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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각화 전략 아직은 안개속
1. 다각화 전략 아직은 안개속
  • 김찬수
  • 승인 2000.09.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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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도 제고 위한 신규서비스 주목받지 못해…전문업체와 치열한 경쟁 예고 포털 기업들은 다각화 전략을 추진해 두가지 중간 목표를 손에 쥐고 싶어한다.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전자상거래를 확대하는 게 그것이다.
포털 기업들은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마이 시리즈’ 등의 개인화 전략, 카페나 클럽 따위의 커뮤니티 전략, 금융·방송·만화와 같은 콘텐츠 도입 전략 등을 활용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대표적인 예로는 쇼핑몰과 경매를 꼽을 수 있다.
(그림 참조) 그렇다면 야후나 다음의 다각화 전략은 회원들의 이용패턴을 얼마나 변화시켰을까. 조사 결과 야후는 ‘여전히’ 검색업체이고 다음도 ‘여전히’ 카페와 이메일 업체로 나타났다.
야후 회원의 70%는 야후에서 주로 검색만 사용하고 다음 회원의 66%는 다음에서 주로 카페와 이메일만 이용하고 있다.
(표1 참조) 다른 서비스를 더 자주 사용한다는 응답은 10%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네티즌들이 두 기업의 의도만큼 움직여 주지 않는 셈이다.
새로운 메뉴는 늘리는데 주문은 안 들어오고 ‘검색을 제외하고 어떤 서비스를 가장 자주 이용하느냐’는 질문에 야후 회원들은 이메일(30%), 뉴스(24%), 상거래(15%), 금융(11.5%), 마이 야후(7%) 순으로 응답했다.
‘이메일과 카페를 제외하고 어떤 서비스를 가장 자주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다음 회원들은 검색(36%), 뉴스(13%), 상거래(12%), 마이 다음(6%), 금융(5%) 차례로 대답했다.
이러한 이용패턴은 포털 기업들의 다각화 전략이 힘을 발휘하고 있지 못함을 보여준다.
회원들은 포털 사이트에서 여전히 검색, 이메일, 뉴스를 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포털 기업들이 회원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이 시리즈나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이용자들은 아직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각화 전략의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검색, 이메일 등 특정 서비스 이외의 다른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야후와 다음 회원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이 ‘다른 곳에서 이미 이용하고 있기 때문’(36%)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이어 ‘다른 서비스를 잘 몰라서’(23%), ‘다른 서비스에 관심이 없어서’(20%), ‘내용과 기능이 뒤떨어져서’(17%)라는 대답이 뒤를 따랐다.
‘다른 서비스를 잘 몰라서’라는 대답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원인들이 단기간에 변화될 성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다른 곳에서 이미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라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직 포털 기업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다각화 과정에서 포털 기업과 전문 업체간의 경쟁이 지금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전자 상거래 이용자 만족도 최하위 다각화 전략이 먹혀들지 않는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을 만족도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서비스에 가장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야후 회원은 검색(70.6%), 다음 회원은 이메일(39%)을 꼽았다.
(표2 참조) 전통적인 서비스의 만족도는 아주 높은 반면, 신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아주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만족도 순위와 서비스 이용패턴이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사용자들은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뒤집어 보면 다각화 전략이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은 신규 서비스들이 주는 만족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만족하는 서비스만을 고르는 방식은 한계를 갖고 있다.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수준의 만족을 느낀 서비스는 배제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족도가 높은 상위 서비스 세개를 고르라는 질문을 던졌다.
조사 결과 야후의 방송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표2>의 만족도 순위와 거의 일치했다.
야후 방송은 3개 서비스 만족비율이 10%로, 1순위 만족 비율에 비해 4배 정도 증가했다.
100명 가운데 30명이 방송을 3순위 안에 꼽았다는 얘기다.
만족도는 이용패턴의 변화을 예상할 수 있는 지표 구실을 한다.
