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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조이인박스
[투자연구] 조이인박스
  • 이정환
  • 승인 2000.08.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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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사랑 고백, ‘인터넷’ 꽃으로 하세요

국내 최초 B2B 꽃시장 개척…소프트뱅크벤처스 33억원 투자로 세계무대 발판
사랑을 고백할 때는 역시 커다란 장미꽃바구니가 제격이다.
꽃을 직접 사서 전달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인터넷에 들어가보자. 가장 예쁜 꽃바구니를 클릭하고 주소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연인에게 당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
간편하고 정확하며 무엇보다도 쑥스럽지 않아서 좋다.
꽃배달은 그만큼 인터넷에 잘 어울린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사이에 전체 화훼 판매량의 70% 이상이 온라인으로 흡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최근 국내 최초로 B2B 화훼시장을 개척한 조이인박스 www.joyinbox.com에 33억원을 출자하고 23.5%의 지분을 확보했다.
조이인박스는 화훼 생산농가와 전국 화원들을 하나로 엮는 광범위한 정보 네트워크와 물류망을 계획하고 있다.
B2B 시장을 선점하고 B2C 쪽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 투자포인트1 시장현황 높은 수수료, 영세한 유통구조 우선 꽃배달 업체의 실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꽃이 생산돼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꽃값은 원가의 3배 이상이나 뛴다.
    꽃배달 업체를 통해 장미꽃 한바구니(5만원)를 배달할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당신이 지불하는 값은 5만원이지만 연인이 받는 장미꽃은 실제 원가가 1만5천원 정도에 불과하다.
    중간도매 과정에서 1만5천원, 꽃배달 업체가 중간에서 대략 2만원 정도를 챙긴다.
    그렇다면 꽃배달 업체들은 과연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일까.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
    그들은 대개 전화번호부 등을 통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화원들의 연락처를 수집하고 자체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데 중개수수료 수금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화원들은 여러개의 꽃배달 업체에 동시에 가입해 있고 특별한 소속감을 느끼지 않는다.
    무통장 입금을 통해 뒤늦게라도 수수료를 보내오는 화원은 극히 드물다.
    대개는 꽃배달 업체들이 화원을 찾아다니면서 직접 수금하는 수밖에 없다.
    화원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수료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서는 시들어가는 꽃을 섞거나 부피를 줄이는 등의 편법을 쓰게 된다.
    자신의 고객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아무래도 소홀하게 된다.
    결국 싸구려 꽃바구니에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붙여놓고도 아무도 만족하지 않는 상황이 펼쳐진다.
    영세한 유통구조도 문제다.
    화훼 재배농가에서 화원에 이르기까지는 몇단계의 중간유통망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가격이 껑충 뛰는 것은 물론이고 신선도도 크게 떨어진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남아서 버리거나 부족해서 가격이 폭등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심지어 부산 재배농가의 꽃이 서울 꽃시장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부산의 중간도매상에게 내려가는 일도 있다.
    결국 모든 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
  • 투자포인트2 사업모델 “중간도매상을 건너뛴다” 영세한 유통구조와 과도한 물류비용은 대개 정보 부족에서 비롯한다.
    전국에는 1만개가 넘는 화원이 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는 없다.
    누군가 나서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물류망을 효율적으로 재편해야 하지만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한다.
    꽃배달 업체들은 영세한 대로 수지타산을 맞추는 데 만족하고 있고, 재배농가와 도매상들은 현상유지에도 급급한 실정이다.
    결국 꽃배달 사업은 성장성에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꽃배달 사업에는 수많은 업체들이 난립하고 수익구조 또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그래서 상당수 업체들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포털 서비스에 의존하게 된다.
    또 더 많은 화원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물밑싸움을 벌인다.
    조이인박스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다.
    중간도매상을 뛰어넘어 화훼 생산농가와 전국 화원들을 직접 연계하는 물류망을 구축해 시장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
    유통망 구축이 온라인 화훼산업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지난 3월 설립된 조이인박스는 현재 110개 화훼 생산농가와 50개 부자재 업체, 1162개 화원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작업을 하고 있다.
    화훼산업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엮고 유통과 정보의 흐름을 단일화하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전략이다.
    그 첫번째 성과가 평균 3, 4일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걸리던 운송체계를 24시간 이내로 단축한 것이다.
    물류비용을 과감히 낮춘 것이 두번째 성과다.
