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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절반의 성공 절반의 숙제
[커버스토리] 절반의 성공 절반의 숙제
  • 임채훈
  • 승인 2000.09.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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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해부' 총결산...한국 디지털 경제 사령탑의 희망 "합리적인 시장이 아쉽다" 때 : 2000년 9월5일 오전 7시30분 장소 : 서울 릿츠칼튼호텔 지하 1층 금강룸 참석자 : 라이코스코리아 가종현 사장, ICG 김상우 사장(골드뱅크 부사장), 팍스넷 박창기 사장, 야후코리아 염진섭 사장, 고려대 경영학과 이경전 교수, 옥션 이금룡 사장, 인츠닷컴 이진성 사장, 아이월드네트워킹 허진호 사장, 네띠앙 홍윤선 사장(이상 가나다순), 한겨레아이티 신현만 사장, <닷21> 유강문 편집장·김상범 기자 신현만 : 한 외국기업의 지사장을 만났는데, 작년에 상장을 하려고 준비를 많이 했답니다.
그런데 등록할 때 지분요건이 굉장히 까다로워서 애를 먹었다는군요. 우리는 지분의 30%를 공모하게 돼 있죠? 기업공개는 모든 CEO들의 숙제 염진섭 : 이번에 코스닥이 바뀌긴 바뀌었는데, 우리는 나스닥재팬에서 자꾸 연락이 와요, 나스닥에라도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이죠. 신현만 : 개정을 했는데도 대주주 지분이 70%를 넘으면 안되는 조건은 그대로지요. 야후는 어떻습니까? 염진섭 : 우리는 소프트뱅크가 33%, 야후닷컴이 67%입니다.
그건 문제가 안되는데 30%를 시장에 오픈해야 한다는 게 문제였죠. 글로벌 환경에서 경영권이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현만 : 그게 10%로 줄지 않았나요? 가종현 : 사실 퍼센트로 한다는 것이 문제가 있죠. 총액으로 하는 게 합리적인데…. 시장 규모가 몇조원인 회사랑 십억원인 회사랑 똑같이 몇퍼센트를 공개하라는 것은 불합리하죠. 염진섭 : 예를 들어 500억원짜리 회사는 문제가 없지만 2조원짜리 회사는 30%면 6천억원이거든요. 그게 시장에서 팔린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유동성 이야기를 하는 데 말이 안되는 거죠. 신현만 : 라이코스도 등록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가종현 : 계획이야 있죠.(웃음) 기업공개(IPO)야 모든 CEO들의 숙제니까요. 계획없는 CEO는 여기 아무도 안 계실 것 같은데요. 사실 IPO가 종착역은 아니고 많은 파이낸셜 계획 가운데 하나라고 해야죠. IPO하면 CEO는 골치 아프죠. 매일 전화오고. 어떤 분은 심한 말도 합니다.
하한가 한번 치면 게시판에 엄청난 글들이 올라오니 일이 안 되죠. 대표전화가 마비될 정도라니까요. 우리는 아직 익명성의 문화에 대한 훈련이 안돼 있는 것 같아요. 유강문 : 주주의 압력이 상당한 스트레스가 되겠네요. 김 사장님은 주가 자주 보십니까? 김상우 : 처음에는 자주 보지 않았는데요. 골드뱅크 오고나서는 자주 봅니다.
신현만 : 골드뱅크는 요즘 어떻습니까? 김상우 : 조용히 준비중이어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적습니다.
하지만 안으로는 무척 바쁩니다.
골드뱅크가 관심 밖으로 벗어나서 우리가 뭘해도 관심이 덜하니까 약간 편한 면도 있습니다.
신현만 : 박 사장님 시스템 트레이딩은 반응이 어떻습니까? 박창기 : 괜찮습니다.
인터넷에서 정보 유료화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또 다들 어렵다고 하잖아요. 저희는 허를 찌르는 전략으로 나왔습니다.
한달에 90만원짜리를 내놨죠. 부가세 포함해서 99만원인데 그걸 내놨더니, 이제 5만원짜리는 싸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지금 예비 등록자가 2천명 가량 들어왔습니다.
잘될 것 같습니다.
