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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자금난 정부기금으로 뚫어라
[문화] 자금난 정부기금으로 뚫어라
  • 한정희
  • 승인 2000.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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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사업하면 떼돈 벌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처럼 아이디어나 기술 하나로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는 때는 어느 정도 초기자금만 있으면 ‘사업구상’을 현실화시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창업이란 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그들이 창업하는 분야에 이미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적게는 5년 많게는 10년, 20년을 그 분야에서 몸담은 ‘베테랑’들이다.
하지만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그런 전문가들이라 하더라도 창업을 한 후 3년 이내 문을 닫는 업체가 50%를 넘는다고 한다.
시쳇말로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초기에 사업을 접게 되는 데에는 창업자의 경영관리 미숙이나 시장확보 실패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 원인은 아니다.
기업금융연구원 이응렬 소장은 “무엇보다 결정적 원인은 창업자금의 부족”이라고 잘라 말한다.
기술이나 신용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몇개월밖에 버티지 못하는 ‘빠듯한’ 창업자금이 치명적 요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창업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더욱이 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자금 마련이 중요하다.
어떻게 창업자금을 확보할까. 정부자금 꼼꼼히 따져봐야 PIB코리아 임재식 사장은 국내 최초로 인터넷투표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는 인터넷투표 서비스 시장이 넓어질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고 사업계획도 착실히 세웠다.
하지만 사업을 꾸려갈 돈이 없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정부기금에 눈을 돌려보라고 조언했다.
정부기금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많았다.
그는 많은 기금들을 꼼꼼히 살펴본 결과 정보통신연구진흥원에서 추진하는 ‘정보화촉진기금’을 신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서류를 작성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았다.
기술개발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항목을 이해하는 것도 힘들었다.
임 사장은 서류를 꼼꼼히 작성하는 법부터 공부해야 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은 제출한 서류를 면밀히 검토한다.
금액이 타당한가 하는 것도 주요한 심사기준이다.
보증기관의 조사는 더 깐깐하다.
직접 실사하기 때문에 추가 자료를 요청하기도 한다.
특히 실사에서는 부가가치세 등 세금문제, 의료보험문제, 직원의 임금체불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 기업의 신용도를 조사한다.
대표의 재산상태도 조사대상이 된다.
임 사장은 꼼꼼하게 사업계획을 세워 적정한 규모를 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출 서류는 최대한 성의있게 작성해야 합니다.
비용도 부풀리지 않는 게 좋아요.” 비용에 관한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부풀린 사업계획서들은 금방 탄로가 난다는 것이다.
그는 세밀한 심사에서 통과되어 결국 사업자로 선정됐다.
애초 요구했던 자금은 5억원인데, 그 중 4억원이나 융자를 받았다.
올해 융자된 정보화촉진기금은 모두 5300억원에 달한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산업기반 사업부 손준길 선임연구원은 “올해 초만해도 시중자금이 풍부했지만 하반기에 시중자금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정부기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한다.
정보화촉진기금은 보통 2~3개월 단위로 나뉘어 지원된다.
보통 1차 기금은 1월에, 2차는 4월에 공고한다.
2001년 첫 기금은 1월 말이나 2월 초에 웹사이트나 일간지를 통해 공고할 예정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대표적 창업자금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벤처창업자금이 있다.
이 기금은 기술력과 사업성을 갖춘 예비창업자나 창업한 지 3년 이내인 기업이면 신청할 수 있다.
지원조건은 연리 7.5%(변동금리), 만기 5년(2년 거치 3년 분할상환), 업체당 5억원(운영자금은 3억원) 한도로 정해져 있다.
벤처창업자금은 지원방법이나 절차에 따라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한 융자지원’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통한 융자지원’으로 나뉜다.
자신의 회사가 기술력과 사업성이 우수하지만 담보제공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보증지원이 가능한 기술신용보증기금에 신청하는 것이 좋다.
만약 담보제공 능력이 있고, 사업성이 있을 때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자금을 신청하면 된다.
이 벤처창업자금은 내년 2월 중순에 공고할 예정이다.
당장 지원가능한 자금들 지금 당장 자금을 마련하고 싶다면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하는 생계형 창업자금을 활용하는 게 좋다.
자금규모가 1억원 미만이고 담보능력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에 특히 도움이 된다.
생계형 창업자금은 99년 6월 ‘생계형 창업지원을 위한 특별보증 실시방안’에 따라 마련됐다.
신용보증기금에서 2천억원을 출연해 99년 7월부터 2000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용했는데, 기간이 1년간 더 연장돼 현재 신청을 받고 있다.
생계형 창업자금은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하는 것이어서 따로 담보가 필요없다.
조건은 창업한 지 1년 이내의 기업이면 상관없다.
담당자는 “최고 1억원까지 보증서를 발급해주는데, 보통 3천만원에서 5천만원 정도의 보증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외에 생산기술연구원의 신기술창업보육사업(TBI) 자금도 있다.
생산기술연구원의 TBI자금은 창업 후 1년 이내의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에게 제공된다.
한 과제당 1억원까지 무담보 무이자로 지원을 해주며, 자금뿐만 아니라 사업장과 장비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기술은 있지만 자금난에 허덕이는 벤처기업들은 아직 포기할 때가 아니다.
눈을 조금만 돌려 정부지원자금을 활용하면 활로가 생길지도 모른다.
우량벤처 100일 동안 긴급지원
중앙정부기관에서 지원하는 것 외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자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울시에서는 2000년 12월21일부터 2001년 3월31일까지 100일 동안 특별히 중소기업육성자금을 지원한다.
총 지원규모는 2700억원인데 이 중 500억원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우량벤처기업에 지원한다.
서울에 있는 벤처기업 4000여 개 업체 중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우량벤처기업들은 어떤 업체든 신청할 수 있다.
우량벤처의 조건은 ① 신기술·기반기술 및 특허권·실용신안을 받은 업체 ② 벤처평가 기관에서 기술성·사업성을 평가 받은 업체 ③ R&D투자비가 총매출액의 5% 이상인 제조형 벤처기업 등에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지원조건은 업체당 3억원 이내로 특별대출금리를 적용하여 현행 7.5%에서 7.0%로 0.5% 인하했다.
융자심사 기간도 1주일 이내로 단축할 계획이다.
지원기간은 2000년 12월21일부터 2001년 3월31일까지 100일간이지만 자금수요를 판단해 지원기간 연장 등을 검토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신청서는 서울산업진흥재단 sipro.seoul.kr에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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