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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증시] '액면병합' 몸무림, 기초체력 먼저
[IT증시] '액면병합' 몸무림, 기초체력 먼저
  • 이원재
  • 승인 2000.08.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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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를 받치겠다며 쪼갤 땐 언제고 이번엔 다시 합쳐서 주가를 올리자고?” 액면병합 테마가 코스닥시장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액면가 100원의 유일반도체가 8월21일 코스닥 사상 최초로 1주당 500원으로 액면병합하기로 결의한 데 이어 알미늄코리아(액면가 100원)도 25일 1주당 500원으로 액면병합을 결의했다고 공시하면서 오름세를 탔다.
뒤이어 대양이엔씨와 정문정보도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액면병합을 검토중이라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뜨자 액면병합과 관계없는 다른 액면가 100원짜리 종목들까지 따라 오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현대증권과 삼성증권이 ‘액면병합 기대종목군’을 내놓는 등 일부 증권사들도 발빠르게 테마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몇달 전 코스닥시장에서 액면분할 종목들이 상승테마를 형성하면서 액면분할이 유행처럼 번졌던 것을 떠올려보면 최근의 액면병합 바람은 역설적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기에 주가가 너무 비싸 보이는 주식을 분할해 매수세를 창출했던 것처럼 요즘 기업가치와는 상관없이 주가가 너무 싸보여서 사고 싶지 않은 주식을 비싸게 만들면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많은 증권전문가들은 “액면분할과 마찬가지로 액면병합은 기업의 내재가치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는 눈속임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몇몇 액면병합주의 오름세는 테마 없는 시장에서 갈증에 시달리던 투자자들이 성급하게 몰려들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액면병합 테마의 등장에도 코스닥지수 하락세는 수그러들 줄 몰랐다.
미국 닷컴주식들의 회복소식도, 정부가 코스닥 부양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도 투자심리를 전혀 호전시키지 못했다.
액면병합은 주가의 끝없는 하락에 지친 몇몇 경영자들과 기관투자가들의 ‘몸부림’이다.
연기금의 코스닥주식 편입설 등 정부의 코스닥 부양 대책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 역시 비슷한 종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튼튼한 반등을 가져오려면 경기둔화 우려의 불식과 인터넷 대표기업들의 확실한 수익모델 제시 등 몸부림을 넘어서 기본적인 체력을 보강해나가야 한다고 증권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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