이경전 : 어느 정도 굴리는 사람들이 그 상품을 이용할까요. 박창기 : 최소한 1억 이상은 돼야…. 그런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천리안이나 하이텔에 보면 한달에 30만원 이상 내고 정보를 사는 사람이 몇만명이 있답니다.
홍윤선 : 그 분들은 벌 수 있다는 꿈만 갖고 사거든요. 신현만 : 수염을 기른다고 특별히 편한 건 없죠? 여전히 깎긴 또 깎아야 하니까요. 허진호 : 아침에 급할 때는 그냥 나올 수 있으니까요. 일주일에 두어번만 손보면 되는데 절대적인 시간은 더 많이 들어갑니다.
10분 동안 가위 들고 거울 보고 열심히 해야 하니까요. 처음에는 도구가 없어서 미용사한테 물어봤습니다.
그런 거 어디서 사냐고. 그런데 미용사들이 쓰는 가위가 꽤 비싸더라구요. 유강문 : 홍 사장님께서는 요즘 부쩍 관심을 많이 받고 있던데요.(한글과컴퓨터와의 합병 관련) 홍윤선 : 제가 관심을 많이 받나요, 우리 회사가 관심을 많이 받나요?(웃음) 일단 우리 이사회에서 ‘아니다’ 하는 식으로 나왔습니다.
신현만 : 대주주가 하자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홍윤선 : 대주주가 하겠다면 하는 거죠. 그건 당연한 얘기 아닌가요. 기본적으로는 앞으로의 밸류를 보고 움직이는 거니까…. 유강문 : 이 교수께서도 사외이사 많이 하지 않으시나요. 이경전 : 예. 좀 하고 있습니다.
박창기 : 상장사는 아마 두군데까지 할 수 있을 겁니다.
저희는 이번에 송자 총장을 사외이사로 모실까 했었는데 갑자기 교육부 장관이 되시는 바람에…. 그런데 참, 지나고 나니 뭐라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삼성전자 주식을 받은 것은 IMF 때였고, 이중국적은 10여년 전에 포기한 것인데 여론이 너무 심하게 몰아붙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신현만 : 아침 신문을 봤더니 옥션 주가가 상한가던데요. 이금룡 : 이상하게 제가 출장을 갔다오면 상한가예요. 김상범 : 미국에서 IR한 효과가 있는가 보죠. 이금룡 : 그렇다면 외국인이 많이 사야 하는데, 외국인은 팔고 기관이 샀더라구요. 뭐 전자상거래는 계속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주가가 2만2천원일 때 한 주주한테 전화가 왔어요. 그 분이 6만원일 때 옥션 주식을 샀는데 3만원만 되면 소주 한잔 사겠다면서. 그런데 주가가 3만원이 돼도 소식이 없데요.(웃음) 가종현 : 박 사장님은 이번 기회에 CEO들의 ‘출장 트래킹 스톡’을 한번 해보시죠. 박창기 : 좋은 생각이네요. 출장 기획서를 저한테 다 보내주십시오.(웃음) 가종현 : 기본적으로는 출장 나갈 때 샀다가, 들어올 때 팔면 되겠네요. 이금룡 : 라이코스가 왜 증권이 강한지 이제 알겠어.(웃음) 수익모델보다 시장규모 중요 신현만 : <닷21> 14호가 나왔습니다.
이제 ‘CEO 해부’라고 타이틀이 붙은 것은 마감하고 새로운 코너가 생깁니다.
다른 방식으로 CEO들을 모실 생각입니다.
이 교수님 그동안 느낌이 어떠셨습니까? 어찌보면 CEO를 인터뷰한다는 건 굉장한 행운인데요. 이경전 : 경영학을 전공하는 교수로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경영 일선에 계신 분들의 경험을 듣는 것은 좋은 기회였죠. 물론 술 마시면서 하는 이야기랑, 사진찍고 녹음하면서 하는 이야기랑은 분명히 다르니까 약간의 자기검열은 서로 있었을 겁니다.
그건 어쩔 수 없었지만 궁금했던 것은 충분히 물어봤던 것 같습니다.
유강문 : 이 코너가 인기가 많았습니다.