    물류비용이 줄어든 만큼 화훼농가와 화원의 이익은 늘어난다.
    (도표 참조) 농가출고가는 700원에서 750원으로 5% 가량 늘어나고 화원 구매가는 1천원에서 950원으로 5% 가량 줄어든다.
    물류비용은 30%에서 20%로 크게 줄어든다.
  • 투자포인트3 시장전망 “2004년 7조원 규모” 농림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화훼산업의 시장규모는 지난 98년 기준으로 1조9천억원에 이른다.
    화훼산업은 농업 분야에서 유일하게 생산액과 출하액, 재배농가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외환위기 와중에서도 점포수와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난 산업은 화훼산업이 유일하다고 한다.
    98년 기준으로 국내 화원은 1만1725개에 이른다.
    같은 시기 일본의 화원이 150만개에 이른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성장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한국화훼협회는 국민소득과 인구규모 등을 비교할 때 화원이 30만개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4년 무렵이면 시장규모가 10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포레스트리서치의 전망처럼 전체 화훼판매량의 70% 가량이 온라인에 흡수될 것이라고 가정하면 조이인박스의 잠재 시장규모는 연간 7조원에 이른다.
  • 투자포인트4 경쟁력 온라인 네트워크, 6개월의 시장선점 이런 황금시장을 대기업이 놓칠 리 없다.
    그동안 유수한 대기업들이 화훼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손을 털고 물러났던 과거가 있다.
    그들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서도 기존 시장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고 광범위한 물류망을 구축하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던 중간도매상들을 대체할 만한 별다른 강점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자금력만으로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을 뿐이다.
    대기업이 물러난 틈새시장을 조이인박스는 놓치지 않았다.
    조이인박스는 온라인 네트워크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했다.
    온라인을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생산농가와 화원의 정보를 공유하고 수요와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고 봤다.
    그리고 조이인박스를 중심축으로 생산농가와 화원들이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 소속감을 갖게 되고 커뮤니티 공동의 이익에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조이인박스의 커뮤니티는 기존 유통망에 비해 정확하고 신속하고 저렴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문제는 진입장벽이다.
    화훼산업과 온라인의 만남이 성공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면 막대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대기업이 다시 화훼산업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 뻔하다.
    특히 조이인박스의 커뮤니티가 화원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대기업이 생산농가들을 장악하는 전략으로 맞선다면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조이인박스의 사업모델을 그대로 답습하고 솔루션을 모방할 경우 6개월 정도면 조이인박스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조이인박스에게는 최소 6개월의 시간적 진입장벽이 있는 셈이다.
    조이인박스는 후발업체의 도전을 충분히 계산에 넣고 있다.
    올해 말까지 계획대로 1200여 업체와 가맹계약을 체결하면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적어도 조이인박스가 자리를 잡기 전에 위협이 될 만한 업체는 없다는 계산이다.
    결국 후발업체와의 경쟁은 서비스와 가격 경쟁이 될 것이다.
    시장을 선점한 조이인박스는 그만큼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셈이다.
  • 투자포인트5 CEO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선수’ 조화 국내 화훼산업에 변화를 몰고온 조이인박스도 조창희(?), 김신홍(37) 두 공동대표의 만남이 없었으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조창희 대표이사는 화훼 유통사업에 10년 이상 종사하고 뉴스플라워라는 꽃배달 전문업체를 운영한 실무전문가다.
    김신홍 대표이사는 경희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전략기획실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 경영기획 전문가다.
    김신홍 대표는 지난 96년 네덜란드 연수를 통해 일찌감치 화훼산업의 성장성을 눈여겨봤고, 조창희 대표를 만나면서 온라인 화훼산업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했다.
    현재는 두사람이 각각 온라인과 오프라인, 국내와 해외사업 영역을 분담하고 있다.
    사업초기에 현금유동성이 원활하지 않았던 조이인박스는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직원 50명 가운데 영업부 직원이 12명, 구매담당이 6명으로 영업과 마케팅 인력이 크게 부족한 편인데 조만간 이 부분을 대폭 충원할 계획이다.
  • 투자포인트6 투자위험 효율적인 물류망 운영이 관건 조이인박스 사업모델의 핵심은 유통망 개선에 따른 서비스의 정확성과 물류비용 감소에 있다.