현재 높은 만족도를 주는 서비스는 앞으로 이용비율이 올라갈 것이고 반대로 만족도가 낮은 서비스는 이용비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 서면 포털의 이용패턴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특정 서비스에 이용이 편중되는 현상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특히 ‘가장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1%에 그친 전자상거래의 경우는 당분간 활성화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핵심 서비스 경쟁력은 되레 약화돼 다각화 전략은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을 뜻한다.
이에 따라 새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하지만 기존의 핵심 서비스에서도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수 있다.
다각화 과정에서 핵심 서비스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야후의 검색과 다음의 이메일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이런 사실이 잘 드러난다.
‘어떤 검색업체를 가장 주로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놀랍게도 야후 회원의 43%만이 ‘야후’라고 대답했다.
(표3 참조) 야후 회원의 60% 정도는 다른 검색업체를 더 자주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재밌는 것은 ‘다른 검색업체’가 엠파스라는 한 검색업체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검색 시장이 2강 구도로 나아가고 있으며, 야후의 검색 경쟁력이 상당히 약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경향은 검색엔진에 대한 다음 회원들의 응답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다음 회원들에게 야후(36%)와 엠파스(32%)는 이미 거의 동등한 수준의 경쟁자일 뿐이다.
다음의 이메일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어떤 이메일을 가장 자주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다음 회원의 12%만이 한메일이라고 답변했다.
(표4 참조) 88%는 다른 이메일을 더 자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의 이메일 또한 이미 경쟁력이 상당히 약화됐음을 알 수 있다.
카페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카페 참여 정도를 보면, 20%는 거의 매일 카페에 참여하고 있으며, 70% 이상이 카페에 ‘가끔씩’이라도 참여한다.
커뮤니티의 충성도가 검색이나 이메일보다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포털 업종에서도 다각화 전략에서 흔히 보이는 부정적인 결과들의 징후가 포착된다.
기존 핵심 서비스 경쟁력은 약화돼 이용자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비해 신규 서비스들의 경쟁력은 아직 확보되지 않아 이용자가 쉽게 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종합 포털 전략의 성패를 쉽게 판단할 수 없다.
기업 전략의 성패는 이용자뿐만 아니라 재무와 조직 등의 기업 내부 상황, 공급자와 경쟁자 관계 등 기업간 상황에 따른 종합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한가지 기준으로 재단할 수 없는, 훨씬 더 복잡한 곳이다.
핵심사용자 "인터넷 구매경험 80%"
한겨레 IT기업평가센터는 인터넷 조사 전문기관인 웹패턴테크놀러지와 함께 9월6일부터 3일 동안 웹패턴의 패널 2231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벌였다.
주요 조사 항목은 야후와 다음의 서비스 이용 실태, 서비스 만족도, 광고 효과, 상거래 경험, 만족도 비교 등이었다.
표본의 연령은 10대 5.6%, 20대 48%, 30대 37%, 40대 8%, 50대 1.5%로 구성됐다.
성별 구성은 남성 90%, 여성 10%이다.
직업별로는 회사원과 학생, 연구전문직이 각각 58%, 20%, 6.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회원별 구성은 야후만 회원 17.7%, 다음만 회원 32.6%, 공통 회원 43%, 비회원 5.6%였다.
인터넷 사용 수준에 대해 중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58%, 고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36%였다.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5시간이며, 인터넷 구매경험 비율은 80% 정도다.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 접근 방식은 즐겨찾기 이용이 70%, 사이트 직접 입력이 20%였다.
포털 검색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10%였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이번 조사의 표본은 인터넷 핵심 사용자들(heavy users)에 속한다.
야후나 다음의 표준적인 회원과는 다르다.
이 때문에 이용실태, 만족도, 광고효과 측면에서 표준회원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핵심 사용자들은 표준 회원들의 미래형일 수 있다.
핵심 사용자들을 통한 분석은 포털의 비즈니스 모델을 평가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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