CEO들의 생각을 온전히 들을 수 있었으니까요. 김상범 : 사실 제가 정리하지 못한 얘기도 많았습니다.
이 말을 써도 괜찮을까 하는 것도 많았고. 혹시 잘못 전달된 내용이 있었다면 지금 말씀해주시죠. 이금룡 : 염 사장님 스톡옵션 액수는 정확히 안 나온 것 같더군요. 가종현 : 이참에 밝혀주시죠. 벤치마킹하게.(웃음) 박창기 : 이번 시리즈가 상당히 날카로웠어요. 경우에 따라서는 민감한 사안도 재미있게 잘 다룬 것 같아요. 기존 언론에서 보던 것과는 스타일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걸러지지 않은 것이 많아서 오히려 재미있었습니다.
신현만 : 이 교수님께서는 이번 코너를 하시면서 제일 관심을 가졌던 게 무엇이었습니까? 이경전 : 제일 궁금했던 건 역시 어떤 기업이 어떤 비전을 갖고 있나였습니다.
그 다음에 내부적으로 제일 어려운 현안이 뭔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수익모델과 관련해 실제 수익의 현황과 분포 등이었습니다.
유강문 : 기존 기업들도 사실 수익모델로 고민을 많이 하는데, 인터넷기업만 수익모델로 고민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경전 : 저는 아직도 수익모델보다 시장규모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수익모델이 없다는 이야기는 시장규모가 커져도 수익이 나지 못한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인터넷기업들은 아직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수 있는 시장규모에 이르지 못했어요. 이금룡 : 그리고 아직은 사용자의 대부분이 35살 미만이기 때문에 구매력이 약해요. 주부들이나 구매력 있는 층이 더 들어와야 되죠. 이경전 : 사실 빌링 문제도 있습니다.
지금은 돈을 내고 싶어도 못 내는 고객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갈 때 500원, 1천원씩 내야 하는데, 그걸 무통장으로 입금해야 하니까 불편하죠. 이금룡 :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도 커요. 마진은 3, 4%인데 카드수수료가 5, 6%씩 되면 벤처 인프라가 안 돼 있는 거죠. 코스닥 사람들 만나면 엔젤들 많은데 왜 자꾸 코스닥에 들어오려고 하느냐고 그래요. 정책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닷컴기업의 성장이 뭔지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해줬으면 합니다.
무조건 ‘수익모델 없는 것 아냐’ 이런 식으로 나오니…. 이진성 : 저는 카드 시스템이 서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걸핏하면 서니까. 시간대별로 보면 결제가 아예 불가능한 시간이 세시간 정도 돼요. 이금룡 : 야후나 라이코스 처럼 매달 광고수익 딱 받으면 되는데….(웃음) 이진성 : 그렇게까지 페이지뷰를 늘리려면 얼마나 해야 되는 겁니까.(웃음) 검증된 인력, 최대 관심사 신현만 : 벤처기업에서 다시 대기업으로 돌아가는 인력이 있다는 말도 들리던데요. 실제 어떻습니까? 염진섭 : 벤처기업이 부도가 나서 테헤란밸리 사무실이 빈다고 하는데, 아직도 빈 사무실을 구할 수 없습니다.
가종현 : 물론 일부 돌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기업 문화에 젖어 어영부영 시간이나 때우려는 사람들이 어떻게 벤처에 적응하겠습니까? 이진성 : 퇴근시간은 확실히 빨라졌습니다.
