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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한겨레IT기업평가센터 비즈니스모델평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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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찬수
  • 승인 2000.09.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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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서비스 1위 다음, 야후 "울고 싶어라".

핵심 사용자 대상조사....다각화전략에 핵심서비스 경쟁력 흔들
다음과 야후의 비즈니스 모델 역사는 다각화 역사였다.
다음의 이메일과 야후의 검색은 이들을 국내 최고 인기사이트로 성장시킨 자양분이었지만 언젠가부터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기 시작했다.
무료 이메일 서비스 업체나 공짜 검색 사이트라는 네티즌들의 인식을 돌파하지 않고서는 수익모델을 갖출 수 없다는 전략적 고뇌가 찾아들었다.


종합포털사이트로의 변신은 그런 고뇌의 산물이었다.
자신을 키워준 뿌리에서 곁가지를 쳐가며 다각화의 길로 나선 것이다.
다음과 야후가 통신, 콘텐츠, 전자상거래, 커뮤니티 등 모든 영역으로 서비스를 넓혀가는 것은 이런 전환에 비춰볼 때 당연한 수순이다.



많은 이용자가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는가
포털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신문·방송 따위의 전통적인 ‘미디어 모델’의 인터넷 버전에 다름 아니다.
사람들에게 중요하고 재미있는 무엇인가를 계속 제공해 그들의 관심을 모으고 이 관심의 일부를 광고주에게 팔아서 수익을 얻는다.
‘더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더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포털 기업의 경쟁력이다.


다음과 야후는 일단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붙여갔다.
변신은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야후와 다음 사이트에 이용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야후는 방문자 수에서, 다음은 페이지뷰에서 국내 1위에 올라섰다.
광고도 초점을 맞추듯 몰려들었다.
올 상반기 야후와 다음의 광고수익은 각각 87억원, 71억원으로 인터넷광고 시장에서 1, 2위를 다툰다.


