선수는 LG텔레콤의 ez-자바다.
SWAP보다 보름 정도 앞서 선보인 ez-자바는 LG텔레콤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라이선스를 사서 개발했다.
그러나 사이즈가 360Kb나 돼 LG텔레콤의 i북 같은 2메가 이상의 전화기 외에는 실릴 수가 없다.
NTT 등 자바플랫폼 개발중 2001년 초엔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한 두개의 플랫폼이 시장에 뛰어든다.
1월 중순께 모빌탑의 MAP(Mobile Applicaton software Plogin)가 한국통신프리텔에서, 2월께 XCE의 자바플랫폼이 SK텔레콤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MAP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비주얼C 6.0을 사용했다.
엔터테인먼트 외에 증권, 지리정보 같은 프로그램도 가동할 수 있다.
75~80Kb의 날씬한 코드사이즈를 자랑한다.
XCE의 자바플랫폼은 450Kb로 6메가 이상의 IS-95C용 전화기에 실린다.
이 플랫폼은 ez-자바와는 달리 네트워크, 음향 기능이 강력하다.
유선인터넷 대부분이 자바언어로 구성됐다는 강점을 살려 유선인터넷, PC, PDA 등과 연동이 쉽다.
현재 스코어로 볼 땐 비자바 진영이 앞서나가고 있다.
일반 단말기에 탑재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경제적이다.
게임 다운로드 횟수만큼 수입을 챙기는 게임개발 업체들에겐 더 빨리 수익창출로를 열어준다.
콘텐츠와 서비스가 좋으면 통신서비스 업체들이 다른 통신사 가입자들을 끌어올 수 있다.
SK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 등이 게임 콘텐츠 과금정책과 연수 프로그램으로 유망한 게임CP들을 유인하고, 세계적 통신사업자들이 신지소프트나 모빌탑의 플랫폼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반면 유선인터넷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업 ERP(전사적 자원관리) 같은 소프트웨어를 무선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쓰려면 자바플랫폼이 유리하다.
세계 무선통신 시장을 주도하는 NTT도코모와 J폰, 노키아, 에릭슨, 모토로라 같은 대형 통신사업자들이 여전히 뜨거운 열정으로 자바플랫폼을 개발 중이란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모빌탑 김희석 사장은 소비자의 힘에 기대를 건다.
“물론 C언어 플랫폼이 자바플랫폼으로 가는 다리에 그칠 수도 있어요. 기능 자체는 자바플랫폼보다 떨어지지는 않지만요. 그러나 대중이 C언어 플랫폼과 콘텐츠를 더 선호하게 되면 얘기는 달라지죠. 자바플랫폼을 이기고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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