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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획] 또 다른 약속, '소스공개'
[IT기획] 또 다른 약속, '소스공개'
  • 김상범
  • 승인 2000.08.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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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약속에 공개 수준범위 논란…“한글을 살리려면 전면공개하라”
한글워디안과 관련해 한글과컴퓨터가 책임져야 할 또 하나의 약속이 있다.
바로 한글의 소스코드 공개다.
전하진 사장은 그동안 “한글워디안 출시와 함께 소스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지난 8월21일 한글워디안 RC버전 출시 당시에도 전 사장은 “약속대로 올해 말께 소스를 공개한다.
내년에도 추가로 소스코드를 공개할 것이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부분만 소스 공개” 소스코드 공개는 두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리눅스와 같이 전체 소스코드를 모두 완전히 공개하는 것이다.
누구나 마음대로 열어보고 수정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전체 소스코드 가운데 일부만을 공개하는 것이다.
이 경우 소프트웨어끼리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부분(API)만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대부분의 유명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소프트웨어의 영향력과 활용범위를 넓히기 위해 의도적으로 API 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한글과컴퓨터가 밝히는 소스공개는 두번째 방식에 해당한다.
전 사장도 “소스코드 공개는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부분에 한정된다”고 밝혀 API 수준의 공개가 될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동안 한글과컴퓨터는 API 수준의 소스공개에도 소극적이었다.
이 때문에 그룹웨어나 문서관리시스템 등 기업용 응용소프트웨어가 한글을 클라이언트로 활용하는 데 제약을 받아왔다.
API를 공개하면 다른 응용소프트웨어들이 아래아한글과 쉽게 연동할 수 있게 되고, 결국 이는 아래아한글을 활용하는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을 촉진하게 된다.
한글의 입지가 그만큼 굳건해진다.
한글이 그동안 부분적인 소스공개에도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엔진이 복잡하다는 데서 기인한 부분도 컸다.
한글과컴퓨터에서 일했던 한 개발자는 “한글은 도스시절부터 개발한 엔진을 기반으로 계속 기능을 추가했다.
그것들이 얽히고 설켜 소스를 공개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모듈화된 엔진이 아니어서 소스공개 자체가 기술적으로 어려웠다는 얘기다.
한글워디안은 기존 아래아한글 엔진을 완전히 뜯어고쳤고 모듈화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런 기술적 문제는 해결된 상태다.
소스공개의 장벽이 하나 없어졌다는 말이다.
소스공개냐 소스판매냐 그러나 한글과컴퓨터가 하겠다는 소스공개에 대해 “그것이 무슨 소스공개냐”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스공개가 아니라 소스판매라는 것이다.
전 사장도 “상업용 소프트웨어업체에 한글의 소스를 공개할 경우 라이선스 비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한글과컴퓨터의 소스공개는 엄밀히 말하면 소스의 라이선스 판매를 의미하는 것이다.
소스에 대한 라이선스 판매가 부당하거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충분히 추진할 수 있는 수익사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글과컴퓨터가 소스를 라이선스 판매할 만큼 여유가 있는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2000이 호시탐탐 시장을 넘보고 있는 상황에서 소스공개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고자세로 비칠 수 있다.
“정보기술은 표준을 따라 움직인다.
한글을 살리려면 소스를 완전히 공개해야 한다.
” 업계의 한 전문가는 한글의 미래를 위해서 완전한 소스공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표준으로 입지를 굳히는 것은 소스의 완전공개밖에 없다는 충고다.
그는 “시장상황을 낙관할 처지가 아니다.
좀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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