여기서 그 다음 과제 ‘더 오랜 관심’이 튀어나온다.
어찌 보면 더욱 중요하고도 어려운 과제다.
무조건 ‘많은’ 관심보다는 ‘오랜’ 관심이 광고수입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터넷광고 시장이 발달하면서 약아빠진 광고주들은 ‘더 많은’ 접속이 ‘더 높은’ 광고효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광고주들은 이제 ‘어떤’ 이용자가 자신의 광고에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를 따져묻는다.
회원 수가 아니라 그들의 충성도가 광고를 유치하는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됐다.
다음은 공동체, 야후는 미디어 최전선에 다음과 야후는 충성도를 확보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야후의 ‘마이 시리즈’ 같은 개인화 서비스, 다음의 ‘카페’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 그리고 영화나 방송 같은 미디어 서비스가 추가로 전선에 투입됐다.
사이트 방문객들의 관심을 오래 잡아두는 데 전력을 투구했다.
서비스의 가짓수는 그만큼 늘어갔다.
두 기업이 다각화의 최전선에 내세운 서비스는 서로 다르다.
다음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첨병으로 내세운다.
야후는 미디어 서비스를 선봉으로 삼는다.
이런 차이는 이들이 제공하는 기능에서도 드러난다.
다음은 ‘카페’와 ‘사람찾기’를 제공하지만 방송은 제공하지 않는다.
야후는 방송은 하지만 클럽은 아주 최근에 신설했을 뿐이다.
다각화 전략은 정말로 성공한 것일까? 다음과 야후 회원 23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는 ‘NO’라고 말한다.
곁가지처럼 뻗어나간 서비스들이 핵심 이용자들의 ‘더 많은’ 관심을 ‘더 오랫동안’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야후 회원의 70%는 여전히 야후에서 검색 서비스를 주로 이용한다.
다음 회원의 33%는 이메일만, 32.7%는 이메일과 카페만 이용한다.
다른 서비스를 더 자주 이용하는 네티즌은 양쪽 다 10%를 조금 넘어서는 데 그쳤다.
두 기업이 광고수익 이외에 가장 중요한 수익원으로 내세우면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전자상거래도 실망을 안겨준다.
다음 회원 가운데 다음 쇼핑몰에서 쇼핑한 경험이 있는 회원은 7%에 불과하다.
반면 다른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는 회원은 75%에 이른다.
야후에서도 야후 쇼핑몰 이용경험자는 10%에 그친 반면 다른 인터넷 쇼핑몰 이용경험자는 72.5%로 나타났다.
이들 서비스에 대한 회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이들의 뿌리인 핵심 서비스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
부동의 정상을 유지할 것 같던 야후의 검색과 다음의 이메일이 다른 경쟁자들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야후 회원 10명 가운데 6명은 다른 검색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야후의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은 4명에 불과하다.
다음의 이메일은 상황이 더 나쁘다.
다음 회원 10명 가운데 1명만이 한메일을 사용한다.
나머지 9명은 다른 이메일 서비스에 기댄다.
전자상거래에 수익 열쇠가 있다 그렇다면 다각화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애초부터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일까. 이들에게 희망은 없는 것일까. 광고와 관련된 조사 결과에서는 한줄기 햇살이 비친다.
야후와 다음 회원 가운데 검색이나 이메일 등 핵심 서비스와 다른 서비스를 함께 사용하는 이들의 광고에 대한 관심은 핵심 서비스만 이용하는 회원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각화 전략 자체는 올바른 방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야후의 경우 전자상거래와 방송에서 광고효과가 높게 나타난 반면, 뉴스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음은 전자상거래의 광고효과는 큰 것으로 나타났으나 검색과 만화의 광고효과는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다음에서는 카페 참여도가 높을수록 광고효과가 크게 늘어났다.
전자상거래 이용자에 대한 광고효과가 높다는 점에서, 두 기업 모두 전자상거래 서비스 만족도를 높여 이용자를 늘리는 게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다음의 경우 최근의 커뮤니티 강화 움직임이 수익모델 강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점도 드러났다.
현재 다음과 야후의 비지니스 전략은 ‘다각화’이며 최종 목적지는 ‘종합 포털’이다.
이들은 검색, 통신, 커뮤니티, 콘텐츠, 전자상거래, 엔터테인먼트 등 인터넷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려고 한다.
이런 다각화 전략이 성공하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존재한다.
다각화 과정은 동시에 경쟁자를 늘리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에서는 삼성몰·한솔CSN과, 방송에서는 와, 검색에서는 엠파스와, 커뮤니티에서는 아이러브스쿨과 정면대결을 벌여야 한다.
이전의 동종기업간 경쟁과 또다른 차원의 경쟁이다.
승자독식의 세계 한복판에서 포털 기업들은 운명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영원한 경쟁자 다음과 야후의 신경전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 최대 격전지를 꼽으라면 다음과 야후가 벌이는 포털 경쟁이 첫손에 꼽힐 것이다.
두 회사는 회원 수, 페이지뷰, 매출액, 브랜드 파워 등을 내세우며 자기가 1등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도 야후가 낫다, 다음이 낫다며 패가 갈린다.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두 회사는 서로가 최대의 경쟁사이면서 최고의 벤치마킹 대상임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두 회사가 보는 서로의 장단점은 어떤 것일까.
  • 야후가 본 다음 다음의 장점은. 국내 최대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원하는 커뮤니티를 찾아 가입이 편하다.
    메일 서비스 업체로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음의 취약점은. 페이지뷰가 이메일 및 커뮤니티에 집중되기 때문에(즉 커뮤니티 및 메일 서비스 이용에 대한 목적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통한 포털 및 미디어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안겨줄 것이다.
    매출 측정기준도 글로벌 기준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야후의 서비스 가운데 미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커뮤니티 분야의 후발주자여서 커뮤니티 서비스가 다소 미약하다.
    8월에 커뮤니티 서비스인 야후클럽이 시작됐고 10월 초 무료 홈페이지 개설 서비스인 야후!지오시티를 개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커뮤니티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것이다.
    야후가 향후 주력할 서비스는. 커뮤니티 서비스와 인터넷방송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다.
    새로운 방송 수익모델로 자리잡은 웹캐스팅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서비스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줄 계획이다.
  • 다음이 본 야후 야후의 장점은. 야후닷컴의 브랜드 파워이다.
    이 브랜드 파워의 후광효과로 국내 시장에 쉽게 자리잡을 수 있었다.
    지금도 미국 야후닷컴 뉴스가 국내 언론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져 부가적인 홍보효과를 얻고 있다.
    야후의 취약점은. 네티즌들이 야후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검색엔진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로열티를 갖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다.
    이용자들이 쉽게 브랜드 스위치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브랜드 스위치가 클릭 한번으로 가능하다는 인터넷의 특징 때문에 그 부분이 더 크게 보일 수 있다.
    야후가 세계를 동일한 서비스 포맷으로 유지하려는 정책 때문에 국내 사정에 맞는 서비스를 제때 제공하지 못하는 점도 취약점으로 들 수 있다.
    다음의 서비스 내용 중 미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용자가 많아 서비스 안정성을 고려하고 있다.
    그렇지만 안정성에 주안점을 두다보면 소수의 특수기능을 원하는 이용자들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노력할 것이다.
    다음이 향후 주력할 서비스는. 서비스 다양화를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브로드밴드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인터넷 쪽도 강화할 것이다.
    인터넷 특징과 철학을 살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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