다른 회사 이야기를 들어봐도 한두시간은 빨라진 것 같아요. 다들 많이 지친 거죠. 우리도 보통 퇴근시간이 자정에서 저녁 9시30분 정도로 빨라졌어요. 이제는 시간에 대한 밸류를 좀 덜 느낀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는 선점의 중요성에 많이 매달렸지만…. 이금룡 : 그런 것도 있고, 예전에는 일당백으로 일했지만 지금은 조직이 정비돼 예전처럼 몸으로 때우기 식은 없어진 거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봐요. 이진성 : 좋은 인력을 많이 뽑고 싶은데 사람이 없어요. 개발 쪽은 아직도 억대 이상을 요구하고. 이금룡 : 월급을 더 주고서라도 좋은 인재를 데려와야 해요. 한사람 때문에 전체 조직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제조업처럼 매뉴얼로 하는 시대면 매뉴얼 보여주면서 고쳐주면 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안 되잖아요. 이진성 : 그럴 경우에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뒷받침된다면 말이죠. 저희는 그런 경험이 있어요. 이금룡 : 애초 뽑을 때 잘 뽑아야지. 결국 문제는 사람인데. 인력난이에요. 이번에 웹디자이너를 뽑았는데 그래도 지원자가 제법 되더라구요. 예전에는 아예 사람이 없었는데, 웹디자이너는 이제 많이 배출되나봐요. 이진성 : 98년만 해도 웹디자이너들 연봉이 800만원 정도였어요. 지금은 2000만원은 넘어야 돼요. 허리가 휘청하죠. 네띠앙이나 옥션은 월급 많이 줄 수 있지만. 이금룡 : 무슨 소리야, 사람 좀 스카웃 하라고 했더니 월급 작아서 안 오겠다고 하던데. 그래서 네띠앙 알아보라고 했지.(웃음) 홍윤선 : 우리는 이상하게 소문이 나가지고…. 이금룡 : 네띠앙은 직원복지도 잘 돼 있다던데. 홍윤선 : 그런 게 아니구요. 연차 대신 휴가가라고 그래요. 그것도 일년 이상 된 직원에 한해서, 그게 이상하게 소문이 나서. 가종현 : 저희 언젠가 100만원 줬더니 네띠앙은 200만원 줬다고 해서 아주 혼났습니다.
(웃음) 이진성 : 저희는 추석 선물하는데도 네띠앙하고 비교돼서 혼났어요. 이금룡 : 추석 선물세트는 정 뭐하면 우리 회사에서 LA갈비세트를 파는데, 3만6천원이야.(웃음) 가종현 : 저희 사이트에는 굴비세트가 있습니다.
이금룡 : 그건 비쌀텐데. 가종현 : 요새 해산물 특별세일하고 있어요.(웃음) 유강문 : 역시 기술직 인력난이 심하겠지요? 이진성 : CRM 분야 같은 경우는 사람이 없어요. 어떤 분이 오셨는데 계약금 3억원에 연봉 1억5천만원을 달라고 해서 그냥 인사 꾸벅 했습니다.
이금룡 : 우리는 다행히 CRM을 일찍 해서 9명 정도 인력이 있는데 최근 한사람이 그만두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랬지, “니네 집 불날 줄 알어”.(웃음) 이진성 : 요즘은 계약금이라는 게 있어서 연쇄효과가 심하죠. 어떤 사람이 한 회사에서 계약금을 받았다가 다른 업체로 옮기면 계약금을 토해내야 되잖아요. 그러면 옮길 업체한테 이 돈을 달라고 그래요. 주고 주고 하면서 돈이 계속 커져가는 거예요. 가종현 : 엔지니어는 인도에서 한번 데려올까 생각중입니다.
이금룡 : 인터넷기업협회에서도 정통부와 함께 인도의 기술인력 수입을 추진하고 있어요. 김상범 : 북한 인력은 관심 없으십니까? 이금룡 : 글쎄요. 한글과컴퓨터에서는 조선족 인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은데…. 북한 쪽은 아직은 빠르니까, 조선족을 먼저 해보자 그런 것 아닐까요. “효율적인 인프라가 효율적인 시장을 만든다” 유강문 : 내년 경기는 어떻게 보십니까? 박창기 : 금년 말, 내년부터는 바닥을 치고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말들을 많이 하더라구요. 신경제라는 것이 단기가 아닌 장기 파동이기 때문에 바닥이 그렇게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인터넷 관련 투자는 지금도 엄청나게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이번에 하락으로 가는 것은 지나친 상승에 대한 반작용이지 긴 파동은 아니라고 봐요. 이진성 : 내년 내내 암흑기라는 말도 하던데요. 이금룡 : 우리도 정부가 아주 명료하게 정책을 세우지 않으면 굉장한 혼란이 올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진짜 경제학자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확고한 경제논리가 있어야 합니다.