    조이인박스는 물류를 전량 외주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장단점이 있는데 사업초기에 투자비용을 간소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수익악화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관리에 어려움을 겪거나 파업이나 계약파기 등의 극단적인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출액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물류비용은 향후 전국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 15%까지 늘어나게 된다.
    조이인박스는 물리적인 운송체계만 외주를 줄 뿐 물류망을 편성하고 배송업무를 지시하는 권한은 본사가 직접 행사할 계획이다.
    사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면 물류회사에 지분을 직접 투자하고 더욱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결국 물류망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조직하고 정확하고 경제적인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느냐가 성공 관건이 된다.
    후발업체와의 경쟁에 맞서는 길은 조이인박스가 이러한 과제를 얼마나 빨리 완전하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 투자포인트7 성장가능성 B2B와 B2C의 연계로 해외시장 공략 현재 조이인박스의 사업영역은 전적으로 B2B(기업간) 전자상거래에 집중돼 있다.
    조이인박스는 B2B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면 B2C(기업과 소비자간) 전자상거래 시장은 의외로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확한 서비스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기존의 영세한 꽃배달 업체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꽃배달 업체들은 중개수수료를 30~40%까지 받고 있는데 조이인박스는 5~15%면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고 한다.
    조이인박스의 전략이 맞아떨어진다면 꽃배달 업체들은 출혈경쟁으로 맞서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이인박스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국내 시장에서 구축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생산시장인 중국과 소비시장인 일본을 연계하는 국제적인 화훼유통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이인박스는 특히 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의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해외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2B와 B2C 결합이 윈윈전략 불러와 ” 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 부사장 조이인박스가 처음 투자를 의뢰해왔던 지난 3월만 해도 인터넷기업의 거품이 한창일 때였다. 화훼산업 B2B라는 매력적인 주제에도 불구하고 당시 조이인박스는 지나치게 높게 평가받고 있었다. 망설이던 차에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고 인터넷기업의 가치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조이인박스를 건드리던 벤처자본들은 하나둘씩 나가떨어졌고 몇달이 지나자 적당한 가격이 됐다. 33억원은 결코 적다고는 할 수 없는 금액이지만 조이인박스의 사업전망을 생각하면 적당한 투자규모라고 본다. 소프트뱅크는 23.5%의 지분을 확보했다. 꽃은 다른 어떤 상품보다도 온라인판매에 잘 어울린다. 온라인 구입에 대해 거부감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금방 사라지는 장점(?)이 있다. 조이인박스는 화훼시장의 유통구조와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꽃배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물류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온라인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B2B와 B2C를 결합한 조이인박스의 사업모델은 화훼 생산농가와 화원, 소비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윈윈전략으로 평가된다. 후발업체의 추격은 피할 수 없겠지만 선점 효과는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15시간 만에 꽃배달 받는다면... 조이인박스 김신홍 대표이사의 성공전략 통상적으로 농가출고가가 700원인 꽃은 7.5%의 경매수수료가 붙어 756원에 서울 양재 꽃시장으로 출하된다. 중간도매상은 경매가에 15%의 마진을 붙여 870원을 받고 지역도매상에게 넘기며 지역도매상은 다시 15%의 마진을 붙인다. 결국 화원에 납품하는 가격은 1000원이 된다. 단계가 늘어날수록 수익은 줄어들게 되고 신선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간도매상이나 지역도매상들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조이인박스는 우선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평균 서너단계를 거치던 운송체계가 조이인박스를 구심점으로 일원화하면 물류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조이인박스는 늘어난 이익을 가맹점들에게 돌려주고 가입자를 다수 확보해 조기에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생산농가에 5% 가량 출고가를 올려주고(750원) 화원에는 5% 가량 구매가를 낮춰준다(950원). 조이인박스는 이 과정에서 200원의 수익을 얻게 되는데 그래도 마진이 33%로 높다. 조이인박스의 온라인 네트워크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전국 화원들은 온라인을 통해 서로의 매매현황을 공유하면서 시장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조이인박스는 이렇게 모은 정보를 가공해 유용한 정보를 산출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경로를 찾아낸다. 재고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냉장운반을 통해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동안 빠르면 이틀에서 길게는 일주일 가까이 걸리던 운송체계가 15시간 이내로 줄어든다. 조이인박스의 예상이 맞아떨어진다면 국내 화훼유통시장은 한차례 격심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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