가종현 : 이제 시스템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더이상 컨트롤로는 안 되는 거죠. 70년대 식으로 자꾸 잡으려고 하니까 문제입니다.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진성 : 정부가 계속 조삼모사식으로 정책을 바꾸니까 기업이 일관되게 계획을 못 세웁니다.
어디를 따라가야 할지 모르니까요. 신현만 : 공무원들은 자기들은 힘이 없다, 이미 시장이 만들어가고 있다고 하던데요. 이금룡 : 시장이 만들어간다는 이야기는 맞습니다.
정부는 시장이 제대로 나갈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말이죠. 인프라를 안 갖추고 시장에 맡긴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
M&A하는 데 9개월이나 걸립니다.
이진성 : 공무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들이 아직도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던데요. 박창기 : 말로는 시장논리 운운하면서 다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코스닥 올라갈 기업들은 유상증자도 못하고 무상증자도 못하게 돼 있습니다.
증자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넷기업이 일년반 동안이나 증자를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액면가가 없어지는 시대인데 무상증자는 사실 의미가 없어요. 이진성 :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것 아닐까요. 예전에 일부 기업가들이 전환사채(BW) 같은 것을 싸게 발행해서 지분율을 변동시키고…. 결국 나머지 선량한 기업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어요. 가종현 : 악용할 사람들은 다했는데 앞으로 할 사람만 전혀 못하게 한 거죠. 시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효율적인 시장이 중요한 거지요. 효율성이 없는 시장에 그냥 진출하라는 건 말이 안 되죠. M&A도 거품이 꺼져야 신현만 :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이 많다고 하던데요. M&A 가능성은 많이 있는 겁니까? 이진성 : 나와 있는 매물은 많죠. 그런데 매물 가격대가 장난이 아닙니다.
(웃음) 가종현 :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서 M&A 시장의 거품이 꺼지려면 한 6개월 걸린답니다.
우리는 4월에 꺼지기 시작했으니까 10월은 돼야 하겠네요. 이진성 : 1천억원대에 육박하는 것도 있던데요. 이금룡 : M&A를 하다보면 자신이 낮아지는 것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야, 이거 우리 회사를 뭘로 보는 거야’ 이렇게 나오니까요. 그래서 제3시장이나 코스닥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시장에서 기준이 나와야 하는 거죠. 아직 M&A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가종현 : 인프라가 아직 안 갖춰져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미국은 투자은행끼리 M&A 협상을 하고 그 뒤에 로펌이 있고 이런 식인데 우리는 CEO끼리 싸워야 하니까요. 이진성 : 우리는 오히려 소액주주들의 공식적인 통로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봅니다.
소액주주가 나서서 시장의 균형을 이루면 되니까요. 박창기 : 우리도 소액주주 소송 운동을 하는 데 앞장서기로 했습니다.
대우 같은 경우는 말이 안되거든요. 이진성 : 맞습니다.
해외법인 다 정리해야 합니다.
박창기 : 그래요. 몇십조원이나 되는 돈을 누가 먹었는지 밝혀내야 합니다.
정부에서 할 생각을 안 하니 소액주주라도 나서야 하는 거죠. 피해자들은 다 소액주주잖아요. 신현만 : 지금 정부와 통로가 있습니까? 이금룡 : 정통부와 산자부는 괜찮습니다.
재경부 쪽이 없었는데 최근에 그쪽 고위관계자를 만났습니다.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코스닥 쪽은 지금 벽이 높습니다.
그분들은 코스닥에 어떤 기업이 들어오든 우수기업만 받아들이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기업을 위하는 게 아니고…. 유강문 : 대기업들도 인터넷 쪽으로 계속 들어오는데 어떻습니까? 이전성 : 대기업 횡포가 심합니다.
벤처캐피털의 묵시적인 룰이 있거든요. 예를 들자면 구주는 안 건드리고 신주에만 참여하는…. 그런데 어떤 기업은 구주에까지 손을 댑니다.
CEO의 모럴 해저드를 부추기면서 말이죠.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유강문 : 허 사장님은 가장 고민이 덜 하신 것 같습니다.
허진호 : 우리는 아직 매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고…. 이금룡 : 뭐 투자 넉넉히 받았겠다, 걱정이 없겠죠. 허 사장이야 ‘청바지기업’ 아닙니까.(웃음) 허진호 : 우리는 비즈니스를 막 시작한 단계이고 타깃이 다르다 보니까 여기서는 좀 외톨이가 된 기분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경기를 타기는 타죠. 이금룡 : 미국도 장비쪽으로 투자를 하고 있던데, 시장창출형 기업이 어려우면 시장납품형 기업으로 가자고 하는데 그게 상관관계가 어떻게 되나. 시장창출형 기업이 어려워지면 납품형도 어려워진다는 거죠. 그런데 탄력성이 어떻게 되는 건지. 신현만 : 벤처캐피털 하시는 분들을 만나봤더니 투자를 회수할 방법이 없다고 고민들이던데. 이번에 <닷21>이 조사한 내용을 보면 투자의욕은 왕성하거든요. 이금룡 : 지금 비즈니스 모델로 펀딩을 받는 것은 사실 무척 힘듭니다.
돈 나오는 단위가 확 줄었어요. 이진성 :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요. 유일한 게 IPO인데 지금 국내에서는 기대할 곳이 거의 없으니까요. 이경전 : 저도 새로 펀딩받을 기업들을 몇군데 도와주는데 마땅한 곳이 없더라구요. 요즘은 기존 오프라인 대기업 중에서 인터넷 진출 시기를 놓친 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려는 분위기던데요. 신현만 : 야후도 투자를 하셔야죠? 염진섭 : M&A를 해야 하는데 할 만한 데가 많지 않습니다.
시너지가 나야 하는데…. 일단 절대적인 시장이 작은 것 같고, 가격도 예상치의 네댓배나 나오니까요. M&A를 하다보면, 우리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하는데, 업체들이 감정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원래는 상반기에 몇군데 됐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못했죠. 또 세금도 많아요. 세금 30% 내고, 합병하면 또 30%를 내야 하거든요. 김상범 : 아이러브스쿨도 의뢰가 들어왔던 경우였나요. 염진섭 : 아이러브스쿨도 검토하고 협의했던 곳 중 하나였죠. 그런데 시너지가 걸려서…. 유강문 : 김상우 사장님은 어떠십니까? 김상우 : 여기서 진정한 벤처는 우리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전 뭐 비전이라고 해야 생존이 비전이니까요. 열심히 먹고 살아야죠. 지금 우리 인원이 한 200명 되는데요. 이 정도면 뒤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아직도 유능한 분들을 많이 영입하고 있습니다.
2001년까지 버티는 게 목표입니다.
박창기 : 유일한 벤처라고 하셨는데 인력은 제일 많습니다.
인건비만 해도 6억원 정도는 나가겠는데요. 김상우 : 인건비가 그다지 세지 않습니다.
저도 연봉이 2400만원밖에 안돼요. 그 대신 인센티브가 있는데 그것도 그렇게 과감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컨설팅의 질을 높여 단가를 높이고 그 부분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 전까지는 희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벤처인 것 같습니다.
<닷21>, 벤처 성장과 함께할 터 신현만 : 벤처의 이러한 목소리들이 정부에 통일된 목소리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닷21> 성장이 벤처의 성장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 CEO 포럼 등을 통해 통일된 목소리를 모을 예정입니다.
이금룡 : 리더그룹에서 벤처를 대변하는 세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리도 사실 바쁜데 언제 일일이 모여 통일된 목소리를 냅니까? 또 일부 언론은 부정적이기까지 해요. 염진섭 : <닷21>이 이쪽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신현만 : 앞으로 정부 쪽에 목소리를 전달하고 이쪽 의견을 모아낼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모임도 만들겠습니다.
창간호부터 도와주신 이경전 교수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바쁘신 가운데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염진섭/야후코리아 사장가종현/라이코스코리아 사장허진호/아이월드네트워킹 사장김상우/ICG 사장(골드뱅크 부사장)박창기/팍스넷 사장신현만/한겨레아이티 사장홍윤선/네띠앙 사장이경전/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이금룡/옥션 사장이진성/인츠닷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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